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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검산동에 건축중인 '김제썬마트'. 최근 삼성홈플러스와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김제시 검산동에 건축중인 '김제썬마트'. 최근 삼성홈플러스와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 윤형권
국내 최대 유통회사 중 하나인 삼성홈플러스가 신규매장 개점과정에서 지역주민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제3의 회사 또는 인물을 내세우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충남 논산시에 입점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할매장인 (주)자연과 놀뫼의 ‘논산프라임아울렛’은 지난 2월 말경 논산시에 건축허가(지하1층 지상4층, 연면적 1만6100㎡)를 신청했다. 논산시는 재래시장상인들의 반대를 감안해 지난 3월 건축허가를 반려했고, 논산프라임아울렛은 이에 반발해 충남도에 행정심판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그리고 김제시 검산동에 개점할 예정인 ‘김제썬마트’(지상 6층, 건축연면적 2만2498㎡)는 지난 1월 김제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현재 공사 중이다.

삼성홈플러스, 대리인 내세워 지역주민 반발 피해간다?

김제와 논산지역에 대형할인매장이 들어설 움직임이 보이자 두 지역 재래시장상인들과 시민단체들은 ‘지역경제를 죽이는 대형할인매장 입점 반대’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제시와 논산시에 들어설 대형할인매장의 건축주가 각각 삼성홈플러스의 모기업인 (주)삼성테스코와 근저당권설정 관계에 있는 것으로 밝혀져 비난이 일고 있다.

김제썬마트 건축주인 이모씨는 지난 1월 개인 자격으로 건축허가를 얻어 현재 공사 중인데, 이 할인점이 들어설 부지에 (주)삼성테스코가 24억7천여만원을 근저당권설정한 것. 또 논산시 내동에 들어설 예정인 논산프라임아울렛의 건축주인 (주)자연과 놀뫼 송아무개씨의 부동산에도 (주)삼성테스코가 13억9천여만원의 근저당권설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제와 논산지역 대형할인매장 입점을 반대하고 있는‘삼성홈플러스반대김제범시민투쟁위원회’와 ‘논산경제활성화범시민대책위원회’는 “삼성홈플러스가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실체를 숨기고 입점하려는 계략을 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입점을 막겠다고 했다.

두 개 지역 이들 단체들은 “거대한 공룡과도 같은 대기업인 삼성홈플러스가 하잘것없는 재래시장을 죽이려고 한다”며 “재래시장과 관련한 전국연대조직과 공동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논산경제활성화범시민대책위는 “논산프라임아울렛과 삼성홈플러스가 관련된 자료가 나온 이상, 대기업인 삼성홈플러스와 전면전을 벌이겠다”며 “건축예정부지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 하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최후에는 상가철시도 고려하고 있다”며 투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제와 논산에 입점할 예정인 대형할인매장과 삼성홈플러스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등기부등본.
김제와 논산에 입점할 예정인 대형할인매장과 삼성홈플러스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등기부등본. ⓒ 윤형권
의혹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해명

삼성홈플러스의 책임 있는 한 관계자는 “김제시에 건축 중인 김제썬마트는 건축주가 독자적인 상호로 개점을 준비하다가 여의치 않자, 지난 3~4월부터 우리 측과 인수인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썬마트가 건축 준비 단계부터 삼성홈플러스와 관련 있는 것 아니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더 이상의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또 “2005~2006년도 신규매장예정에 논산프라임아울렛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삼성홈플러스와 논산프라임아울렛이 관련되었다는 것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홈플러스가 김제썬마트와 3~4월에 처음 접촉했다'는 말에 대해 ‘삼성홈플러스반대김제범시민투쟁위원회’ 한 관계자는 “거짓말이다. 근저당설정권이 이미 2004년 10월에 이뤄졌다. 이 시기는 김제시가 김제썬마트 건축에 대한 교통영향평가를 완료한 전후다”라고 말하며 삼성홈플러스가 김제썬마트 건축계획 단계부터 관련있다고 주장했다.

