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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누가 제1당이 될 것인지 오리무중이다.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현 판세에 대해 서로 다른 계산을 내놓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양당의 선거전략 실무사령탑을 직접 만난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한나라당 윤여준 선대위 상임부본부장이다... 편집자 주

▲ 윤여준 한나라당 선대위 상임부본부장.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엄살인가? 현실인가?

"영남 58∼60석, 수도권 30석 내외, 여기에 비례대표가 18번까지 된다고 치면 107∼108석 사이가 되고, 그렇게만 되면 대성공이다."

윤여준 한나라당 선대위 상임부본부장이 10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17대 총선 획득의석 목표다. 여의도연구소 소장인 윤 부본부장은 이번 총선을 사실상 총괄하고 있는 한나라당 전략통이다. 그의 말대로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을 넘는 데 만족할 것인가.

그러나 당내에서조차 윤 본부장의 말은 '표정 관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오마이뉴스>가 10일 여론조사전문가들의 분석과 자체분석을 종합한 결과는 한나라당이 이미 개헌저지선을 넘은 것은 물론 열린우리당을 맹추격, 제1당을 넘보는 기세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이번 선거는 참 이상하다"며 "예전 같으면 서로 '승리했다'며 대세론을 내세울텐데, 이번 선거에서는 막판으로 갈수록 서로 엄살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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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을 닷새 남겨둔 가운데 영남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열세와 우세지역이 하룻밤 사이에 뒤바뀌는 등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거여견제론'과 '거야심판론'이 맞선 가운데, 쫓기는 열린우리당이나 쫓는 한나라당은 모두 '비상 사태'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10일 오전 충북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당의 의석이 과반에 미달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현재 (우리당의 획득가능 의석이 비례대표 포함) 130∼150석의 판세인데, 한나라당이 130∼150석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말해 위기 의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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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윤여준 부본부장은 "열린우리당이 그렇게 우는 것은 치사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일단 "(영남 지역에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수도권은 정말 골치가 아픈 곳으로 제일 문제"라며 "인천은 2곳만 열세경합일 뿐 나머지는 전부 열세고, 경기도 역시 경합 지역까지 다 먹는다고 해도 12∼13석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윤 부본부장은 한나라당이 선거 막판에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박근혜 효과'와 '거여견제론'을 꼽았다. 오히려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에 대해서는 "연령이 높은 분들의 열린우리당에 대한 반발 심리를 자극하고, 한나라당 지지를 공고히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흐름이 다른 연령층까지 확산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윤여준 선대위 부본부장과의 인터뷰는 10일 오후 6시경 한나라당 여의도 컨테이너 당사에서 30여분간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이다.

- 현재 판세가 어떤가.
"부산에서 전부 뒤집혔다는데 아직은 모른다.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부산 영도가 굉장히 큰 차이로 뒤졌었는데 어제 조사해보니 바짝 따라붙었더라. 정형근 의원 지역구도 괜찮은 것 같다. 대구 경북은 이미 끝났다. 그런데 문제는 수도권이다. 영남은 어차피 잃어봤자 2∼3석이고, 그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런데 수도권은 정말 골치가 아픈 곳이다. 인천같은 경우 2곳만 열세경합이고, 나머지는 전부 열세다. 경기도 역시 3곳이 우세, 3곳이 우세경합이고, 6곳이 경합이다. 경합 지역까지 다 먹는다고 해도 12∼13석밖에 안된다. 수도권이 제일 문제다."

- 지지율이 올라가는 등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뭐니뭐니 해도 '박근혜 효과'다. 박 대표에 대해 사람들이 개인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다. 또 깨끗하고 개혁적이라는 신뢰감을 가지고 있다. 탄핵 역풍은 저쪽이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싫어서 분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표가 참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다른 사람이었다면 국민들이 안 믿었을 것이다. 박 대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말을 들어주고 믿어준 것이다.

둘째, 탄핵 통과 이후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꼴도 보기 싫어하고 미워했다. 또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사태로 불안감이 조성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미웠던 감정이 연소됐다. 다 타버린 것이다. 탄핵 이후 나라가 무너질 것이라는 불안감도 사라졌다. 고건 총리가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물가가 치솟는 것도 아니고, 국민 생활이 불편한 것도 아니지 않았나. 탄핵소추 이후 2∼3주라는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줬다.

셋째, 역시 거여 견제 심리다. 우리 국민은 30여년 동안 민주화를 경험하면서 권력이 비대해지면 문제가 생긴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30∼40대 역시 권력을 가진 사람이 너무 비대해지면 문제가 생긴다는 데 동의한다. 한나라당이 예뻐서가 아니다. 한쪽으로 쏠리는 것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넷째,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유권자들이 정책과 인물을 보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꾸준히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나. 인물면에서도 한나라당이 낫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 복합적인 것이 작용했다."

-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에 의한 반사이익은 없었다고 보나.
"정동영 의장의 발언이 뜻하지 않게 도와준 것은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연령이 높은 분들의 열린우리당에 대한 반발 심리를 자극하고, 한나라당 지지를 공고히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흐름이 다른 연령층까지 확산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 적어도 영남 지역에서는 조직 가동이 크게 작용한 것 아닌가.
"영남은 오히려 한나라당 조직이 부실하다. 한나라당 지지도가 탄탄하기 때문에 조직을 다질 필요를 못 느꼈다. 솔직히 지금까지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역구도로 당선된 것 아닌가. 영남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지지 기반이 강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른 것뿐이다."

- 이제 선거가 4일 남았다. 목표 의석은.
"영남에서 58∼60석, 수도권에서 30석 내외를 얻으면 88∼90석이다. 여기에 비례대표가 18번까지 된다고 치면 107∼108석 사이가 되고, 그렇게만 되면 대 성공이다.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이 저렇게 우는 것은 치사한 것이다."

- 선거 3일을 남겨놓으면 이미 판세가 굳어지는 것으로 보는데.
"일반적으로 사흘 사이에는 태풍이 안 분다. 사흘 전에 하는 캠페인은 의미가 없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감정이 크게 움직였던 선거다. 그래서 사흘전이라도 유권자들의 감정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호소를 하려고 한다.

통상적으로 야당은 선거를 치를 때 이슈파이팅을 세게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슈파이팅을 할 환경도 아니었고 이슈파이팅을 할 거리도 준비가 안됐다. 그래서 내가 초기에 이슈파이팅 할 것을 찾아보려고 거의 광분하다시피 전문가들을 만나러 돌아다녔다. 그런데 그렇게 급조하는 것은 안되겠더라. 부작용이 생긴다. 그래서 포기했다. 큰 이슈를 던지는 선거를 하지 않고 작은 이슈를 던지는 전략으로 나갔다.

지금 우리는 캠페인을 잔잔하게 하고 있다. 또 과거와는 달리 유권자들에게 큰 캠페인은 안 먹힌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민생과 경제만 내세웠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계속해서 정치적 캠페인만 하고, 네거티브만 하고 있다. 그렇게 좋은 상황에서 선대위원장까지 나와 치사하게 네거티브를 하는 것은 구태정치의 표본이다. 박 대표는 그것에 대해 일체 대응하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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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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