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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의회 의원 12명과 사무처 직원 3명 등 15명이 지난 5월 14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 12명과 사무처 직원 3명 등 15명이 지난 5월 14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 달서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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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의회 일부 의원들이 호주와 뉴질랜드로 공무국외연수를 다녀오면서 술판을 벌이고 외유성 관광을 즐겼다는 비판이 의회 내부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출장 전 계획을 심사하는 심사위원회에서도 불필요한 출장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더군다나 심사도 전에 비행기 티켓부터 발권해 심사위 회의 자체가 '요식행위'라는 문제제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달서구의원 12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3명 등 15명은 지난달 14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로 출장을 다녀왔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달서구의회 '호주와 뉴질랜드 공무국외출장 계획서'를 보면, "우리구(달서구)에서 현재 추진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역점시책사업 관련 우수사례를 비교견학해 보다 나은 사업추진을 도모하고 직면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정책방향 모색"이라고 출장 목적이 명시됐다.

그러면서 ▲도시숲 조성과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관광자원 활성화방안 ▲친환경 스마트도시 조성방안 ▲신청사 건립방안 등을 벤치마킹하고 인구감소 문제 등 최근 대두되는 사회문제 대응을 위한 정책방향 수립을 탐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4명 조건부 찬성으로 통과... 2명은 반대
 

하지만 달서구의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의원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 진행된 회의에서 6명의 위원 중 달서구의원 1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반대 의견을 냈다. 최종적으로는 2명이 반대하고 4명이 조건부 찬성해 통과됐다.

A위원은 "방문지와 방문목적의 연계성이 높아야 하는데 방문목적으로 호주나 뉴질랜드를 가야 한다는 게 와 닿지가 않는다"며 "월배차량기지 이전 후적지 활용방안을 수집하기 위해 오클랜드 사일로 공원을 견학한다는 건데 여기서 이걸(방안을) 얻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A위원은 "어디 가서 저출산에 대한 정책 시사점을 받을 것인가.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인사이트(이해)를 받아올 것인가, 다문화 문제는 그 기관이 어떤 특징이 있기 때문에 가야만 하는가라는 언급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B위원은 "공무국외출장은 여러분들이 놀러가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달서구 주민들의 혈세로 가는 거기 때문에 어떤 정책 때문에 여기를 반드시 가야 한다는 것이 출장계획서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외국에 그렇게 다니셔야 하는지 저는 모르겠다"며 "자기가 발딛고 있는 그 자리에서 20·30대 주민들이 저출생 문제에 대해 본인들(구의원들)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주민간담회를 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훨씬 더 효능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C위원은 "오클랜드 사일로 시설 공원 개발과 월배 차량기지와는 서로 연관성이 없다"며 "사일로는 시멘트 저장시설인데 차량기지하고는 개발 방향, 투입되는 예산도 다르다"고 했다.

또 다른 위원은 "사전조사가 없었다면 정말 무리한 목표가 되는데 그런 조사를 했느냐"는 질문을 했다. 심사에 참석한 달서구의원은 "개인적으로 조사한 바는 없다"면서도 "8대 때도 갔다 왔고 여러 다른 의회에서도 많이 갔다 온다"고 답했다.

그러자 심사위 부위원장은 "바로 직전에 갔다 온 코스를 이렇게 또 간다는 것은 결실이나 성과가 없다든지, 가서 소용이 없어서 일 수도 있다"며 "바로 연달아 가는 것은 일반적인 관광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달서구 같은 경우 친환경 스마트도시라 해서 지난해 비수도권 최초로 특별상도 받았다"며 "그런 부분을 오히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와서 벤치마킹해야 될 입장인데 호주나 뉴질랜드로 가서 벤치마킹을 한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고 의문을 표했다.

결국 투표를 통해 찬반을 물은 결과 2명은 "심사위 회의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반대했고 나머지 4명은 출장계획서를 수정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찬성' 입장을 나타내 통과됐다.

한 심사위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미 비행기 티켓을 발권한 상태여서 부결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하더라"며 "심사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심사가 의미 없는 게 핵심 같다. 구조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비행기 티켓을 발권한 날짜는 3월 15일로, 심사위원회 회의가 열리기 약 한 달 전에 처리됐다.

달서구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심사 전 비행기 티켓을 발권했는지 등을 묻는 기자에게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달서구의회는 외유성 국외 출장 논란이 일자 4일 오전 전체 의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했으며,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4월 8일 열린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 회의록 중 일부 내용
 4월 8일 열린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 회의록 중 일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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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달서구의회, #해외출장, #외유성논란, #공무국외출장,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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