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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교사노조가 일선 학교에 보낸 공문.
 충남 교사노조가 일선 학교에 보낸 공문.
ⓒ 충남교사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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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숙박업소와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빈대 관련 민원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종합대책본부까지 꾸리고 방제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역 교육청에서 일선 학교에 내려 보낸 빈대 방제 관련 공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충남교육청은 지난 10일 공문을 통해 일선 학교에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점검 및 대응 방안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교실과 기숙사 등의 학교시설을 자체 점검하고 빈대 발견시 보건소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이에 일선 교사들과 교사단체들이 발끈했다. ▲공문에 업무 분담이 명확하게 명시되지 않고 ▲보건 담당 교사에게 불필요한 업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교조 충남지부는 15일 성명을 통해 "빈대 퇴치는 교사의 업무가 아니다. 빈대는 감염병이 아니다. 보건교사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바로 다음 날인 16일 충남 교사노조(위원장 최재영)도 성명을 발표하고 비판에 나섰다. 노조는 "교육청은 (빈대 서식) 자체 점검, 표본조사, 방역 계획 수립, 학생 관리 체크리스트 등 문제의 본질과 관련 없는 업무들을 대응 방안에 포함 시켰다. 학교와 교사에게 불필요한 업무를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빈대는 감염병을 일으키지 않는 모기, 파리, 바퀴벌레와 같은 유해 해충의 일종"이라며 "따라서 빈대 퇴치를 위해서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이 아닌 방충 또는 방제 활동이 필요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청의 이번 대응 방안 대로라면 매년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기와 파리, 바퀴벌레 퇴치를 위해 전국의 보건교사들을 투입하라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빈대 방제 활동은 지역사회 보건소와 연계해 전문적인 해충 방제 서비스를 제공하면 될 것"이라며 "교육청은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필요한 업무 하달을 철회하고, 각 학교에 해충 방제 전문 서비스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고 안전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선의도 하루이틀, 업무 스트레스 높아" 
 

최재영 충남교사노조 위원장은 1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교육청은) 방역 업무를 교사에 떠넘기고 있다. 게다가 충남교육청의 공문은 시설관리자가 해야 할 업무와 보건교사가 해야 할 업무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애초에 업무 분장을 해서 공문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서로 협조해서 일을 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선의도 한 번이지, 교사의 업무가 아닌 일을 자꾸 하다 보면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교사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 지금 당장 빈대를 퇴치를 하라는 뜻으로 보낸 공문이 아니다"라며 "현재 일선 학교에 빈대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학교 자체에서 빈대가 있는지를 진단하고, 만약 빈대 발생이 확인되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또 교육청에도 보고하면 방제에 협력하겠다는 의미이다"라고 해명했다.

태그:#충남교사노조, #빈대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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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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