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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첫째주, 방방곡곡 진솔한 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체험 함양 삶의 현장'을 연재한다. <주간함양> 곽영군 기자가 함양의 치열한 노동 현장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면서 직업에 대한 정보와 함께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흥미롭게 전하는 연재 코너이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 '함양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기자말]
ⓒ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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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다가온 지난 3일, 해발 600미터가 넘는 함양군 백전면에 위치한 박영준, 신용필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오미자 농장을 방문했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뒤로 하고, 이곳은 서늘한 바람과 함께 나무들이 하나둘씩 노란색 옷을 입기 시작했다. 가을의 문턱에서 자연이 만들어 낸 경이로움이 펼쳐지는 이곳에서 오미자라는 자연의 선물을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3천여 평에 달하는 농장에는 붉게 익은 오미자 열매가 햇빛을 받으며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 농장은 박영준, 신용필 부부가 15년 넘게 정성껏 오미자를 재배하며 그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해 온 곳이다. 이날은 박영준씨가 오미자 축제 업무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신용필씨가 직접 우리를 안내했다. 그녀는 농장 근무자들과 함께 덩굴 속에서 오미자 열매를 하나하나 따며 열매가 수확되는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신씨는 손에 든 오미자 열매를 가르키며 효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미자는 심혈과 질환, 당뇨 등에 탁월하고 특히 남성에게 정말 좋아요. 이게 무슨 뜻인지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죠?" 그녀의 유쾌한 멘트에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다.

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열매다. 입안에서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떫은맛이 조화를 이루며 색다른 풍미를 선사한다. 이 때문에 오미자는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피부 트러블 진정에도 효과적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게다가 오미자가 정력에도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한동안 인터넷 쇼핑몰에서 품절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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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체험을 시작하여 신씨에게 잘 익은 오미자를 수확하는 요령을 물었다. 그녀는 "잘 익은 오미자는 손으로 만졌을 때 약간 물렁한 느낌이 있어야 해요"라고 설명했다. 오미자는 색깔만으로 잘 익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 수많은 열매를 직접 만져봐야 경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덩굴에 달린 오미자들은 익은 상태와 덜 익은 상태가 혼재되어 있어 주위를 잘 살펴야 한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신씨는 "가장 먹기 좋은 오미자는 만졌을 때 물렁한 느낌이 있어야 하지만, 단단한 오미자 또한 이송되는 고정에서 알맞게 익습니다"고 이야기했다.

신씨의 조언을 따라 손끝으로 오미자를 느끼며 하나씩 잘 익은 열매를 골라냈다. 생각보다 육체적인 강도가 낮아 보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잘 익은 오미자는 경도( 硬度)가 낮아 힘 조절을 조금만 실수해도 터지거나 열매들이 낱개로 흩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신씨가 작업한 주위는 흩어진 오미자가 없이 깨끗했지만, 내 주위는 낱개로 흩어진 열매들이 꽤 있었다.

신씨 부부는 오미자뿐만 아니라 기타 농작물도 생산하고 있다. 그중 오미자가 좋은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 "저희 부부는 오미자뿐만 아니라 다른 농사도 많이 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오미자가 업무 강도가 가장 낮은 편입니다. 물론 고개를 작업해 어깨와 목이 조금 아프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편합니다. 또 여느 농산물에 비해 가격도 좋은 편이라 항상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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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녀는 "오늘 한 번 오미자를 수확하고 나면 이틀 후에 다시 잘 익은 오미자를 수확하러 옵니다. 이 과정은 대략 7월 말부터 9월까지 대략 한 달 이상 진행된다고 보시면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탱글탱글하게 잘 익은 오미자 맛이 궁금해 열매 한 알을 입 안에 넣어 보았다. 예상보다 강한 신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는데, 마치 양치질 후 비타민C를 먹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어 달짝지근한 맛과 함께 약간 떫은맛도 함께 나타났다. 5가지 맛을 느껴보기 위해 집중했지만, 둔감한 내 미각은 3가지 맛에 그쳤다.

신씨는 "대형 레스토랑 쉐프가 아닌 이상, 일반인이 열매를 먹고 5가지 맛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오늘 수확한 오미자는 일반적인 판매 외에도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특히 오미자 엑기스와 더불어 오미자 차는 최근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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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을 함께 돕고 있던 충청도 출신 A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 정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오미자차를 끓여 산속 깊은 곳, 정자에 앉아 자연을 바라보며 차 한잔 먹는 것이 진정한 힐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잠깐의 간식 시간을 가졌다. 작업자들은 찻길 옆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신씨가 준비한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신씨는 수확한 오미자를 한 곳에 옮기며 기타 불순물을 제거했다.

"올해는 폭염으로 인해 함양군 오미자 작황은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가격도 많이 올랐고요. 다행히 우리 농장은 남편이 최근 물을 끌어와 무더위를 대비했기 때문에 수확량도 전년도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올해 오미자는 10kg당 약 14만 원에 거래되고 있어요. 다른 농사에 비하면 가격이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벼농사는 올해 천 평당 마진이 백만 원 정도라고 들었는데, 그에 비하면 오미자는 훨씬 나은 셈이죠. 여러 농사를 지으면서 힘들지만 앞으로 백전면을 대표하는 농산물인 오미자를 앞으로도 꾸준히 짓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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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 (곽영군)에도 실렸습니다.


#체험#함양#삶의#현장?23#박영준·신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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