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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님과 함께하는 기독교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14일 서울 송파구 소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노동자 고 정슬기 님 추모기도회'를 열었다.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님과 함께하는 기독교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는 14일 서울 송파구 소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노동자 고 정슬기 님 추모기도회'를 열었다. ⓒ 임석규

"하나님, 지금도 쿠팡 배달노동자들이 '로켓배송'의 연료가 되어 사라지고 있는 소리를 듣고 계십니까? 산업재해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을 부디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는 심야 노동에서 속히 해방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5월 쿠팡에서 로켓배송 노동하다가 목숨 잃은 고 정슬기씨를 비롯해 쿠팡 산재 사망 노동자들을 추모하고 죽음이 반복되는 현실을 멈출 것을 바라는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님과 함께하는 기독교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14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에 있는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노동자 고 정슬기님 추모기도회'를 개최했다.

 150여 명의 시민·그리스도인들은 택배노동자들을 과로사로 내몰고도 사과나 책임을 회피하는 쿠팡을 향해 강력한 규탄의 의사를 표했다.
150여 명의 시민·그리스도인들은 택배노동자들을 과로사로 내몰고도 사과나 책임을 회피하는 쿠팡을 향해 강력한 규탄의 의사를 표했다. ⓒ 임석규

기도회에 모인 150여 명의 시민·그리스도인들은 고 정씨를 비롯한 쿠팡 산재사망 노동자들을 기리며, 로켓배송이란 이름의 심야노동 폐지를 요구했다. 또 쿠팡이 산재 사실 은폐 및 책임회피를 거듭하고 있다며, 과로사 산재사망 유가족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빠르고 편리한 택배 서비스를 위해 수많은 노동자가 안전·건강·노동권을 박탈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노동자를 착취하는 쿠팡을 불매하는 등 집단행동도 함께 하기로 뜻을 모았다.

 고 정슬기씨 아버지 정금석 수원성교회 장로는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조장·방치하고 있는 쿠팡을 상대로 국회가 청문회를 열어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정슬기씨 아버지 정금석 수원성교회 장로는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조장·방치하고 있는 쿠팡을 상대로 국회가 청문회를 열어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임석규

고 정씨의 아버지인 정금석 수원성교회 장로는 "매년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일하다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인구소멸을 우려하면서도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목숨조차 지키지 않는 야만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이 위임한 권한으로 사람이 죽어나가는 기업을 감시하고 조사해서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회가 쿠팡 청문회를 열어서 쿠팡에서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가는 원인을 밝혀내고 재발 방지 대책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고 정씨와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황인성 공명교회 담임목사는 ‘최대의 이익’이란 이유로 맺어진 부당한 노동계약과 인간성을 짓밟는 악한 제도를 폐지하는 데 시민·그리스도인들이 함께 해야 함을 호소했다.
고 정씨와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황인성 공명교회 담임목사는 ‘최대의 이익’이란 이유로 맺어진 부당한 노동계약과 인간성을 짓밟는 악한 제도를 폐지하는 데 시민·그리스도인들이 함께 해야 함을 호소했다. ⓒ 임석규

성경 열왕기하 4장 1~7절을 기반으로 '엘리사의 기적'이란 내용의 설교를 진행한 황인성 공명교회 담임목사(예장통합)는 모(母)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고 정 씨와의 인연을 잠시 언급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새어 나왔다.

이어 "지난 2020년 이후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노동자가 26명을 넘어가고 있지만,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가 함께 '최대의 이익'이란 이유로 맺어진 부당한 노동계약과 인간성을 짓밟는 악한 제도를 폐지하는 데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책위 측은 쿠팡 본사 앞에서 매일 고 정씨를 기억하며 행동하는 1시간 피케팅 참여와 쿠팡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에도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쿠팡#택배노동자#과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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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전공한 (전)경기신문·에큐메니안 취재기자. 시민사회계·사회적 참사·개신교계 등을 전담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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