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05 11:54최종 업데이트 24.09.0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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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딥페이크방에 잠입했다.텔레그램 캡처

취재는 한 통의 DM(다이렉트 메시지, Direct Message)으로 시작됐다. 학교에서 일어난 학생들의 성적 폭력을 문제제기했으나 '그냥 묻자'는 학교의 반응에 실의에 빠졌던 한 초등학교 여성 교사가 보낸 쪽지였다.

가끔 "성범죄자 명단에 제자들 이름을 검색해본다"라는 그는 딥페이크 범죄의 무대가 된 학교 현장을 보며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전‧현직 교사들의 한숨과 고뇌,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여성들의 분노를 딛고 딥페이크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으로는 실체를 알 수 없어서, 일명 '지인능욕'이라 하는 텔레그램 딥페이크방에 잠입했다. 그곳에서 만난 풍경은 뜻밖에 익숙했다.

딥페이크는 새롭지 않다

딥페이크 등 디지털성폭력에 자주 따라붙는 의견 중 하나는 "요즘 애들 무섭네요"다. 다른 하나로는 "청소년들이나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서 그런 짓(딥페이크) 자주 하거든요"(2020.3.5. 당시 김오수 법무부 차관)도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서 비롯된 성범죄 접근성 또는 그 수위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겠지만, 생각해보면 '무섭다'거나 '남자애들은 원래 그렇다'는 반응은 늘 디폴트였다.

그래서인지 내가 텔레그램에서 맞닥뜨린 '지인능욕'은 내 어린 시절을 상기시켰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0년, 메일 테러를 당한 적이 있다. 내 메일을 해킹한 누군가 '이슬기가 같은 반 남자 아이와 성관계를 했다'는 내용의 메일을 내 주소록에 있던 수십 명에게 보냈다. 그중 한 통을 받은 친구가 전해 온 메일의 내용은 처참했다. 오래전 일이기도 하고, 자기 방어기제의 발동으로 내용이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당했'으며, 얼마나 '좋아했는지' 등등이 매우 긴 분량에 걸쳐 적혀 있었던 건 기억이 난다. 직접 창작했다기에는 너무 구구절절했다. 어디서 퍼온 내용에 이름만 갈아 끼운 걸로 보였다.

일련의 '지인능욕물'은 20여 년 전 그것의 이미지 버전이었다. 여성들 얼굴에 다른 여성의 몸을 갖다 붙여 성적 학대 장면을 연출했으며, 이름, 학교, 전공, 직장, 핸드폰 번호, 인스타그램 주소 같은 구체적인 신상 정보를 병기했다. 집 주소도 자주 등장했다. 전체적으로는 강남역 같은 유흥가 일대에 흩뿌려진 성매매 또는 유흥업소 홍보 전단과 흡사한 형태를 띠었다. '섹스머신', '개통' 등의 표현에서 여성을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물건으로 보는 시각이 두드러졌다.

딥페이크는 '요즘 애들의 신종 범죄'가 아니라 '본질은 같다'는 것이 많은 디지털성폭력 근절 활동가들의 지적이다. 출판사 움튼의 백가을 대표는 "사실은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뿌리 깊은 문제로 여기에 활용되는 기술의 종류가 달라졌을 뿐 본질은 같다"라며 "여성을 성 상품화하고 여성에 대한 이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성범죄를 놀이 문화로 여겨왔던 역사는 굉장히 길다"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1997년에 일어난 '빨간 마후라' 사건에까지 기원을 거슬러 올라갔다. 빨간 마후라 사건은 서울에서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캠코더로 촬영, 유포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가정용 캠코더를 이용해 만들어진 불법 촬영물에서 인공지능(AI) 봇으로 '뚝딱'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드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성폭력으로 여성을 능욕하겠다'는 남성의 역사는 계속해서 되풀이돼 온 셈이다.

도대체 어떤 애들이? "소유하지 않고 파괴한다"

텔레그램 딥페이크 방 리스트텔레그램 캡처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애들이?"라는 질문이 이어진다. 연령대로는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의 절대다수가 10대와 20대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검거 인원의 75%가 10대, 20대까지 포함하면 약 95%다. 미국의 사이버보안업체 '시큐리티히어로'에 따르면 지난해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피해자 중 99%는 여성이었고, 딥페이크물의 절대다수가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임을 인지한다면 정확히는 '1020' 남성이 주 가해자 층이다.

