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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뇌물을 뿌리며 전방위 로비를 펼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브로커 홍아무개(64)씨가 이번 수사의 최고책임자에게도 과거에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9일 일선 경찰서 재직 시절 홍씨로부터 돈과 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광역수사대장 강아무개(53·경정)씨를 전격 교체했다. 후임으로는 류현철 강력계장이 임명됐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이날 광역수사대에서 조사를 받던 도중 현직 수사대장인 강씨의 이름을 언급하며 "일선 경찰서 재직 당시 찾아가 돈과 꿀을 준 적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홍씨로부터 강 수사대장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전격적으로 강씨를 전보 조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전보 조치가 징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홍씨의 입에서 강 수사대장의 이름이 언급됐을 뿐 아직 강씨의 혐의가 확인된 게 없다는 얘기다. 다만 경찰은 수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수사책임자를 바꿨을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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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공정성 위해 바꿨을 뿐 경질은 아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사실 확인이 된 것은 없다"며 "수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수사 책임자를 바꿨을 뿐이며, 경질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강 수사대장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경찰청 강력계장을 광역수사대장으로 보내고, 강씨를 강력계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홍씨는 경찰에서 강 수사대장이 노량진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찾아가 돈과 꿀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사자인 강 수사대장은 이같은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강 수사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선 경찰서에 근무할 때 홍씨가 부재중에 찾아와 꿀 1통을 놓고 갔는데 직원이 이를 받은 것 같다"면서 "하지만 홍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결코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경찰은 현재 홍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있는 총경급 간부 2명 등 모두 7명에 대해 감찰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한편 홍씨는 현직 국회의원과 보좌관 등 정치권에도 발을 넓혀 로비를 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홍씨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은 장아무개 의원과 김아무개 의원이며, 보좌관 1명도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의원들은 모두 로비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장 의원의 한 측근은 "나도 그렇고 의원도 그런 사람은 전혀 모른다"며 "행여나 후원금이라도 들어온게 있는가 싶어서 찾아봤는데 그런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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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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