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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서전고 전 교장·‘60+기후행동’ 공동대표.
 한상훈 서전고 전 교장·‘60+기후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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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 농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재생농업을 충북에서 직접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서전고등학교 전 교장이자 '60+기후행동'의 공동대표인 한상훈씨다. 그는 충주에 살면서 1000여 평 땅에 재생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재배하는 작물만 50~60여 가지에 이른다. 또 노년 세대로서 후세대를 위해 기후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한 대표로부터 재생농업의 경험담과 6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는 '60+기후행동'은 어떤 단체인지, 또 최근 충북에서 진행되는 환경교육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재생농업은 기후위기 극복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

교육자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한상훈 대표는 정년퇴직 이후 충주시 산척면에서 재생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20여 년 전부터 학교에 출퇴근을 하면서도 줄곧 농사를 지었던 한 대표는 퇴직 이후 재생농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농사 방법은 일명 '탄소를 줄이는 재생농법'이다. 멀칭(비닐로 땅을 덮는 것)도, 경운(흙을 갈아 엎는 일)도, 농약은 물론 비료도 전혀 주지 않는다.

얼핏 '너무 힘든 거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실제 그의 밭을 보는 순간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밭에는 농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비닐도, 제초제도 없다. 마치 관리되지 않은 땅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의 밭에는 자연스러움이 묻어 있고 건강함이 살아있다. 흙을 만져보면 마치 산에 있는 흙처럼 폭신폭신함을 느낄 수 있다.

"농약은 물론 비료도 전혀 주지 않습니다. 제가 하는 것은 오로지 풀을 깍아서 얹어 주는 거 하나에요. 풀이 풀을 억제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죠. 풀도 완전히 뽑지 않고 조금은 공생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한상훈 대표의 밭.
 한상훈 대표의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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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대표의 밭.
 한상훈 대표의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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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재생농업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서다.

유기농업이 사람의 건강을 생각하는 것이었다면, 재생농법은 한발 더 나아가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농업은 이산화탄소와 무관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농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기체 양은 전체 온실기체 배출량의 30%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농업 분야에서 배출되는 온실기체를 줄여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예를 들어 비료를 많이 뿌리면 그 비료가 분해되면서 나오는 질소산화물 등이 전부 기후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재생농업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농법이 아니라  흡수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의 설명에도 여전히 의문이 들 수 있다. 취지는 좋지만 작물의 생산성이 적은 것은 아닐까?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이들에게 재생농법은 어쩌면 이론에 불과한 방법이 아닐까.

그러나 이에 대해 한상훈 대표는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한다. 앞서 말한 대로 농약과 제초제, 비닐 등을 살 필요가 없으니 그만큼 초기비용이 적게 들어가고, 생산성도 농약과 제초제를 친 작물과 비교했을 때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것.

그의 재생농업은 귀농 또는 농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현재 '60+기후행동' 회원들은 동아리를 조직해 매달 한 대표 밭을 찾아 재생농법에 대해 공부한다.

어슬렁거리며 오랫동안 힘 보태겠다

한상훈씨는 '60+기후행동'의 공동대표다.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소개된 '60+기후행동'은 60세 이상 된 사람만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세대로서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60+기후행동' 회원들은 이른바 '신노년 선언', '어슬렁 행동' 등을 표방했다. 고리타분한 '꼰대'가 아닌, 미래사회를 젊은이들과 함께 고민한다는 '신노년'이 되겠다는 뜻이다. 또한 비록 힘찬 목소리와 몸짓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기후 위기 상황이 벌어진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어슬렁'거리며 '오랫동안'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다. 일례로 '60+기후행동 회원들은 강원도 삼척시 맹방에 들어서는 석탄발전소 퇴출운동에 나서는가 하면 국민연금공단이 석탄발전에 투자하는 현실을 규탄하고 있다.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줌 회의를 통해 안건을 논의하고 위원회별로 활동을 한다. 환경운동을 하는 청년들을 실질적으로 돕는 활동도 한다. 
 
한상훈 서전고 전 교장·‘60+기후행동’ 공동대표.
 한상훈 서전고 전 교장·‘60+기후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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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보충, 조직 체계화해야"

충북에서 환경교육과 혁신 교육에 헌신한 한상훈 대표는 최근 충북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환경교육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 대표는 "교사들이 환경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충북교육청은 실질적으로 인력을 보충하고 산발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콘텐츠와 조직을 체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교육은 많지만,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기 때문에 혼자서 알아서 하는 방식으로 될 수 있다는 것.

한상훈 대표는 "재생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농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며 충북교육청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실현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충북, #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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