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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4일 제10차 교사 집회에서 참가자가 손 피켓을 든 모습.
 2023년 10월 14일 제10차 교사 집회에서 참가자가 손 피켓을 든 모습.
ⓒ 교육언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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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반 6학년 학생들로부터 '비키니 얼굴 합성 사진으로 제로투(반복적으로 선정적인 춤을 추는 인터넷 밈) 영상' 피해까지 당한 경남의 한 초등학교 5년차 교사(남성). 이 교사가 오히려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해 지난 14일 경찰 조사를 7시간에 걸쳐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3명의 학생 학부모가 고소 근거로 삼은 교사의 '아동학대 혐의' 40가지가 알려졌다. 이 혐의에 대해 초등교사들이 공분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수업시간에 영화 안 보여줬다' 등으로 아동학대 고소?

A교사를 직접 만난 교육언론[창]은 A교사가 지난 17일 교사집회에서 발언한 내용 등을 포함해 학부모들이 내세운 아동학대 혐의 내용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살펴봤다.

A교사는 지난 1월 8일 학생들을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했었고, 같은 달 26일 교권침해 피해자 판정을 받았다. 해당 학생들은 A교사의 '비키니 제로투 영상' 등을 만들어 돌리고, 이 교사 등 뒤에서 '손가락 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자신의 자녀가 교권보호위에 회부되자 교권침해 가해 학생들의 부모가 A교사를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는 것. 이들은 지난 1월 중순 경찰에 낸 고소장에서 A교사의 아동학대 40가지를 근거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A교사가 '수학여행 뒤 영화를 보여주지 않고 교과서 수업과 수행평가를 진행한 것' '교과전담실로 갈 때 의자를 밀어 넣으라고 지시한 것' '점심 먹기 전 마이쮸(젤리 이름)를 먹지 말라고 한 것' '단원평가를 어렵게 낸 것' 등을 아동학대 혐의로 지목했다고 한다.
 
A교사가 지난 17일 교사집회에서 발언한 연설문 중 일부.
 A교사가 지난 17일 교사집회에서 발언한 연설문 중 일부.
ⓒ 교육언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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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A교사는 "수업시간에 영화를 보여주지 않고 교과서 위주로 수업했다고, 단원평가를 어렵게 냈다고 아동학대라니, 이러면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면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게 현재의 정서적 아동학대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부모들이 문제 삼은 A교사의 아동학대 혐의는 이뿐만이 아니다. 다음은 A교사의 발언을 바탕으로 정리한 해당 학부모들이 문제 삼은 아동학대 혐의다.

-수학여행에서 통제가 너무 심했다.
-수학여행 버스에서 영화를 안 틀어줬다.
-여름에 교실 에어컨을 잘 틀어주지 않았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은 학생들을 다시 불러 청소하게 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법 고쳐 달라"

물론 학부모들이 문제 삼은 아동학대 혐의 가운데에는 학대 여부를 따져볼만한 다른 내용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A교사가 제시한 아동학대 혐의 내용을 두고 '어느 초등 교사라도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A교사는 교육언론[창]에 "법적 문제가 생길 지도 몰라서 학부모들의 고소장 전체를 알려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A교사는 "이런 고소 내용이 어떻게 아동의 정서발달을 해치는지, 저의 정당한 생활지도로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정말 모르겠다"면서 "저와 같은 피해교사가 오히려 고소당하는 일이 더 생기지 않도록 국회는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아동학대죄 조항을 명확하게 고쳐 달라"고 부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태그:#비키니 피해교사, #교육언론창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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