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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 울려 퍼진 '아리랑'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도쿄 본사 앞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3·광주) 할머니의 고향에서 온 음악인들의 연주가 11일 울려 퍼졌다. 2024. 10.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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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의 전쟁범죄기업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도쿄 본사 앞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3·광주) 할머니의 고향에서 온 음악인들의 연주가 11일 울려 퍼졌다.

미쓰비시중공업이 '양금덕 등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내용의 2018년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도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는 가운데, 광주·전남 음악인들이 도쿄 원정 음악 시위에 나선 것이다.

'라르브르앙상블'(L'Arbre Ensemble·대표 김수연)은 이날 낮 도쿄 지요다구 마루노우치에 위치한 미쓰비시상사와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진행된 '금요행동'에 참가해 거리 공연을 펼쳤다.

금요행동은 미쓰비시중공업으로 강제동원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소송을 지원해 온 일본 시민단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회'가 17년째 이어오는 시위다.

나고야 등 일본 각지 회원들은 2007년부터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진상을 알리는 동시에 미쓰비시를 향해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금요일 개최되는 미쓰비시 사장단 회의에 맞춰 집회 요일을 정했다. 처음에는 매주 금요일 시위를 했으나 참가자들이 연로해지면서 월 1회로 바뀌었다.

'양금덕 고향' 음악인들, 일본의 양심들이개최한 540회 금요행동에 동참

 일본 시민단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회’ 회원이 11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앞에서 열린 '금요행동'에 참여해 시민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주고 있다. 2024. 10. 11
일본 시민단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회’ 회원이 11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앞에서 열린 '금요행동'에 참여해 시민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주고 있다. 2024. 10. 11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음악인들은 이날 일본의 양심들이 개최한 540회 금요행동에 동참했다. 음악인들은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 거리에서 낮 12시부터 약 50분간 연주를 했다. '쉰들러리스트', '가브리엘의 오보에', '내 영혼 바람되어', '올드 랭 사인', '마이웨이'의 선율이 도쿄 거리에 울려 퍼졌다. '금요행동'의 상징곡이 된 '파이팅 힘을 내고' 등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도 일본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곡도 연주했다. 공연의 시작과 끝은 '아리랑'을 택했다.

광주·전남 음악인들이 도쿄 '금요행동'에 참가해 힘을 보탤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난 2월 광주에서 진행된 연극 '봉선화Ⅲ' 공연이 계기가 됐다. '라르브르 앙상블'을 이끌고 있는 김수연 대표는 연극 '봉선화'를 통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오랜 싸움의 한 축에 일본 시민단체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이 미쓰비시의 대답 없는 메아리에도, 17년째 '금요행동'을 통해 회사 측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함께 고마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김수연 대표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봉선화 광주공연 관람 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해왔다. 저희가 직접 도쿄 금요행동에 참가해 힘을 보태겠다"며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이어 일본 시민단체 '나고야소송지원회'와 조율 끝에 날짜가 정해졌다. 이날 공연에 참가한 연주자들은 바이올린 김수연·강연·윤은빈·김지윤, 첼로 김도영, 플롯 조다윤, 클라리넷 김지영씨 등 7명이다. 일본 왕복 항공료와 체류비 등 모든 비용은 연주자들 스스로 부담했다.

이번 도쿄 공연을 추진한 라르브르앙상블 김수연 대표는 "뜻깊고 의로운 활동에 음악인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며 "제가 '봉선화' 연극 공연을 보고 자극을 받았던 것처럼, 우리의 작은 날개 짓이 아직 이 사안을 잘 모르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연 대표 등 ‘라르브르앙상블’(L'Arbre Ensemble) 회원들과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이 11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사옥 앞 '금요행동' 시위에 동참해 음악 공연을 펼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미쓰비시중공업은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2024. 10. 11
김수연 대표 등 ‘라르브르앙상블’(L'Arbre Ensemble) 회원들과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이 11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사옥 앞 '금요행동' 시위에 동참해 음악 공연을 펼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미쓰비시중공업은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2024. 10. 11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미쓰비시#강제동원#양금덕#전범기업#금요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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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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