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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챌 유료화 서비스 '천천천' 배너광고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 업체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프리챌(www.freechal.com)이 지난 4일 전격적인 커뮤니티 유료화를 담은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프리챌은 탄생 1000일을 기념한 천천천(千仟天) 캠페인을 진행 중인데, 이번 유료화 결정 역시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프리챌 측은 밝혔다.

프리챌 측의 공지에 의하면, 이번 유료화의 핵심은 유료회원만 커뮤니티를 운영, 개설할 수 있다는 것이며 유료 회원만을 위한 프리미엄 커뮤니티도 제공된다는 것이다. 무료 회원의 경우는 기존의 커뮤니티를 그대로 이용할 수는 있으나 유료 회원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새로운 커뮤니티를 개설, 운영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결정의 이유로 프리챌은 더 나은 커뮤니티 이용을 위해 기존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운영자들에게도 편의를 더하기 위한 것임을 내세웠다. 그러나 프리챌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나 설문조사 등의 의견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내려진 이번 결정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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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원과 손잡는 순간 프리챌은 끝났습니다. 더이상 이곳에 와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프리챌은 끝났습니다!(groovemk)", "유료화 신청을 안 했다는 이유만으로 커뮤니티의 글들을 DB에서 지우신다면 이는 현대판 분서갱유가 아닐는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am3am3)", "이미 회원수가 80%나 감소하는 것을 감수하고서 이런 계획을 내놓았는데 무슨 대책이 있겠습니까? 우리들은 유료화가 되는 11월 전에 어서 컴튀를 다른 사이트로 옮기고 자료를 복구하는것이 좋겠습니다.(loveus7)"등의 반응이 바로 그것이며, 더 나아가 유료화 반대를 촉구하는 내용의 커뮤니티들도 계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커뮤니티 서비스만으로 자회사의 수익 모델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면,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것은 일면 기업 경영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라는 내용을 담은 반박글들도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꾸준히 게재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해서 과열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이 논쟁을 구체화시키기 위해서는, 유료화가 불가피했을 정도로 프리챌의 수익 구조가 열악한 상황이었는가라는 부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프리챌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는 (주)프리챌홀딩스는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코스닥 증권시황에서 제시하는 (주)프리챌홀딩스의 요약재무정보를 보면 2001년 12월을 기준으로 9억 6천만원가량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경상이익이 약 2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당기순이익 상으로 18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와 있다. 또한 현금흐름의 경우에는 투자활동으로는 37억원여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투자대비 수익에 있어 일면 열악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자료는 작년 8월경 프리챌이 아바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서비스의 일부분에 대해 유료화를 시작하기 이전의 기업경영에 근거한 것이다. 자금 조달을 위해 긴급히 발행했던 악성 채권에 대한 후유증이 가시기 시작하고, 또 각종 유료화 서비스의 시작으로 전반적인 재무 체계가 건전해지기 시작하면서 프리챌은 이번 상반기에 20억 8600만원 가량의 반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경영으로 전환했다.

수익 모델도 아바타 등의 유료화 서비스뿐 아니라 DB마케팅, 전자상거래, e마케팅, 솔루션 사업 등으로 점차 다각화되고 있어 향후 프리챌의 경영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프리챌의 전제완 사장은 지난 8월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리챌홀딩스, 인디챌, 드림챌 등의 업체들을 프리챌홀딩스 중심의 지주회사체제로 바꾸고, 브랜드를 프리챌로 하며 내년 경에 유상증자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라는 자신감을 내세운 바 있다.

이렇게 프리챌의 경영 환경이 변화한 시점에서 갑작스런 커뮤니티 유료화 결정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욱이 프리챌의 사용자들은 대부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료화를 거부하는 기존 운영자들의 경우 그들의 커뮤니티를 다른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료회원의 경우 변화가 없다고 프리챌 측에서는 해명하고 있으나 운영자들이 유료화를 거부해 커뮤니티를 폐쇄할 경우 그들이 입게 될 피해도 상당할 전망이다.

게시판 백업 툴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커뮤니티 이전을 위해 자료를 복사하는 데에는 많은 작업이 필요하고, 그것이 번거로워 그냥 이전하자니 예전에 올려놓은 자료나 글들이 아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용자들 사이에 "프리챌측이 회원들의 추억을 담보로 장사하고 있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경계되는 것은 이번 프리챌의 결정이 다른 커뮤니티 서비스 제공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커뮤니티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것에 대해 업체간의 새로운 형식의 카르텔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하기에 프리챌은 유료화 결정에 대한 네티즌들의 여론을 십분 수렴하여, 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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