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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강남지역에 있는 A초 학부모 등이 만든 단톡방 'A초를 사랑하는 모임'에 올라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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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A초 익명(단톡)방이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힘을 가진 느낌 있잖아요. 우리들 톡을 통해 많은 샘들 신상에 변화 생긴 거 다 봤잖아요. 저만 쓰레기인가요?"
지난 9월 5일 A초 학부모 익명 단톡방 'A초를 사랑하는 모임'(아래 A사모)에 'A초 학부모'란 닉네임을 가진 이가 올린 글이다. A초는 한 교사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 7월 17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서울 서이초와 가까이 있는 서울 강남의 공립초등학교다.
26일, 교육언론[창]은 A사모에 이 학교 학부모 등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올린 글들을 살펴봤다.
이날 현재 366명이 가입된 A사모가 개설된 때는 지난 2021년 9월 3일이다. 이 학교 일부 학부모들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모듈러(임시 조립식) 교실' 반대활동을 벌일 때 이 단톡방을 만든 것이다.
"교장선생님 몸 안 좋아졌나보다, 부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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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강남지역에 있는 A초 학부모 등이 만든 단톡방 'A사모'에 올라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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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7일 이 단톡방 한 참여자는 당시 교장을 겨냥해 "교장 멱살 한 번 제대로 잡혀야 정신 차릴 듯"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글을 적어놓았다. 이 당시 교장이 충격을 받은 듯하자 또 다른 참여자는 같은 날 다음처럼 적었다.
"교장 선생님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나 봐요. 부검해봐야 할 듯한데..."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두 명의 답변이 이어졌다.
"부검합시다."
"부검 ㅋㅋㅋㅋㅋ"
부검은 '사람이 죽은 원인을 알려고 시신을 해부해서 검사하는 일'을 뜻한다.
그런가 하면, '남편 권력'을 내세우는 글을 통해 학교를 압박하는 일도 있었다. 같은 해 9월 17일 B씨가 올려놓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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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 나서기 전에 해결하세요. 점잖은 아빠들 나서면 끝장 보는 사람들이에요. 괜히 사회에서 난다 긴다 소리 듣는 거 아니에요."
이 글에 다음과 같은 반응 이어졌다.
"진짜 이런 분들(점잖은 아빠들)이 나서면 무서운 것 아셔야할 텐데요."
"오늘도 아침을 '모닝 민원'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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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강남지역에 있는 A초 학부모 등이 만든 단톡방 'A사모'에 올라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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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단톡방 한 참여자는 "여기 학부모들이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만 있는 줄 아나 봐요. 왜 학부모나 친인척 중에 고위공무원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요?"라면서 "(모듈러 사업을 철회해) 조용히 정년까지 갈 마지막 기회"라고 겁박성 글을 올렸다.
같은 해 10월 14일에는 교장을 향한 더 심각한 인신공격성 글이 올라왔다. "미X 여자"라는 내용이었다. 같은 해 11월 1일에는 교장 실명을 거론하며 "○○○씨, 동대문에서 장사하시다 오셨나요?"라고 비꼬는 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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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강남지역에 있는 A초 학부모 등이 만든 단톡방 'A사모'에 올라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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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무렵 모듈러 사업은 이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이 사실상 포기 선언을 하며 취소됐다. 올해 현재 이 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5학년의 경우 34.2명이다. 이는 서울 강남 지역 5학년 학급당 학생 수 25.7명보다 8.5명 많은 수치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뒤 A사모 단톡방 참여자들은 "오늘도 아침을 모닝 민원으로 시작했다"(2021년 11월 29일), "민원은 사랑입니다"(2022년 2월 12일), "오늘 아침도 모닝민원과 함께 시작해보아요"(2022년 2월 24일)와 같은 이른바 '민원 자랑'이나 '민원놀이' 글을 심심치 않게 올렸다.
이 같은 비꼬는 투의 말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9월 19일 한 교사가 병가를 내자 한 참여자는 "코로나? 식중독?"이라고 적었고, 이어 또 다른 참여자는 "마음이 아파서 그러신 건가요?"라고 말했다.
이 단톡방 참여자들은 지난 9월 4일 서이초 사망 교사 49재날 무렵 교사들의 추모 집회 참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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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 파업하기로 하셨으니 소풍은 다시 예정대로 가주시는지요. 권리만 내세우면 주장하시는 것들의 의미는 퇴색될 것입니다."(2023년 9월 1일)
"(9월) 4일에 집회하시고 복귀하셔서는 교사의 임무를 다하시면 좋겠습니다. 5일에 학생들과 만나시면 교실을 비워서 미안하다고도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2023년 9월 2일)
'A초를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단톡방 이름과 달리, 이 방에 올라온 글 상당수는 '교원 저격'이라는 게 이 학교 교원들의 증언이다. 다만, 올해 6월 한 참여자가 "C교사는 친절하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곧 "친절한 것이 더 무서운 법"이란 반응이 돌아오기도 했다.
물론 학부모들이 단톡방을 만들 수 있고, 학교에 관해 논하는 것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 단톡방의 경우 익명으로 운영되다 보니, 교사에 대한 비방도 무분별하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사들도 이같은 단톡방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당사자들의 주장이다.
A학교 교원 상당수는 "이 단톡방이 개설된 뒤인 2021년 말 교원전출서류를 작성할 때 이 학교 정규직 교원 70여 명 가운데 33%인 23명가량이 비정기 전보전출을 신청했다"고 증언했다. 5년 근무 기한을 채우지 않은 채 지방파견, 휴직과 전업, 원거리 내신 등의 방법으로 학교를 떠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다.
불안에 떠는 교사들, 최악의 학교 탈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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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강남지역에 있는 A초 학부모 등이 만든 단톡방 'A사모'에 올라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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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언론[창]이 직접 만난 이 학교 교원 10여 명은 "단톡방의 감시와 민원 때문에 교사들이 하루하루 불안에 떨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교사는 "우리는 교원 실명까지 거론되는 단톡방에서 언제든지 조리돌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 교육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교사는 "이것이야말로 마녀사냥이고, 교사사냥이다. 그게 아니고 무엇이냐"고 하소연했다.
이 학교 교장은 이 단톡방에 민원 글이 올라오자마자 학부모들에게 올해에만 두 차례 사과문을 보내야했다고 알려졌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교원사냥'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A사모' 단톡방 고발 기사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