김제썬마트와 삼성홈플러스와의 관련에 대해 삼성테스코 측의 시인성 발언이 있었던 것과 달리, 논산프라임아울렛과 삼성홈플러스와의 관련 의혹 주장에 대해 삼성테스코와 논산프라임아울렛 건축주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주)자연과 놀뫼 대표이사인 송아무개씨는 “논산프라임아울렛과 삼성홈플러스는 관련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주)삼성테스코와 송씨와의 근저당권설정 관계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송씨는 “그것은 단순한 보증관계다. 더 이상 답변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삼성테스코의 책임 있는 한 관계자도 “논산시의 (주)자연과 놀뫼는 처음 듣는 말이다”라며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주)자연과 놀뫼의 대표이사와 삼성테스코와의 근저당설정권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역시 “잘 모른다”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을 꺼렸다.

한편 김제와 논산에 입점할 예정인 대형할인매장이 삼성홈플러스라는 의혹에 대해 건축허가 관련 기관인 김제시와 논산시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김제시청의 건축 허가 관련 부서 관계자는 “검산동에 신축 중인 대형할인매장은 외형적(서류상)으로는 김제썬마트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삼성홈플러스와 관련된 것 같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지는 않았다. 반면 논산시의 건축 허가 관련 부서 관계자는 “논산프라임아울렛이 삼성홈플러스와 관련되었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대기업으로서 정의롭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대형할인매장 입점에 대한 지역주민들 반응

삼성홈플러스가 신규매장 개점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제3의 회사 또는 인물을 내세우는 편법을 쓰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논산시민들은 “만약 사실이라면 대기업이 해도 너무한다. 벼룩의 간을 빼먹어도 유분수지”, “대기업이 돈 버는 일이라면 지역경제고 뭐고 안 따지는 비도덕적인 것에 분개한다”고 말했다.

또 어떤 시민은 “영국에서 존경받는 기업상을 3번이나 수상한 테스코(TESCO PLC)와 삼성테스코가 대리인을 내세워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교묘히 피하려는 것은 비겁하다 못해 치졸하다”라고 비난했다.

삼성홈플러스의 입점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하는 시민들도 있다. 논산프라임아울렛의 입점과 관련한 논산시 도시계획심의위원이었던 건양대학교 K교수는 논산시 내동에 들어설 프라임아울렛이 삼성홈플러스라는 의혹에 대해 “대기업의 유통업체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며 “삼성홈플러스가 입점하면 재래시장상인들은 피해를 볼지 몰라도 논산시민들에게는 혜택이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삼성홈플러스와 같은 대형유통점이 “대기업답지 못하고 치졸하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대리인을 내세워 신규매장을 개점하려고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을까.

이에 대해 강원도 태백시에서 <안티이마트전국운동본부> 활동을 하고 있는 안호진 사무국장은 “이마트나 삼성홈플러스와 같은 대형할인점들이 작은 농촌지역까지 진출하려는 것은, 시장선점을 노린 경쟁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대형유통점을 규제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준비 중에 있기 때문에 이들 대형할인점들이 서둘러서 신규매장을 확보하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피해 가는 수법으로 대리인을 내세워 신규매장을 확보하려는 것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제시와 논산시에 들어설 예정인 대형할인점이 삼성홈플러스와 관련되어 있다는 의혹이 지역주민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기업의 도덕성에 대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홈플러스는 어떤 업체인가?

삼성홈플러스의 모기업인 (주)삼성테스코는 삼성물산(주)과 영국 TESCO PLC(Public Limited Company)와의 합작법인이다. 영국 TESCO PLC가 89%, 삼성물산(주)이 1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영국 TESCO PLC는 영국 최대의 유통업체로서 2001년 매출액이 42조 9538억, 전세계적으로 점포수 981점이며 전세계 유통업체 중 매출규모 11위에 달한다. 주력업태는 수퍼마켓, 수퍼센터이며 영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상'을 3회나 수상한 업체다('96,98.99).

(주)삼성테스코의 삼성홈플러스는 현재 국내에 40개 점포를 운영 중에 있고 금년에 제주도 서귀포, 광양 등을 포함하여 5~7개 점포를 개점할 계획이다.

(주)삼성테스코의 삼성홈플러스는 2005년도 매출목표액이 10조원. 종업원수가 2만5천명이다. (주)삼성테스코의 삼성홈플러스는 2003년 바른외국기업최우수상(경실련)과 대한민국기업이미지대상(한국능률협회)을 수상한 바 있다. / 윤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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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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