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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위원장이 선출된 11개 상임위원회는 물론, 남은 7개 상임위원회에 대해서도 '보이콧'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 국면이 당분간 지지부진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 구성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법제사법위원회를 두고서는 미묘한 기류가 엿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개혁신당이 제안한 '절충안'에 대해서 민주당의 입장을 우선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하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개혁신당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 관련 특별검사법안을 받는 조건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여당이 돌려받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어떠한 답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제안 자체에 대해서는 검토해볼 수 있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추경호 "상임위 참여할 수 없다, 통과되는 모든 법안 거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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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낮 당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러한 상임위는 원초적으로 우리가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불참한다"라며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재확인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본적으로 (국회 상임위에) 우리가 참여하지 않는다. 이거 벌써 수차례 말씀을 드린 거고 그 방침은 오늘도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저렇게 일방적으로, 단독으로 상임위 소집을 하고 회의 개최를 하면서 하는 그 어떠한 의사결정도, 여야 합의 없이 진행되는 그리고 참여하지 않는 상임위에서 결정되는 그 어떠한 법안들도, 우리가 동의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약에 그런 법안들이 폭주를 해서 본회의 통과가 된다면, 우리는 대통령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한다. 이 방침을 다시 한 번 더 확인을 했다"라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적극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이 내일(13일), 나머지 7개 상임위원회에 대해서도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것을 예고하자 그는 "국회는 민주당 의원총회장이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국회 의사일정은 여야 간에 협의를 통해서 확정하고 진행하는 것이지 각 당의 의총에서 일방적으로 일정을 발표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독재적인 발상"이라며 "의회 독주, 독재, 그 병폐를 아직까지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지 정말 유감스럽다"라고도 꼬집었다.

특히나 민주당으로부터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제안이 오지 않는 데 대해서도 반발했다. 상임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그는 "이거에 관해서 아직 어떤 이야기도 들은 바 없다"라며 "앞질러서 자꾸 얘기하지 마시라"라고 반응했다. 이날 오후 중에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열릴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요청한 바 없다"라는 답만 짧게 반복했다. 공식적인 요청이 애초에 없었으니 회동에도 참석할 수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날 송재봉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민주당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개별업무보고를 중단해 달라고 산업통산자원부에 요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물음이 나왔다. 추 원내대표는 "제가 원내대표이다"라며 "개별 의원, 개별 의원실의 보좌관이 한 행태에 관해서 제가 일일이 코멘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잘라 말했다. "지금 공식적으로 (행정부에) 그렇게 얘기를 한 건 없다"라는 것.

개혁신당이 제안한 '조건부 여당 법사위'... 선택 가능한 옵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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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날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박찬대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채상병 특검법의 기한 내 합의 처리를 조건으로 여당이 법사위를 가져가는 합의를 해본다면, 국회가 협치를 통해 성과를 내는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여당이 합의 처리해서 채상병 특검법을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면 아무리 국민 눈치를 안 보고 입법부를 무시하는 윤석열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조건부'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돌려주는 게 어떻겠느냐는 나름의 중재안이었다. 실제 민주당은 야당 몫으로 법사위원장을 주장한 주요한 명분 중 하나로 채상병 특검법을 든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생각지도 못한 안이고, 깊이 검토해볼 만한 내용"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법사위를 협치의 이름으로 21대 때 한번 양보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것이 일하는 국회를 가로막는 큰 불신의 장벽이 됐다"라며 "여당과 법사위를 놓고 신뢰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부연했다.

추 원내대표에게 해당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자들이 묻자, 그는 "민주당에 물어보시라. 두 분 사이에 나온 얘기니까"라면서도 "민주당이 그런저런 조건이 있으면 법사위를 내놓을 의향이 있으신가? 민주당에 한 번 확인해봐주시라"라고 되물었다.

현장에서 박찬대 원내대표가 긍정적인 뉘앙스로 답했다고 전하자, 그는 "(박찬대 원내대표가) 고민한 결과를 알려주시면 좋겠다"라며 "그러면 그걸 듣고 협상을 하든지 말든지 하는데, 아직 제가 답변드릴 상황은 전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식 제안이 온다면 협의 가능한 옵션으로 여지를 남긴 모양새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운영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포기하는 대신 법사위만 확보하겠다는 양보안을 내어 놓았으나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거부된 바 있다.

태그:#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개혁신당, #거부권, #법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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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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