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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는 다양한 컨텐츠들이 즐비하게 있다. 쇼핑몰, 클럽, 메일, 검색 등 다양하고 비슷한 컨텐츠들을 기업마다 조금씩 특성을 살려 운영을 하고 있다. 이번 프리첼의 커뮤니티 유료화 역시 다양한 커뮤니티 중에서 성공을 한 기업에서 유료화를 시도하는 것이라 주목되고 있다. 벌써 많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지만, 기업에서 이미 그 부분을 감수한다고 밝히고 있어 유료화의 성공 여부가 더욱 궁금해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유료화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하지만 유료화가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곳이 있어 잠깐 얘기를 하고자 한다. '지식커뮤니티'를 표방하면서 시작한 '인터넷한겨레'의 '디비딕'이 바로 이 얘기의 주인공이다.

필자는 디비딕과 많은 인연이 있다. 많은 사람들을 디비딕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사람들과 모임을 만들어 서로 도움도 주고 있고, 어울리기도 한다. 말 그대로 커뮤니티로서는 완벽한 모습이다. 하지만 디비딕은 과도한 사용자에 의해 DB나 서버가 감당하지 못하였다. 더구나 영세한 지원에 클 수조차 없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고, 사용자들은 따스한 온(溫)라인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그러한 이해와 격려를 보냈고,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지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급기야 디비딕에서는 회원약관 변경을 시도하였고, 사용자측에서는 거센 반발로 무마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필자 역시 약관변경 반대를 위해 노력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고, 급기야 12월 24일 한겨레 사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게 되었다.

물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좋은 컨텐츠가 살아나가기 위해 안정적인 수입은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회원들의 정보를 기업에게 제공하고 그것을 수익으로 컨텐츠를 유지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어 회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물론 필자는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회원들의 반발을 알리기 위해 전주에서 서울까지 올라가 1인시위를 하게 된 것이다.

이때 <오마이뉴스>측에서 취재를 요청하였으나 필자는 '한겨레와 회원간의 집안싸움'이라고 굳이 취재를 거부한 적이 있다.(하지만 필자의 판단이 틀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그리고 이번 디비딕의 사이트 개편으로 그동안 참아온 사용자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유료화를 시도한 것이다. 유료화의 시도 방법이 사용자들에게 거센 항의를 살 정도로 방향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우선 작년 12월 필자는 사용자 대표의 한사람으로 직접 높은(?) 사람들을 만나 뵈었고, 이때 건전한 유료화를 추진하는 것이 사용자나 기업에 서로 도움이 될 것을 밝힌 바가 있다. 하지만 그 당시 기업에서는 사이트 개편에 따른 비용문제 등을 이유로 힘들다는 말을 했었다. 또한 이때 이미 많은 회원들은 약관에 반대하며 탈퇴하였다.

그 후 드디어 디비딕이라는 사이트는 개편을 하게 되었고, 부분적인 유료화를 시도한다는 말이 있어서 많은 기대감으로 회원들은 기다리게 되었다. 개편 전 사이트는 속도가 너무 늦었고, 오류가 많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구비되었음을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회원들은 경악하게 되었다.

유료화는 바로 회원들이 정으로 여겼다. 지식들을 현금화한다는 것이 주된 컨텐츠였다. 회원들이 정(情)으로 생각했던 포인트가 바로 돈이 된 것이다. 그것도 1대 1로 현금화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회원들간의 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조치가 하나도 반영되지 않고 돈만을 바라보게 한 '돈라인'이 된 것이다. 이에 많은 회원들은 탈퇴를 하며, 디비딕을 떠나려 했다. 많은 항의, 심한 욕설까지도 운영자에게 쏟아졌고, 자유게시판의 내용은 디비딕에 변심을 질타하는 내용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회원들은 대체 컨텐츠가 없었고, 막연한 기대감으로 항의를 하며 버텨왔다. 이때 네이버의 지식인이 공식 오픈하면서 대거 많은 회원들이 이동하기 시작하였고, 또 다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디비딕은 이미 유료화에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필자가 회원입장에서 본 유료화 실패에 대해 정리해 보겠다.

우선 디비딕의 유료화는 회원들을 고려하지 않은 유료화를 진행하였다.(현재 프리챌과 비슷하다.) 회원들의 정서에 반하는 그러한 시도를 하게 되어 회원들의 원성을 샀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운영자의 변심이라고 생각한다. 운영자가 변심하다니 무슨 말인가 할지 모른다. 하지만 디비딕은 사용자와 운영자간에 벽이 없었다. 초기에는 말이다. 운영자와 사용자는 같이 오프라인 모임을 함께 하며 술잔을 기울였던 것이다.

그리고 운영자의 도움 요청에 흔쾌히 사용자들이 모였다. 자유게시판에서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였던 운영자가 이제는 딱딱한 사무적인 모습으로 회원들을 대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에서 회원들의 배신감은 더욱 가중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원들이 이탈하면서 갈 곳이 생겼다는데 다른 이유가 있다. 회원들은 이제 굳이 디비딕이 아니어도 갈 곳이 생겼다. 네이버의 지식인이라는 곳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더욱 탈 디비딕화를 가속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컨텐츠의 유료화... 기업의 입장이나 사용자의 입장에서 볼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컨텐츠라는 것을 안정적이고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기업이라고 한다면, 이를 유지,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바로 사용자, 회원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공급자)의 일방적인 개편이나 유료화가 아닌 사용자,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이나 기호를 맞추어 나가는 방향으로의 진행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다양한 컨텐츠가 난무하는 인터넷 전쟁중에 살아남기 위한 기업의 몸부림은 회원들을 무시하고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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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한겨레 하니리포터로 활동중입니다. 아직은 뚜렷한 활동분야가 없지만.. 생활속에 부조리를 보면서.. 이러면 안되는데.. 라는 생각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싶어 이렇게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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