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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 건강 악화로 지난 18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같은 날 타병원 이송을 위해 응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단식 중 건강 악화로 지난 18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같은 날 타병원 이송을 위해 응급차에 탑승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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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빠르면 21일 진행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가운데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안을 재가하고, 이에 따라 법무부가 이날 오전 국회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체포동의안이 요청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보고되고 72시간 내 표결에 부치도록 한 국회법을 감안하면 오는 21일 국회 본회의 표결이 유력하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에 대비해 선수(選數)·의견그룹별로 의원들을 접촉하면서 당내 의견 수렴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19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원내지도부가 사전에 다양한 선수 또는 연구단체나 기타 의원모임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서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의원들에게 다시 알려드린 다음에 의원들이 정치적 결단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며 "오늘부터 원내지도부가 상당히 많은 그룹의 운영진 내지는 대표 의원들을 만나고 원내부대표들도 여러 방향으로 오늘과 내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부를 둘러싼 당내 내홍을 염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도 민주당 안팎에선 체포동의안 표결 방향에 대한 입장이 비등하게 갈리고 있다. 

당장, 김의겸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가결했을 때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질 것을 노리고 (검찰에서) 영장을 청구하는 건데, 호랑이 아가리(입)에 머리를 집어넣을 수는 없다"면서 100% 부결 투표를 주장했다. 반면, 조응천 의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요구를) 하시는 게 제일 낫다"며 "여권에서 '방탄 단식'이라고 조롱하는 것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내지도부는 이런 당내 혼란 상황과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대한 정치적 반향도 적지 않을 만큼 의원총회를 열기 전에 좀더 신중히 당내 여론을 모아 결정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변인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의원들의 의견이 분명히 있을 걸로 보고 각자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설득하는 것보다는 객관적인 전체 의견 구조나 어떤 결과가 당을 위해 바람직하냐는 개별 의원들의 판단을 통해서 당의 총의가 모아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원내지도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체포동의안 가·부, 당론으로 결정하진 않는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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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변인은 체포동의안 가·부결 여부를 당론으로 정하진 않는다고도 전했다. 그는 이와 관련 "지난번 (김은경)혁신위 안을 의총에서 논의할 때 인사문제인데 무조건 찬성하자고 당론으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당론으로 정하지 못 했고 총의를 모았다고 표현했다"며 "이번에도 인사문제이기 때문에 (체포동의안 가·부결 여부를) 당론으로 모으는 건 관행에 맞지 않고 그 자체로 당내 불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결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올가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던 박광온 원내대표의 전날 교섭단체 연설내용을 거론하면서 "당내 여론 지형을 정확히 파악하면 그 안에서 생각치 못한 방안들이 나올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어떤 방향으로든 분열을 피하고 비난 여론을 줄이는 묘수를 찾는 게 과제"라고도 설명했다.

'체포동의안에 대한 가·부가 아닌 기권표를 던질 수도 있느냐'는 질문엔 "세부적인 것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기권하거나 표결에 참여 안 한다는 얘기를 진지하게 하는 의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당이나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진지하게 얘기한 적은 없다"고 부연했다.

상임위 일정 다시 가동키로

한편, 민주당은 이날부터 모든 상임위 일정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또한 오는 21일 본회의 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과 방송법 개정안 등 앞서 직회부 결정을 내렸던 쟁점법안들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18일 상임위 일정 보류는) 정부·여당에서 (내각 쇄신·국정기조 전면전환 등) 당의 요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 당의 의지를 강하게 표출할 필요가 있다는 내부 의견이 많이 제기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정기국회에서 야당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기 때문에 오늘부터 정상적인 국회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1일 본회의 때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당의 의사는 변함이 없다"며 "(여야 합의를 요구하는) 국회의장을 설득해서 오랫동안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주요 법안 처리를 차분하게 하나씩 처리해 나가겠다는 게 원내지도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태그:#이재명, #체포동의안,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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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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