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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청원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청원
ⓒ 민주당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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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9일 0시 부로 '개딸'이라는 명칭을 공식 파기합니다. 앞으로 개딸이란 명칭 대신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지지자'로 명명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 9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올라온 청원이다. 자신을 '개딸 창시자'이자 '명튜브'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특정 지지층의 악의적 선동 및 프레임 공격에 반하여 '개딸'이란 명칭을 공식 파기하고, '민주당원'으로 기사 정정 보도를 요구할 것을 청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재명이네마을을 개설하고 개딸, 개혁의 딸이란 명칭을 쓰며 서로를 격려하고 검찰 독재를 막기 위해 힘을 내고 다시 일어났다"면서 개딸이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상대 진영은 전두광의 음모처럼 우리를 프레임 하여 선동하였고, 이에 더 이상 참지 못하여 이 글을 작성하고, 청원으로써 공식화한다"면서 "개딸 명칭을 공식 파기한다. 우리는 민주당원, 민주당 지지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개딸'이라는 명칭을 쓴 기사 및 언론사에 대하여 '민주당원'이라는 명칭으로 정정 보도 요구할 것을 청원한다"면서 "의원님들도 공식 파기된 '개딸'이라는 명칭을 쓰지 말아 주시고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지지자란 용어를 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 같은 딸? 개혁의 딸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부산 서면에서 이재명 대표를 기다리고 있는 지지자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부산 서면에서 이재명 대표를 기다리고 있는 지지자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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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이라는 용어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처음 사용됐던 말이다. 극 중 성동일의 딸 성시원 (정은지 분)의 성격이 개 같다면서 '개딸'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개혁의 딸"을 줄여서 개딸이라고 불렀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등장한 것은 20대 대선이 끝난 직후이다. 대선 이후 한 달 동안 민주당에 가입한 신규 당원은 무려 14만 명이었고, 그 중 4만여 명은 20~30대 여성이었다. 

이재명 대표가 참석하는 행사에 가면 자신을 개딸이라고 부르는 여성 지지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이 대표를 지지한다는 손피켓 등을 들고 다녔고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하라며 민주당과 국회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민주당 여론을 주도했다. 

이들은 민주당 여론을 이끌고 지지율을 높이는 역할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진영에는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이낙연 전 대표나 반명계 또는 비명계 의원을 향해 문자폭탄이나 좌표 찍기는 물론이고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강성 지지층을 '개딸'이라며 이재명 지지자를 비하하는 용어로 사용하기도 했다. 

개딸 공식 파기 공식 청원, 왜? 

'개딸'이라는 용어를 공식 파기한다는 청원자는 일부 언론이 개딸을 부정적인 논조로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보수 언론들은 이재명 지지자들의 강성 이미지를 강조할 때마다 '개딸'을 붙이는 경향을 보였다. 보수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나왔고, 이재명 대표도 "'개딸'이라는 용어가 오염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이나 이 대표가 참석하는 행사를 가보면 20~30대 여성 지지자도 있지만 중년 남성층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가 있다. '개딸'이 모든 이재명 지지자를 지칭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이다. 그래서 진작부터 개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나왔고, 이번에 공식 청원으로 올라온 것이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의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조응천, 윤영찬, 이원욱, 김종민 의원이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의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조응천, 윤영찬, 이원욱, 김종민 의원이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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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분열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민주당은 이상민 의원의 탈당을 시작으로 비명계 의원들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으로 복잡한 상황이다.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크쇼에서 탈당과 창당을 시사하며 민주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날 김종민 의원은 "아직 신당 계획은 없다. 민주당이 바뀌면 신당이 되는 것"이라면서도 "연말까지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그때 여러분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지난 8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그 좋았던, 자랑스러웠던 민주당은 과연 누가 훔쳐갔는가. 어디로 갔는가"라며 '당이 위기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기는 어렵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표는 당내 분열과 탈당 움직임에 대해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의 폭주를 멈춰 세우는 건 민주당의 역사적 사명"이라며 "함께 힘 모아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고 민생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다 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개딸, #민주당, #이재명, #비명계,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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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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