연령과 성별 외 특성은 일련의 딥페이크물에 적힌 내용과 지인능욕방 가담자들의 대화를 통해 얼마간 짐작해 볼 수 있다. 지인능욕방에는 영미권 표현으로는 '인셀'이자 한국어로는 '도태남'으로 표현되는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인셀(Incel)은 '온라인 하위문화에서 연애 또는 성적 파트너를 원하지만 구할 수 없다고 스스로 정의하는 사람들'(책 <인셀 테러> 중)을 지칭하는 말이다. 대화방에는 "여자 인스타 해킹해봤는데 '여자는 못 믿는다'를 배웠다", "친구 여친 1명은 '○○'인 걸 알았다"는 식의 얘기가 주를 이뤘다. 그들은 이렇듯 여성들에게 '마녀'의 혐의를 씌워 자신들이 얼마든지 능욕해도 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여기에 각종 혐오 정서가 교차적으로 덧씌워진다. 특히나 흑인이나 동남아, 중국 동포 등 이주민에 대한 혐오 정서가 두드러졌다. 그들은 각종 딥페이크 성착취물에서 '한국 여자는 (한국 남자가 아닌) 외국 남성의 성욕 해소에 기여하며, 시민권을 위해 한국 여성과의 결혼‧출산을 꿈꾸는 '외노자(외국인노동자)'와 만난다'라며 성폭력으로 '참교육' 시켜야 할 적으로 그리고 있었다. 그렇게 딥페이크물 속 여성들의 신체는 지독한 폭력에 의해 낱낱이 파손되고 해체됐다. (이를 어떤 언어로도, 정확하게 묘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영국의 페미니스트인 로라 베이츠가 남초 커뮤니티에 1년간 잠입해 쓴 책 <인셀 테러>의 결론과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인셀의 경우 섹스에 대한 광적인 집착과 그것을 '거부당한' 데 대한 분노에 집중한다."(35쪽) 한국의 딥페이크방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딥페이크방의 속성을 한 줄 요약하면 '나와는 섹스하지 않고 다른 이들과 섹스하는 여성에 대한 분노의 투영'이다. 다만 이전 세대 남성들과 다른 것은 여성을 '주적'으로 설정해 철저한 테러 공작을 감행한다는 데 있다. 여성을 물화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데, '가질 수 없다면 파괴한다' 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였다.

다수의 가해자가 다수의 피해자를 성착취하는 세계

딥페이크 성범죄의 주 가해자 층인 '1020' 세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나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생활해 온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방식은 더욱 적극적이며 광범위하다. 백 대표는 "N번방 때는 소수의 피해자를 다수가 직접 착취하던 양상에서, 지금은 다수의 가해자가 다수의 피해자를 부지불식간에 착취한다"고 전했다.

"서로 인증을 해야만 방에 남아 있을 수 있고, 상위 방으로 갈 수 있는 조건 중에 하나가 지속적으로 업로드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서로를 아주 적극적인 공범으로 만들어요."

백 대표는 이를 두고 "성 착취물에 대한 시청, 유포, 다운로드만 하던 상황에서 모두가 직접 1차 가해자가 돼야 하는 방식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간 문화를 재생산하는 남자들의 방은 온라인 공간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룸살롱, 단톡방, 벗방, N번방 등 한국 남성이 '남자'가 되는 공간으로서의 방을 들여다 본 저작 <남자들의 방>은 "남자는 여자라는 타자를 만들고, 이 타자에게 우위를 점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라고 썼다. 책은 "수많은 '남자들의 방'은 여성을 차별하고 배제하며 서로의 남성성을 확인, 승인, 관리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라며 "남자들의 방에 여성혐오는 필수적이다"라고 적었다.

