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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충북지부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교육청의 '주인공 프로젝트'가 일제고사 부활, 학력 경쟁 조장, 교육 과정 파행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교육청의 '주인공 프로젝트'가 일제고사 부활, 학력 경쟁 조장, 교육 과정 파행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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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초등 실력다짐 주인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초등생에게 총괄 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힌 가운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들이 "현장을 전혀 모르는 소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윤 교육감은 초등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지필평가 형태로 총괄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 해당 부서 담당자들은 "자율평가와 절대 서열 매기기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며, "평가의 세 가지 종류인 진단평가, 형성평가, 총괄평가를 모두 만들어 평가체계를 완결하고 학생 지원, 교사들의 업무를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자율 실시'라는 말은 허울일 뿐, 일제고사를 진행하기 위한 꼼수이자 학교 교육을 더욱 왜곡하고 수동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20일 충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쪽에서는 해외의 고가 교육브랜드(IB)를 도입하며 교실 혁명과 교사 역량 강화를 말하면서, 또 다른 한쪽에서는 교육청이 잘 떠먹여 줄 테니 받아먹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정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총괄평가 결과를 통보받은 학부모들의 학력 불안감은 더욱 상승하고 방과 후 교육이나 사교육에 자녀를 붙잡아 둘 것이며, 지금도 여유 시간이 없는 학생들의 휴식권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학교 현장을 망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험 많이 본다고 실력 향상?

도교육청의 총괄평가와 관련, 현장 교사들이 비판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시험을 많이 본다고 학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총괄평가를 진행하면 충북의 초등생은 일 년에 많게는 7번의 시험을 본다. 예를 들어, 3월 진단검사에서 학습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5학년 학생은 6월에 향상도 검사, 7월 1차 총괄평가, 9월 진단검사, 12월 향상도 검사, 2차 총괄평가를 봐야 하고 여기에 수행평가, 형성평가, 단원평가도 별도로 또 봐야 한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조현경 북이초 교사는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과연 아이들이 윤 교육감이 주장하는 배움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교과 학습은 기본에다가 어디서나 운동장, 학교 스포츠 클럽활동, 체·인·지 자기성장 활동, 인문소 양교육, 디지털 수업도 진행해야 한다"며 "쏟아지는 각종 사업으로 교사들은 과연 일관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교사들은 또 "총괄평가는 일제고사를 진행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진단평가에서도 충북 도내 A초는 교사들의 협의에 의해 자율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지원청에 보고했다. 그러나 주말 사이 해당 교육지원청 담당자는 A초 교장·교감에게 다채움 평가를 권유했고, 결국 A초는 교사들의 의견과 달리 다채움을 이용한 진단평가를 실시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도교육청의 총괄평가가 현장과 괴리되고 있다는 세 번째 이유로 교사들은 "총괄평가로 인한 민원을 누가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도교육청의 안내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제 충북 도내 B학교의 학부모들은 타 학교의 시험 실시를 언급하며 '왜 우리 학교는 시험을 보지 않느냐'는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네 번째 이유로 "도교육청은 정작 교사들이 원하는 지원은 줄이거나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충북교육청은 코로나 시절 교실 내 튜터를 투입,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일대일 지원했고, 이는 학교 현장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충북교육청은 이 예산을 대폭 줄였다. 유초등교육과 C씨는 "예산을 정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50% 이상 대폭 줄었다"며 "교육부 교부금이었고 일시적인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필요한 지원, 없어지거나 대폭 줄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가교육 과정에 명시한 초등교육 목표마저 우습게 만드는 윤건영 교육감은 윤석열 정권의 교육 불평등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행하며 학생들의 행복에서 멀어지려 하고 있다"며 "시험을 자주 본다고 학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현장교사들의 불만이 이미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교육감과 교육청은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청이 기초학력 향상을 도모한다면 충청북도교육청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교육환경 지원조례 2조 2항 2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교육감은 기초학력 보장을 위하여 가능한 20명 이하 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 유지 및 학교 현장과의 소통 강화 등 학교 교육 환경 개선 및 지원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 구체적 방안부터 제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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