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차장검사의 비위 의혹을 제보한 이 검사의 처남댁 강미정씨가 7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참고인 신분이다. 수원지검 2차장검사였던 이 차장검사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의혹이 불거진 이후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됐다가 지난 1일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의결되면서 직무가 정지된 상황이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나타낸 강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동행한 변호인 류재율 변호사는 "(강씨가) 지금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태"라며 간단한 답변을 했다.
류 변호사는 "수사라는 게 원래 사건을 밝히는 것이지만 반대로 덮을 수도 있다"면서 "저희는 최선을 다해 모든 협조를 다할 계획이고, 이번 사건이 제대로 파헤쳐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류 변호사는 "오늘 (검찰과) 조율을 해서 필요한 자료들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사건을 덮으려는 것 같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런 취지는 아니고, 그냥 일반적인 논리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검사는 현재 ▲위장전입 ▲일반인의 전과 기록 무단 열람 ▲처가 운영 골프장에 동료 검사들의 부당 예약 ▲코로나 기간 대기업 부회장의 리조트 접대 ▲처남 마약 사건 무마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의 고발을 접수한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에 배당하고 고발인 조사와 강씨의 시댁인 용인CC 골프장과 접대 장소였던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를 압수수색 한 상태다. 다만 김 의원의 고발 내용에는 처남 마약 무마 혐의가 빠져있어, 검찰의 수사가 거기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강씨는 올해 2월 7일 남편 조아무개씨를 마약 투약 및 소지 혐의로 각종 증거물과 함께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은 지난 6월 21일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결정했다. 강씨는 수사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 배경에 처가와 잦은 민원을 주고받았던 남편의 매형 이정섭 검사의 개입을 의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조씨의 마약 투약 사실을 이 검사의 아내를 포함한 두 누나들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큰 증거를 확보했다([관련기사]
[단독] 이정섭 검사 처남 마약, 누나들은 알고 있었다 https://omn.kr/26kbk ).
한편 조씨는 아내 강씨를 상대로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를 한 상황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이미 축소 수사 의혹으로 감찰이 진행중인 수서경찰서로 보냈다. 두 사람은 현재 이혼 소송 중이다. 류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에 "강미정씨는 용기를 낸 제보자인데, 점점 본인이 피의자로 되어가는 듯한 현 상황을 굉장히 우려하고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