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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의 당선을 보도하는 AP통신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의 당선을 보도하는 AP통신 ⓒ AP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70) 후보가 이겼다. 

이란 내무부는 6일(현지시각) 전날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 페제시키안 후보가 1638만여 표(54%)를 얻어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페제시키안 후보와 맞대결한 강경 보수파 사이드 잘릴리(59) 후보는 1353만여 표(44%)를 득표하며 패했다. 

'들러리' 평가 받았던 페제시키안, 결선 승리 '대이변'

이란은 2021년 8월 취임한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19일 헬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조기 대선을 치렀다. 이란 대통령은 정부 수반이지만 최고지도자에 이은 국내 권력 서열 2위다.

아제르바이잔계 부친과 쿠르드계 어머니 등 소수민족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페제시키안 당선자는 심장외과 전문의로 일했다.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으며, 의사로 일하면서 타브리즈 의대 총장으로 재임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1997년 온건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정부에서 보건부 차관으로 발탁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1∼2005년 보건부 장관을 거친 그는 2008년 총선에서 고향인 타브리즈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되어 내리 5선을 했고, 의회 제1부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장관에다가 다선 의원 경력을 지녔으나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페제시키안 당선자는 이번 대선에서 사실상 '들러리'에 가까웠다.

강경 보수파 후보가 넘쳐나는 이번 대선에서 이란 지도부가 구색을 갖추기 위해 그를 후보군에 포함시켰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페제시키안 당선자는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 파기로 인한 경제 제재를 풀기 위해 서방과 관계를 개선하고, 이슬람 강경파의 대표적인 통제 정책인 히잡 단속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지지를 얻었다. 

'개혁파' 대통령 선택한 이란... "권위주의에 제약 가할 것"

AP통신은 "이번 대선은 가자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과 불안,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서방 사회와의 갈등, 제재로 타격을 입은 경제난에 대한 국민적 불만 속에서 치러졌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란 국민들은 강경 보수파인 잘릴리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란이 외부 세계로부터 더욱 고립되고 더 많은 제재를 받게 될 것을 걱정했다"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외무장관 등 개혁파 거물들이 결집해 페제시키안 지지를 선언하면서 강경 보수파 후보 5명과 다툰 1차 투표에서 1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여세를 몰아 결선 투표에서도 페제시키안이 승리했고,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는 지지자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축하했다. 

일각에서는 서열 1위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실권을 잡고 있는 이란에서 개혁파인 페제시키안 당선자의 역할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미국 조지워싱턴대 나데스 하셰미 중동학 교수는 "과거의 모든 한계와 실패에도 이란에서 개혁 지향적인 대통령은 의미가 있다"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권위주의에 제약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페제시키안#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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