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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5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최저임금, 나도 할말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 올리고, 내 삶은 지키고, 노조와 함께해요” 문화제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5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최저임금, 나도 할말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 올리고, 내 삶은 지키고, 노조와 함께해요” 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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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나도 할말 있어요."

최저임금위원회가 2025년도 최저임금 심의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최저임금 올리고, 내 삶은 지키고, 노조와 함께해요'라는 제목의 문화제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호소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김은형)가 25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문화제를 연 것. 참가자들은 먼저 하루 전날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소재 리튬전지 제조공장 화재 참사로 희생된 노동자들의 명복을 빌며 묵념부터 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성경열 학교미화노동자는 "1~3학년까지 교실만 12개, 컴퓨터실, 과학실, 미술실, 음악실 등 특별실까지 20여 개의 교실이 더 있으며 직원 화장실, 학생 화장실 개수만 18개"라며 "많은 공간을 청소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고작 하루 3시간, 그 시간 안에 학교안 모든 공간의 청소를 해야만 한다. 휴식 시간은 꿈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근무 환경의 어려움을 언급한 그는 "심지어 방학이 되면 근무 일수가 줄어들어 한 달에 2~3일의 근무를 하는 곳도 많다"라며 "이런 근무 환경에서 생활 안정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된다. 최저임금마저 오르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고물가 시대에 어떻게 버틸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삶과 직접 닿아 있어 노동자들의 삶에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령자라고 의식주의 비용이 싸질 리가 없지 않느냐"라며 "오히려 이곳저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 의료비를 감당하는 일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들려오는 이야기는 업종별 차등 지급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에 서럽기만 하다"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삶이 보다 나아지고, 안정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생활지원사들은 현재도 계속해서 차별을 받고 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5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최저임금, 나도 할말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 올리고, 내 삶은 지키고, 노조와 함께해요” 문화제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5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최저임금, 나도 할말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 올리고, 내 삶은 지키고, 노조와 함께해요” 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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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을 돌보는 한 노인생활지원사는 "모든 노동자에게 법정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됨에도 돌봄종사자들에게 예외 규정을 둔다는 망언들을 하고 있으니 참을 수가 없다"라며 "업종별로 차별을 둔다는데 우리 생활지원사들은 현재도 계속해서 차별을 받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10년을 일한들 1년을 일한들 모두 최저임금에 근속수당 하나 없이 일하고 있다. 게다가 어르신 방문과 후원품을 연계하기 위해 자차를 이용하면서도 필요경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휴대전화를 켜서 위치추적으로 감시 받으면서 일 하다보니 데이터 소모량과 전화 업무 때문에 기본요금제로는 턱없이 부족해 무제한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통신비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어느 직종도 한 직장에서 계속 같은 일만 10년을 넘게 하면 달인이 된다. 그런데 지금 들어오는 신입과 10년 된 숙련노동자나 똑같으면 경력이 도대체 왜 필요하냐"라며 "이렇게 일하면서 드는 필수 경비조차도 못 받고 일하고 있는 것도 억울하고 참담한데, 업종별 차등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고 최저시급으로는 생활이 어려워서 주말에 편의점 알바를 다니는 동료들도 있다"라며 "일터가 집인 것이지 다른 노동자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누가 무슨 자격으로 차별을 하며 왜 우리는 차별을 받아야 하느냐"라고 되물었다.

오영숙 요양보호사는 "8년 전 대통령선거 때 여야 할 것 없이 최저시급 1만 원을 앞다투어 약속했다"라며 "그러나 아직도 시급 9860원이다. 그런데 지금 사과 한 알에 1만 원인 시대를 살고 있다"라고 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 주장에 대해, 그는 "최저임금은 사람이 목숨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이다. 그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한다는 것은 사람으로 살지 말라는 이야기 아니냐"라고 했다.

돌봄 노동의 어려움을 설명한 그는 "코로나19 때 돌봄노동자들을 필수인력으로 추켜세웠다. 이제 코로나가 일상화 되니 임금 인상은커녕 차별하겠다는 정부. 어처구니가 없고 자괴감과 배신감이 든다. 같이 일하는 동료는 자조적인 말로 '요양보호가 하는 게 죄지. 전생에 큰 죄를 지었나 보다'라고 한다"라 했다.

오 요양보호사는 "돌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을 민간에 맡겨놓고 한다는 짓이 고작 최저임금 차등적용 하겠다는 것이냐. 기가 막힌다. 못하겠으면 당장 내려와라"라며 "최저임금 차등 적용 절대 반대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저임금은 대한민국 모든 노동자의 기본 임금"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5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최저임금, 나도 할말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 올리고, 내 삶은 지키고, 노조와 함께해요” 문화제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5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최저임금, 나도 할말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 올리고, 내 삶은 지키고, 노조와 함께해요” 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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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형 본부장은 "대한민국은 저출생 고령화 사회, 인구절벽을 이야기한다. 저출산 사회를 바꾸려면 청년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라며 "성실한 노동만으로 충분히 안정적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출산이 경력단절로, 차별로 되지 않는다면 청년들도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급만으로 생활이 어렵고, 앞날이 막막한 2030 청년들은 퇴근 후 대리운전, 배달 아르바이트 등 투잡으로 겨우 버티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취업을 포기한 청년층이 50만이 넘고 있다"라며 "고물가, 고금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청년들을 포함해 대한민국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삶 자체를 포기해야 할 만큼 힘겨운 하루 하루다"라고 덧붙였다.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 김 본부장은 "최저임금제는 최저의 임금으로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도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 받고, 노동자의 생활 안정을 보장받기 위해 법률로서 사용주에게 강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 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으면 더 이상 인간의 존엄성도, 생활안정도 어려운 것"이라며 "그러기에 법률로서 강제하는 것인데, 이것을 풀고, 더 낮은 임금을 강제하는 윤석열 정권과 자본은 '현대판 신분제 업종별 차등적용 규정'를 폐지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대한민국 모든 노동자의 기본 임금"이라고 덧붙였다.

김은형 본부장은 "산입범위 꼼수 개악으로 실질 최저임금이 삭감됐다. 산입범위를 정상화해야 한다"라며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국정기조에 맞서 최저 임금을 올리고,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5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최저임금, 나도 할말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 올리고, 내 삶은 지키고, 노조와 함께해요” 문화제를 열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5일 저녁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최저임금, 나도 할말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 올리고, 내 삶은 지키고, 노조와 함께해요” 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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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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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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