'남자들의 방'에서 여자를 능욕하는 것은 일종의 '놀이'였다. 지인능욕방은 딥페이크물 뿐만 아니라 불법 촬영물, 아이돌방, 야동방 등 성착취물의 형태별로 분류를 해놓고 있었다. '친구가 당해서 가해자를 찾고 있다'는 말에 '친구 보고 자위 영상 찍어서 보내면 들여 보내 준다고 전해줘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이게 ㄹㅇ 능욕'이라며 조롱했다. '능욕'에 따른 피해자 측 반응은 그들의 희열을 돋우는 촉매 역할을 했다.

"‘친구가 당해서 가해자를 찾고 있다"라는 말에 답한 내용을 캡처로 보여주면서 "이게 ㄹㅇ 능욕"이라고 말하는 한 사용자텔레그램 캡처

2018년부터 디지털 성폭력 근절 활동을 해온 오프(가명)는 "여성의 개인정보 털이는 그들에게 하나의 재미고 해당 여성이 두려워하는 것은 그들의 우월감과 기분을 고취시키는 것"이라며 "여성의 사진을 통해 등업을 하고, 여성을 더 잘 괴롭히는 사람이 칭찬을 받는 형태"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여성은 "인간이 아니"며 "어떠한 고깃덩어리"이자 "성적 욕망의 분출구"(오프)이기 때문이다.

이들 '놀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잡히지 않으리라'는 믿음이다. 그들은 '연락처 추가하지 말고 금전 거래만 피해라', '가짜 (핸드폰) 번호에 VPN(가상 사설망) 우회 하면 안 걸린다더라'는 식의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각종 비기를 공유했다. 기자와 활동가, 피해자의 지인 등 여성들의 추적을 두고서는 "다 XX어야 한다"라며 낄낄거렸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N번방'을 통한 학습 덕에 그들은 잔뜩 고취돼 있었다.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공분이 크게 확산된 뒤에도 이들은 "여긴 텔레그램 사태가 터진후 제가 다들 걸러서 받은 방"이라며 '잡히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었다.텔레그램 캡처

"그래봐야 합성 아니냐고?" 가시화되지 않는 피해자들의 고통

여자들은 온라인상에 사진이 올라와 있다는 이유로, 혹은 남성 지인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딥페이크 성범죄의 피해자가 된다. 이쯤 되면 그냥 '여자'라는 존재만으로 범죄 피해자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의 고통은 많은 경우 사소화된다. "그래봐야 합성 아니냐"는 식의 무시가 날아들기 때문이다.

서울대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당사자인 루마(필명)는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에 기고한 글에서 범죄 피해 당시 겪은 감정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해외 VPN(가상 사설망)과 텔레그램이라는 몇 겹의 철옹성 속에서 전체공개 사진만 골라서 보내는 자신들의 치밀함을 이 범죄자들 스스로 얼마나 과신하고 있는지, 그리고 피해자를 직접 조롱하고 괴롭히는 데서 얼마나 희열을 얻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 교만함과 악랄함에 치가 떨렸다. 반드시 잡겠다고, 잡고야 말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20여년 전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내가 메일 테러로 느꼈던 감정도 이와 비슷한 데가 있었다. 메일을 해킹하는 데 이어서 이렇게까지 길고 정성스레 나를 '능욕'하려는 악의가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데 누군지 알 수가 없다는 게 당혹스러웠다. 주말이면 줄곧 남자애들과 PC방에 가는 게 일상이었지만, 그 무렵부턴 접었다. 같은 반의 모든 남자 애들을 가해 선상에 올려놓고 골똘히 의심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루마처럼 '잡고야 말겠다'는 용기까지는 내지 못했다.

지난 2일 줌으로 만난 루마는 딥페이크 피해를 겪으며 자신의 인생관이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성공하는 게 여성주의다' 했던 세월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 처절하게 와닿았다"라고 했다. "사실 저희 세대(30대)는 여자라고 대학 안 보내는 거 거의 없는 시대잖아요. 그렇게 여자아이들한테 이 사회가 줬던 메시지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돼' 거기까지였거든요. 근데 그 후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루마와 같은 30대 여성인 나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루마와 내가 비교적 늦은 시기인 직장에 취업한 이후에 이를 자각하는 세대라면, 지금의 '1020' 여성들은 학교에서부터 또래 남성들로부터 전방위적인 성폭력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가 곧 백래시의 격전지이자, 인셀 테러의 무대인 셈이다.

