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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이성윤, 이건태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김건희 여사 동행명령장 전달을 시도하다 경찰의 제지로 무산되자 되돌아 나오고 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이성윤, 이건태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김건희 여사 동행명령장 전달을 시도하다 경찰의 제지로 무산되자 되돌아 나오고 있다. ⓒ 권우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김건희 여사를 상대로 발부한 동행명령장은 결국 전달되지 못했다. 동행명령장 집행을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를 찾은 법사위 소속 이건태·이성윤·장경태 민주당 의원과 국회 담당자들의 앞을 경찰들이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세 의원은 동행명령장 전달을 대통령실 경호처가 아닌 경찰이 막은 걸 두고,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 보호를 위해 '공권력을 사적으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이날 현장에서는 장경태 의원이 관저 입장을 통제한 경찰들을 공무집행 방해로 현행범으로 체포해 달라고 같은 자리에 있던 호욱진 용산 경찰서장에게 요청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에 대해 호 서장은 "경찰은 대통령 보호를 위한, 또 다른 법을 집행 중"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김건희 동행명령장 전달 가로막은 경찰 바리케이드

"누군가 막는다고 해도 대통령 경호처가 막아야지, 경찰을 왜 시켜. 우리가 흉기를 소지했어요? 폭력을 행사했어요? 공무를 수행하러 왔는데 경찰을 시켜 바리케이드로 막는다고요? 비겁한 경호처 놈들 진짜..."

장 의원은 이날 정오께 동행명령장을 들고 관저로 가는 길을 경찰 50명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막아서자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세 의원이 용산을 찾기 전부터 관저 앞 도로 중 3차선을 통제했다. 또 관저 입구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부터 취재진들의 진입도 통제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이성윤, 이건태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김건희 여사 동행명령장 전달을 시도하는 가운데, 경찰이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이성윤, 이건태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김건희 여사 동행명령장 전달을 시도하는 가운데, 경찰이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 권우성

이건태 의원은 "(관저에서) 200m 전부터 총 400m가량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경력이 최소 100명이 동원됐다"며 "동행명령장을 집행하려는 국회의원들을 막기 위해 이렇게 많은 경찰력을 동원해 시민 통행을 방해할 권한이 김건희 여사에게 있는 것인지, 이게 경찰의 정당한 업무집행인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문제제기했다.

특히 장 의원은 동행명령장 집행을 가로막으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여러차례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대통령실 경호처에 연락하라, 처벌을 받으려면 경호처 직원이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태 의원은 "그것도 안 되면 관저 관리 책임자라도 나와 동행명령장을 수령해가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도, 그를 대리할 대통령실 관계자도 끝내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민주당 법사위원들 "경찰이 공무수행 방해... 현행범으로 체포" 요구

그렇게 실랑이를 벌인 지 1시간이 지나갈 무렵, 세 의원은 현장에서 약 100m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스스로 "관저 앞 바리케이드를 치라고 지시했다"던 호욱진 용산 경찰서장과 만났다. 호 서장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가 (통제 행위를) 집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앞에서 경찰이 공무수행을 방해하고 있다. 고발할 테니 현행범으로 체포해달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현장에 있던 야권 관계자에 의해 경찰(112) 전화 신고도 이뤄졌다.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이성윤, 이건태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김건희 여사 동행명령장 전달을 시도하다 경찰의 제지로 무산되자 규탄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이성윤, 이건태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김건희 여사 동행명령장 전달을 시도하다 경찰의 제지로 무산되자 규탄하고 있다. ⓒ 권우성

하지만 호 서장은 "직접 확인하지 못해 (경찰이 공무수행을 방해했는지 여부를)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건태 의원이 "지금 함께 가서 확인하면 되지 않냐"고 따져 묻자 호 서장은 "제가 지키고 있는 건 이 영역"이라며 요청을 거절했다. 이 의원이 재차 호 서장에게 "현행범을 방치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호 서장은 "현행범일지 여부는 판단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성윤 의원은 마지막으로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국민을 위해 일했어야 할 수백 명의 경찰들이 오늘 도로와 인도, 육교까지 막아서면서 저희들과 언론인들의 접근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비리와 모든 진실은 역사 앞에 명명백백 드러날 것"이라며 "잠깐 동행명령장을 거부한다고 해서 진실이 가려지는 게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세 의원은 1시 30분께 동행명령장 집행 시도를 멈추고 발걸음을 돌렸다.

#장경태#이건태#이성윤#김건희#동행명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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