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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가맹사업법 개정안 처리 불발 관련 정부 여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가맹사업법 개정안 처리 불발 관련 정부 여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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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님이 '여당과 합의하라'고 하셨습니다. 근데 합의가 되겠습니까? 여당이 사실상 대변하고 있는 본사들이 합의를 해줘야 하는데, 본사들과 만날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합의를 합니까?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합의를 하죠." - 정종열 수리·용역수탁사업자협의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21대 국회에서 사활을 걸었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 개정안(아래 개정안)이 지난 28일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런 가운데, 가맹점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여야 합의'를 근거로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았던 김진표 국회의장을 29일 강하게 성토했다.

가맹점주들의 분노는 왜 국회의장을 향했나

정종열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개정안 미처리 규탄성명 발표 기자회견'에서 "어제 개정안 통과를 기대한 건 비단 가맹점주들만이 아니다. 대리점주 수탁 사업자, 온라인 플랫폼 입점 사업자들 모두 간절히 기다렸다"며 "최소한의 대화 협상이 돼야 우월적 지위의 사업자들과 얘기라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소득이 높아지고 정치 민주화도 됐다는데 유독 경제활동 영역만은 전근대적인 반봉건사회 문화가 남아 있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맺고 있는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사를 향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입김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그동안 추진해왔던 '상생협의 6법'을 대표하는 법안이기도 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4월 23일 정무위 전체회의를 열고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결정했고, 29일의 본회의 상정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김진표 국회의장의 판단에 따라 개정안 상정은 어그러졌다.

이날 가맹점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토가 유독 김 의장을 향했던 건 이 때문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같은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가맹점주들이 무소불위의 힘을 갖게 된다고 반대하고 있지만 자영업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개정안은 협의를 하도록 (본사를) 테이블에 앉히는 법안이지 협상을 강요하는 법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분노할 수밖에 없는 건 여야가 합의를 못하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할 책임이 있는 김진표 의장이 책임을 방기했다는 것"이라며 "여야 합의가 안 되는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여야가 합의하면 상정하겠다'는 발언을 무책임하게 하는 것은 여기 있는 점주 단체들과 시민사회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아직 21대 국회가 완전히 문을 닫은 게 아니다. 오늘 밤 12시까지 협상해 법을 처리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21대 국회서 좌초돼도 22대 때 재추진"
 
제22대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걸려있다.
 제22대 국회 개원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걸려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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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의 '21대 국회 통과'는 사실상 물건너갔지만 민주당은 22대 국회 때 법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위원회 공동위원장이기도 한 민병덕 의원은 이날 "개정안 통과를 간절히 바랐을 가맹점주분들과 중간에 낀 가맹지역본부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21대 국회에서 안 되면 개정안이 충분히 논의가 된 만큼 22대 개혁 국회에서 반드시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남근 당선인 역시 "(개정안이 상정되지 못한 건) 김진표 의장뿐 아니라 21대 국회가 민생입법에 대해 소홀히 바라봤던 관점들을 단적으로 보여줬던 사례"라며 "22대 국회에서는 정쟁 입법 때문에 민생입법들이 소홀히 다뤄지지 않길 바란다. 22대 국회를 이끌어 나가실 국회의장께서는 이 점들을 염두해달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가맹점법 개정안은 22대 국회의장 후보인 우원식 의원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도 하다"며 "22대 국회에서 두세 번째 민생 법안으로 오르는 등 신속한 처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태그:#가맹사업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민병덕, #김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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