플랫폼과 기술은 무죄가 아니다

딥페이크 사태를 두고 여러 해법들이 나온다. 성인지 교육, 더욱 광범위한 잠입 수사, 처벌 강화 등이다. 다 필요한 일이지만, 내가 만난 활동가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은 "플랫폼은 유죄"라는 것이었다. 오프는 미성년자일 때 불법 촬영 피해를 입었고, 자신의 피해 사진이 떠돌 것을 우려해 남초 커뮤니티 등을 추적하다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폭력 근절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추적 과정에서 성착취물 유통을 방관하고 조장하는 여러 플랫폼 및 커뮤니티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게 됐다고 했다.

오프는 "(플랫폼) 폐쇄와 운영자에 대한 엄벌이 답"이라며 "돈이 되니까 저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텔레그램은 지난 4월 '광고 수익화 기능'을 도입해 1000명 이상 구독자 보유 채널에 광고 수익의 50%를 배분했고, 이를 노린 '딥페이크봇' 채널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백 대표 또한 디지털 성범죄의 문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플랫폼 규제가 필수라고 본다. 성착취물 업로드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있음에도 플랫폼들이 이를 방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만 하더라도 불법 촬영물로 신고가 된 영상이 올라가면 자동으로 AI 봇이 감지를 해서 업로드를 막는 기술이 적용되어 있거든요. 텔레그램도 그거를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안 하고 있을 뿐이거든요. 이런 기술을 도입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조항을 만들어야죠."

나아가 디지털 기술과 성 착취는 함께 공진화하고 있다는 게 백 대표의 진단이다. 최근 1~2년 사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딥페이크 제작 대중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누구나 자기 집 안에서 손쉽게, 말 그대로 1분 안에 포주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디지털 성범죄가 국경이 없고, 특정 국가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서버를 우회하는 방식을 많이 쓰기 때문에 국제법 도입을 통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능욕'의 효능감을 박살 내는 사회여야

지난 8월 29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서울여성회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주관으로 열린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여성 시민·대학생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벗어 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성인지 교육도 처벌 강화도 플랫폼 규제도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여성을 향한 '능욕'이 무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루마는 여성의 '수치심'을 만들고 조장하는 사회가 문제라고 본다. '능욕'이라는 말은 '업신여겨 욕 보인다'의 뜻으로, 국어 사전에는 아예 '여자를 강간하여 욕보임'이라는 정의가 등장한다.

루마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여성들을 능욕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은 '너희들만의 망상'이라는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행위(딥페이크 범죄)를 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면, 결국 사람들이 이걸 보고 뭔가 진짜라고 믿어서 피해자들에게 수치심을 줄 수 있다는 믿음, 그러면서 본인이 효능감을 느끼는 데서 비롯된 거잖아요. 사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이런 성착취물을 봤을 때 다들 '뭐야 이게' 하는 세상이 와야 애초에 가해자들이 이런 걸 할 동기가 없어지는 거죠."

성차별적인, 여성에게만 수치심을 주입하는 사회 자체가 그들의 범행 동기가 된다는 얘기다.

'추적 과정에서 불법촬영 피해 경험이 생각나지는 않으냐'는 질문에 오프는 말했다.

"좀 겪어요. 근데 분노가 더 먼저 올라오고요. 그리고 이것들이 여성을 능욕하고 설령 내 사진들을 능욕했다 해도 그게 제 존엄성이나 저라고 하는 인간의 가치에 그 어떤 해도 끼치지 못하는 걸 알고 있어요. 마음이 어려워지면 이걸 다시 상기해요."

여성들이 외치는 '너희는 우리를 능욕할 수 없다'는 구호가 아니라, 사회의 지배적 가치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회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는 여성을 향한 테러가 될 수 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문헌 참고
로라 베이츠, 2023, <인셀 테러>, 위즈덤하우스
황유나, 2022, <남자들의 방>, 오월의봄
루마, 2023, '가해자는 면식범이었다', 얼룩소 (https://alook.so/posts/yEtZkw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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