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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예산군 신삽교역  예정지 주민들이 역세권 개발을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충남 예산군 신삽교역 예정지 주민들이 역세권 개발을 반대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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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원주민 내쫓고 농지 훼손하는 역세권 개발 반대한다."
"대대손손 살아온 정든 고향 삽다리, 눈에 흙이 들어와도 절대 못떠난다."


충남 예산군 삽교읍 주민 100여 명이 11일 충남도청 앞에 모였다. 최근 예산군이 추진하는 신 삽교역사(내포역) 예정지 주변의 미니 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토지가 강제 수용될 처지에 놓인 주민들이다. 

앞서 예산군(군수 최재구)은 오는 2030년까지 사업비 4372억 원 규모로 삽교리 85-3번지 일원에 90만5475m²(약 27만4000평)에 계획인구 1만1982명 규모의 미니신도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군은 역세권 내 신도시 개발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은 개발 계획에 반대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토지를 강제 수용당해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고 내쫓기게 생겼다"며 개발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집회 참석한 한 주민은 "여기가 서울 강남이어도 강제 수용 얘기가 나오겠나"라면서 "농지가 싸고 농민들을 만만하게 생각해 강제수용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주민들은 또 "내포신도시도 아직 활성화가 안 된 상황에서 주변에 추가로 신도시를 개발하는 게 이해가 안된다"면서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삽다리(삽교)를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삽교는 가수 조영남의 곡 '삽다리'의 배경이 된 마을이다.

"미니 신도시 개발, 타당성 있나"
 
 충남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 주민들이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충남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 주민들이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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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씨는 "신 삽교역사 주변 미니 신도시 개발이 경제성이나 타당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현재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 신도시도 기대만큼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신도시가 왜 필요한가. (미니 신도시 개발은) 농지를 파괴하고, 토건업자들만 배불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중현 (내포역세권개발 대책위원회) 주민대책위원장은 "최근 개발 상황을 보면 대부분 부동산 실거래 가격의 절반 정도에 수용된다"면서 "농지를 빼앗긴 농민들은 생계가 막막하다. 지금도 건축비가 평당 1000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0평 기준으로 3억을 보상받는다고 해도 세금을 떼고 나면 2억 원 수준의 보상금이 남는다"라며 "이 돈으로는 어디가서 전세를 구해 살기도 어렵다. 땅도 빼앗기고 집도 빼앗기고 주민들은 얻는 게 없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예산군 관계자는 "(신 삽교역 역세권 개발에 대한) 타당성 용역 조사를 마친 상태"라면서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주민 공청회 전까지 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발전을 위해 역사를 개발하는 것이다. (토지를 수용당하는 주민들을 위해서는) 이주자 택지나 임대 주택 등을 만들어 충분한 보상을 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신 삽교역은 충남 홍성-예산-당진-아산-경기 평택 등을 거쳐 서울로 가는 서해안 복선전철에 위치할 신설역이다. 서해안복선전철은 오는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 삽교역은 그 다음해인 오는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주민들이 들고 나온 피켓.
 주민들이 들고 나온 피켓.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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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삽교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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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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