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 1차 총장실 점거에 이어 3월 16일 본관인 집현관 전관을 점거하며 합리적 등록금 책정과 대학민주화, 재단 퇴진을 주장했던 세종대 총학생회가 22일 학교측이 제안한 '등록금 동결안'을 받아들여 25일 본관 점거를 풀었다. 대학 등록금이 동결된 것은 세종대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3월 22일 세종대학교 김철수 총장은 총학생회측이 학교에 보낸 합리적인 등록금 책정 등 5개 요구안에 대하여 "학교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당초 등록금을 7.2% 인상하기로 결정하였으나, 구성원과의 화합과 IMF 이후 최악의 국내 여건, 이로 인한 학부모의 과중한 경제적 부담 등 제반 문제를 고려하여 대승적인 차원에서 등록금을 2003년도 대비 동결하여 수정하여 결정"한다는 공문을 총학생회에 보냈다.
그러나 총학생회측이 요구한 예산 관련 서류와 토지 구입 내역 공개에 대해서는 "상호 신뢰가 회복되고 학교 발전을 위한 순수한 목적에 국한한다는 전제가 이루어질 때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교수, 직원, 학생이 대학운영에 참여하는 '대학운영회' 구성에 대해서는 현재의 학내 문제가 해결되면 학교의 민주적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네 번째 요구안인 재단의 재정운영 공개 및 재단 전입금 확충에 대하여는 "재단의 공개는 학교의 예·결산안 공개와 마찬가지로 모든 부분이 공개되고 있는 바,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고자 요청하는 경우, 재단에서 직접 이를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섯 번째 요구안인 주명건 이사장 사퇴에 대하여는 "근거도 없고 확인도 되지 않은 인신공격적 비방 자료를 이유로 이사장의 무조건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적법한 절차와 사회적 규범을 벗어난 요구라고 생각되며, 이 사항은 관계당국의 사법적 판단에 맡기고 구성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자며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총학생회는 학교측의 제안에 대하여 22일 전체학생대표자대회에 이어 25일 개강총회를 열고, 본관 점거를 푼 뒤 등록금 동결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다.
총학생회는 3월 25일 학생들에게 학교측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으니 "이제 등록금을 모두 납부합시다"라고 공고하였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민주대학 건설을 위한 싸움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학교측이 무성의하게 답변한 나머지 네 가지 요구안을 얻어내기 위하여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을 학생들에게 독려하였다.
사회대 학생회는 문건을 통해 "(학교측의) 답변안을 살펴보면 등록금 동결을 제외한 나머지 요구안 (재단운영의 투명화와 대학운영위원회 구성)에 대해 미온적이거나 조건부적인 답변을 하였고, 주명건 이사장 사퇴요구에 대해선 '학생은 공부나 해라'라는 말과 별다를 바 없는 상식 이하의 답변을 내놓아 또다시 학우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3월 25일 저녁, 총학생회측은 집현관 점거 농성을 풀고, 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며 26일부터 '세종투위'의 천막 농성장에 합류하여 세종대 재단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세종투위'는 3월 23일부터 천막농성장 앞 잔디밭에 학생들과 '차 한잔을 들며' 학내 문제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세종투위 카페'를 마련하자 3월 24일에는 예체대 학생 중 한 명이 기타를 들고 즉석 라이브 공연을 하기도 하였으며, 3월 25일에는 학내 노래동아리인 '물레방'과 풍물패 '터벌림'의 공연이 이루어져 차 한 잔과 담소의 흥을 돋우었다.
이들은 학우들이 차 한잔을 마시는 동안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계속 공연을 하기로 하였으며, 다른 동아리들의 참여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