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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구 밀양시장을 비롯한 80여개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안병구 밀양시장을 비롯한 80여개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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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구 밀양시장을 비롯한 80여개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안병구 밀양시장을 비롯한 80여개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 밀양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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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경남 밀양 지역 고교생 44명이 여중생 1명에게 한 해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가했던 사건과 관련해 밀양시와 시의회를 비롯해 80여 개 기관‧단체가 사과했다. 참고로 20년 전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에 밀양시와 시의회 등이 사과문을 내진 않았었다. 

안병구 밀양시장과 허홍 밀양시의회 의장은 80여개 기관‧단체 대표들과 함께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합동 사과문을 발표했다.

20년 지나 나온 사과문, 배경은?

사건이 벌어진 지 20년이 지나 사과문을 발표하게 된 계기는 최근에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해자 지목 공개 등이 행해지면서 사적 제재가 발생하고, 피해자의 인권이 또다시 침해받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

안병구 밀양시장은 "비록 오래전 일이지만 지역사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 모두가 동참하기를 호소드린다"라고 했다.

안 시장은 먼저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면서 "이 사건으로 이루 말하지 못할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어른들의 잘못도 크고, 그동안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를 하지 못한 지역사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밀양시장 "지역사회와 손잡고 안전한 도시 만들기 위해 총력"

피해자 지원과 향후 대책에 대해 안 시장은 "그 무엇보다 피해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으며,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자발적 성금 모금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손잡고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와 가족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지역사회의 반성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시민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 회복과 밀양시의 자정 노력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밀양시는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각종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양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사회가 함께 반성하고 자정 노력을 기울여 외부에서도 느낄 만큼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방침이다. 

이 사건은 2004년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대상으로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으로,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지방검찰청은 가해자 10명을 (불)구속하고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냈으며,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이날 합동 사과는 안 시장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참가자들이 고개를 숙이는 순서로 진행됐다. 특별한 질의응답 없이 마무리됐다. 다음은 합동 사과문 전문이다.

[전문] 밀양시, 밀양시의회, 시민사회단체 합동 사과문
  
안병구 밀양시장을 비롯한 80여개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안병구 밀양시장을 비롯한 80여개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 밀양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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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밀양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20년 전,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충격과 상처를 남겼습니다. 아직 그 상처는 제대로 아물지 못하고 많은 분의 공분과 슬픔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이루 말하지 못할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야 했음에도 어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잘못을 반성하고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 책임이 있음에도 나와 우리 가족, 내 친구는 무관하다는 이유로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도 하지 못했습니다.

피해 학생과 그 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불찰입니다. 무엇보다도 피해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으며,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 밀양시는 지역사회와 손잡고, 안전한 생활공간을 조성하며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도시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범죄예방과 안전 정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밀양시 성폭력‧가정폭력 상담소에서는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자발적 성금 모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크나큰 아픔을 딛고 엄정한 법질서 확립과 성폭력 없는 건강한 도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4. 6. 25. 밀양시, 밀양시의회, 밀양시 시민단체 일동.

 
안병구 밀양시장을 비롯한 80여개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안병구 밀양시장을 비롯한 80여개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 밀양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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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밀양성폭행사건, #밀양시청, #밀양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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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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