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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김대중평화회의' 국제학술대회 2일차 세션이 진행된 6일 오전 신안군 자은도 씨원리조트에서 제임스 린지 미국외교협회 수석부회장이 ‘신냉전과 지구적 평화체제 모색’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3 김대중평화회의' 국제학술대회 2일차 세션이 진행된 6일 오전 신안군 자은도 씨원리조트에서 제임스 린지 미국외교협회 수석부회장이 ‘신냉전과 지구적 평화체제 모색’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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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 불확실성 우려...김대중 리더십 절실"

제임스 린지 미국외교협회 수석부회장은 6일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열린 '2023 김대중평화회의'에 참석해 "전 세계적 안보 위협 등 위기 국면에서 자국의 불확실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과 결탁해 임시 예산안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케빈 매카시(공화당) 하원의장이 표결을 거쳐 최근 해임된 사안을 거론한 뒤 "이번 주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하원의장이 쫓겨났다. 그 이유는 범죄도 아니고, 윤리 문제도 아니었다. 오히려 미국 정부가 계속운영되도록 노력했다는 이유였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의 이같은 진단은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 회장이 퇴임을 앞두고 지난 7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세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미국)"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하스 전 회장은 "불안한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국가였던 미국이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민주주의 모범 사례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린지 수석부회장은 자국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을 거듭 우려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이 현재를 정확히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미국에) 나타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린지 수석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두고는 "현재 각종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재집권시 '화염과 분노', '브로맨스' 모두 가능...예측 불허"
 
 '2023 김대중평화회의' 국제학술대회 2일차 세션이 진행된 6일 오전 신안군 자은도 씨원리조트에서 제임스 린지 미국외교협회 수석부회장과 조현 전 유엔대사, 백학순 김대중학술원장이 ‘신냉전과 지구적 평화체제 모색’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2023 김대중평화회의' 국제학술대회 2일차 세션이 진행된 6일 오전 신안군 자은도 씨원리조트에서 제임스 린지 미국외교협회 수석부회장과 조현 전 유엔대사, 백학순 김대중학술원장이 ‘신냉전과 지구적 평화체제 모색’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 안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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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트럼프는 이미 한 차례 대통령직을 수행한 바 있어 대통령직이 무엇인지 안다. 그게 함정이다. 우려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의 성향 즉 다자협력을 경멸하고, 우방 국가들이 미국을 착취한다는 사고를 고려할 때 전 세계의 안보 위협에 미국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11월 대선까지 남은 1년 여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트럼프 재집권 시 외교 및 경제정책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세션 좌장을 맡은 백학순 김대중학술원장으로부터 트럼프 재집권 시 대북 정책 전망에 관한 질문을 받고선 "바이든 행정부와는 달리 '화염과 분노'로 대표되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북 강경책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며 "반대로 이미 앞서 우리가 겪어봤던 '브로맨스 시절'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앞서 북한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와 잘 지낸 적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집권에 대해서 만큼은 북한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거 같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 북한에 인내심 보여야...우발적 충돌 막을 장치 필요" 

같은 세션에서 외교부 1·2차관을 지낸 조현 전 유엔(UN) 대사는 바이든 행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향해 "북한을 대할 때는 인내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안전벨트를 세게 매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조 전 대사는 "한국 정부는 대북 핵 억지와 경고를 보내는 것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선명한 레드라인이 때로는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한반도 평화 유지에는 충분하지 않고, 위험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는 "북한과의 핫라인을 조속히 복구해 군사적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 김대중평화회의' 국제학술대회 2일차 세션이 진행된 6일 오전 신안군 자은도 씨원리조트에서 조현 전 유엔대사가 ‘신냉전과 지구적 평화체제 모색’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2023 김대중평화회의' 국제학술대회 2일차 세션이 진행된 6일 오전 신안군 자은도 씨원리조트에서 조현 전 유엔대사가 ‘신냉전과 지구적 평화체제 모색’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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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몇 년간 김정은 정권의 행보를 보면 실망스럽고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자극과 도발 대신 장기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북한과 중국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한다. 한‧미‧일 3자 안보 협력과 군사력 억제만 집중하면 북‧중‧러‧ 관계만 공고히 될 것이다"며 "미국도 한국 정부에 북한과의 대화를 요구하고, 중국과 전략적 협력에 나서야 충돌을 피하면서 궁극적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전 대사는 유엔 무용론에 대해서도 "무용론에 동의하진 않지만 블록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유엔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더 좋은 리더십과 미중 간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미국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중국 역시 자국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유엔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그:#김대중, #미국외교협회, #북한, #트럼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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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통신 기자를 거쳐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사 제보와 제휴·광고 문의는 press@daum.net

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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