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특검팀으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고 지난 20일 특검사무실로 출두하고 있는 이근영 전 산은 총재.
특검팀으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고 지난 20일 특검사무실로 출두하고 있는 이근영 전 산은 총재. ⓒ 오마이뉴스 유창재
지난 2000년 6월 산은의 현대상선 40000억원 불법대출 혐의로 구속된 이근영 당시 산은 총재가 낸 구속적부심이 기각됐다.

서울지법 형사합의 30부(재판장 민형기 부장판사)는 28일 이근영 전 총재가 제기한 구속적부심에 대해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면서 신청을 기각했다.

이씨는 지난 20일 11시 45분경 특검 조사를 받는 도중 '긴급체포' 됐으며, 지난 24일 산은이 현대상선과 현대건설에 대해 동일차주 여신한도규정 등을 위배하면서 각각 4000억원과 1500억원을 대출할 당시 사전 보고를 받고도 불법 대출을 승인한 혐의로 구속됐다.


<2신: 28일 오후 4시 50분>

변호인측 "특검팀 불법체포·감금한 것"…특검팀 "충분한 혐의 있다"


송두환 특검팀이 수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사법처리한 이근영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근영씨 변호인측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지법에서 있었던 이근영씨 구속적부심에서 "이씨는 대북송금 특검법상 관련 수사대상이 아니며,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었는데도 특검팀이 이씨를 긴급체포한 것은 불법체포 및 감금한 것으로 형법 124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이씨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한 산은의 현대상선 대출 의혹에 관련된 특검법 1호안에 해당하는 수사대상자이며, 지난 20일 조사과정에서 혐의 사실을 포착하고 계속 수사를 진행하는데 있어 귀가시킬 경우 증거인멸의 우려(다른 사람과 상황에 대해 입을 맞추는 식의 증거인멸)가 충분히 있어 긴급체포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날 오후 1시20분경 구속적부심이 끝난 후 법원에서 특검사무실로 돌아온 김종훈 특검보는 "이씨 변호인측 주장은 당시 이씨가 대출에는 관여했지만 '대북송금'에만 빠지면 이번 특검과 관계없는 일반 범죄자라는 식의 주장이다"면서 "엄호성 의원이 특검법을 입법하면서 밝힌 바 있듯이 이번 특검은 '대북송금' 관련된 전반적인 의혹사항을 수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특검보는 "(만약 이씨 변호인측 주장대로 라면) 이번 특검팀은 단순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가 아닌가"라며 특검팀이 결성되고 수사를 진행하게된 기본 취지를 다시 생각해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지난 20일 밤 11시 45분경 이근영씨를 '긴급체포'하게 된 경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특검팀은 20일 아침부터 이근영씨를 소환, 조사하기 위해 준비를 했고, 이씨를 예의주시하며 박상배씨와 대질 심문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오후 이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고, 오후 10시경이 되서야 박상배씨와 대질하게 됐다.

대질 조사를 시작한 것은 밤 11시경. 특검팀은 이씨의 조사 과정에서 이미 혐의 사실을 포착했으며, 심문 대질 과정에서 혐의사실을 확정했다는 것. 때문에 이씨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수사상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씨에게 '밤샘조사'를 할 수 있는지 의견을 물어봤더니 이를 거부.

이와 함께 이건행 변호사가 의뢰인인 이씨의 귀가를 요구하는 전화를 수차례 해왔고 밤 11시경에는 직접 찾아와 "이근영씨를 귀가시켜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당시 특검 수사팀으로써는 이씨를 귀가시키고 다음날 재소환했을 경우 밤사이 이씨가 말을 짜맞추고 압수한 Q&A 등이 담긴 자료의 증거 조작 가능성(증거인멸의 우려) 등이 높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무엇보다 이씨에 대한 혐의사실이 확정된 상황에서 법원에 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긴급체포'를 했다고 한다.

한편으론 특검팀 입장에선 '이씨 본인이 밤새워 그냥 조사를 받겠다'고 했으면 긴급체포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뜻을 비추기도 했다.

