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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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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이다.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상정됐다. 재적의원 298명 중 출석 295명으로 과반 출석 요건을 채웠다. 이어진 무기명 투표에서는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출석 의원 과반(148표) 찬성을 넘겨 가결됐다. 

국민의힘 소속 110명(박진 외교부장관 해외)과 정의당 6명, 시대전환(1명)과 한국의 희망(1명)을 포함 여권 성향 무소속 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민주당에서 29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불체포 특권 약속을 포기하고 전쟁을 택했지만 

이재명 대표는 지난 6월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2월에 이루어진 체포동의안 표결로 논란이 일자 당의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차원에서 내건 약속이었다. 

당시 민주당 혁신위원회도 '1호 혁신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제안했고, 민주당 의원 31명이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그 첫걸음으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대표의 입장은 그때와는 180도 바뀌었다. 약속을 포기한 대신 검찰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것이 아니라 부숴야 한다. 검찰의 영장청구가 정당하지 않다면 삼권분립의 헌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회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검찰의 정치개입과 헌정 파괴에 맞서는 길이라 확신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9월 20일)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이 있기 하루 전에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것이 아니라 부숴야 한다"면서 "삼권분립의 헌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회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오랜 단식 끝에 119 구급차에 실려가 녹색병원에 입원한 이 대표가 강경한 입장문까지 발표했지만 체포동의안은 막지 못했다. 

민주당 대거 이탈과 당내 갈등... 전투와 전쟁에서 모두 패할 수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은 168명이다. 오늘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은 대략 30명에 가깝다고 추정할 수 있다. 민주당 내 '가결파'가 대부분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여의도 국회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 대표 지지자들이 "부결! 부결!"을 외치고 있다.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여의도 국회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 대표 지지자들이 "부결! 부결!"을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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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직후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해야 한다는 거친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대표의 법원 출석이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당내 갈등으로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마지노선은 총선에서의 승리뿐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당내 갈등과 이 대표 리더십 부재가 계속된다면 공천 잡음 내지는 탈당 사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당연히 총선에서의 과반 의석 확보 또한 쉽지 않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약속을 포기하면서까지 '정치 검찰의 탄압'이라는 프레임 전략을 내세웠지만 실패했다. 이재명 대표 개인 비리로 몰고 가려는 검찰과의 전투에서 패배한 셈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 일정이 진행되면서 겪을 치열한 여론전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결집해도 이미 체포동의안이 가결됐기 때문에 대국민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상태로 가다가 구속까지 된다면 연전연패의 늪에 빠지게 된다. 

지금부터 내년 총선까지가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을 건 마지막 전쟁이 될 수 있다. 그가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전투에서는 패했지만 전쟁에서는 승리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상에 누워 있기보다 힘찬 목소리로 여당과 대통령과 싸우는 정정당당한 야당 대표의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이재명, #체포동의안, #국회, #총선,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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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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