김종훈 특검보는 "특검팀이 굳이 날짜를 넘기지 않고 밤 11시 50분경 조치를 취한 것을 봤을 때 당시 수사상황에서 긴급히 대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귀가조치 시켜달라고 항의하는 것은 변호인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겠지만 그런 항의로 밉게 봐서 '긴급조치'한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28일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근영 전 산은 총재-박상배 전 산은 부총재 등 3자 대질 조사를 벌일 계획이었던 특검팀은 오후 4시 30분 현재 이기호씨에 대한 단독 조사만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팀은 "상황에 따라 이날 저녁이나 밤에 박상배씨와 대질 조사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특검, 이기호-이근영씨 대질 조사


<1신 대체: 28일 낮 12시>
특검, 이기호-박상배-이기호 3자 대질 벌일 방침


28일 오전 10시 정각 특검사무실에 자진 출두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으며, 단지 "수고하십니다"고만 말하고 수사실로 직행했다.
28일 오전 10시 정각 특검사무실에 자진 출두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으며, 단지 "수고하십니다"고만 말하고 수사실로 직행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지난 2000년 6월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에 관여한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28일 소환, 조사중이다.

또한 특검팀은 이기호 전 수석을 오전에 개별 조사 하고 오후에는 박상배 당시 산은 부총재와 구속수감 중인 이근영 당시 산은 총재를 다시 불러 3자 대질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날 오전 10시 이기호 전 수석은 회색 양복정장 차림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자진 출두했으며, 포토라인에 잠시 서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옅은 미소만을 띈 채 입을 꽉 다물었다.

이어 이 전 수석은 15층 특검수사실로 올라가기 위해 승강기로 발걸음을 옮겼고,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한 기자들은 이 전 수석을 따라갔다. 이때 이씨는 단지 "수고하십니다"고만 말하고 수사실로 들어갔다.

박광빈 특검보는 "이기호씨 관련된 조사 상황에 따라 오후에 박상배씨와 이근영씨를 함께 조사할 것"이라며 "이 전 수석의 신분변화 여부는 오늘 처음 불렀기에 조사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오전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김종훈 특검보가 송두환 특검과 함께 서울지법에서 오전 10시에 열리는 이근영씨 구속적부심에 참석한 관계로 박 특검보가 대신했다.

특검팀은 이기호씨를 상대로 이근영씨가 지난 23일 법정 진술에서도 밝힌 바 있는 "(이기호씨가) 현대상선 대출 직전인 2000년 6월 3일 '경제관련대책회의'와 수차례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대출을 요청해왔다"는 주장의 사실여부 확인과 대출요청 경위 및 배경 등 현대 대출을 포함한 대북송금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조사한다.

특히 특검팀은 이기호씨에 대한 개별 조사와 함께 오후에는 박상배씨와 이근영씨 3자 대질을 통해 중점적으로 '산은 대출 외압'이 있었는지를 조사해 정부측의 외압 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이 전 수석이 산은 대출에 개입한 사실이 인정될 경우 '직권남용' 등 혐의로 사법처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이기호씨, 박상배씨 등 대북송금 관련자들의 신변 변화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자 "박상배씨 부분은 조사될 부분이 민감하게 다룰 부분이 있어 계속 조사를 해봐야 알 것"이라며 "(소환자들에 대해) 우선 조사를 해보고 대북송금에 어느 정도 관련 됐는지, 개인적으로 가담하게된 경위 등 관련된 내용이 우선 밝혀져야 그후에 사법처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특검보는 특검팀의 현재 수사 진행이 '사실관계 확인'과 '사법처리 잣대' 중 어디에 비중을 두는지에 대해 "(특검팀은) 아직 조사 안한 부분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환자 및 예정자) 각자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파악 안한 점들을 조사한 연후에 사법처리를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특검팀은 이날 우선 이기호씨와 박상배씨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는 바로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박 특검보의 말을 통해 특검팀이 이근영씨 사법처리 이후 소환자들에 대한 신변 문제를 놓고 신중히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