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열악한 상황을 전하는 영국 <가디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열악한 상황을 전하는 영국 <가디언>
ⓒ 가디언

관련사진보기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자 속출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에서 영국·미국·싱가포르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기 퇴영하면서 열악한 현장 상황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번 잼버리에 16세 아들을 보냈다는 영국의 한 어머니는 <가디언>에 아들이 현장에서 겪은 것을 전했다. 이 어머니는 "내 아들은 현장을 '난장판'이라고 했다"라며 "스카우트의 모토는 '준비하라'인데 한국 정부는 그렇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한국 정부, 폭염이 아니라 비 대비한 것 같다"

그러면서 "더위가 한국 정부의 잘못은 아니지만, 미리 계획을 세울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폭염이 아니라 비를 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더위뿐만 아니라 잼버리 현장의 벌레들도 참가자들을 괴롭혔다.

그녀는 "아들이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약국에 약을 사러 간 것"이라며 "잼버리 장소가 매립지에 있어 아이들이 벌레에 많이 물렸다"라고 전했다. 

또한 "아들이 극한의 더위에서 며칠간 야영을 하며 기진맥진했다"라며 "캠프장에 햇빛을 피할 그늘이 부족하고, 일부 화장실은 더러워서 현장 상황을 참을 수 없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전화상에서 아들이 더위에 지쳐있는 것처럼 들렸다"라고 걱정했다. 

이어 "아들이 캠프장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잼버리에 가장 많은 4천500명의 대원을 파견한 영국은 전원 현장에서 철수해 서울의 호텔로 분산 이동했으며, 1천100여 명의 미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로 옮겼다. 

그러나 영국은 워낙 대규모 인원 탓에 숙박 시설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어머니는 "아들이 서울의 한 비좁은 호텔에서 다른 스카우트 대원 3명과 함께 호텔 바닥에서 자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앞으로 열흘간 아들이 호텔 바닥에서 자야 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다른 숙박 시설을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말을 듣지 못했다"라고 우려했다. 또한 서울로 올라오고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면서 "너무 심심해서 땅에 구멍을 팠다고 했다"라며 대체 프로그램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공영 BBC방송은 "영국과 미국 대표단은 단기간에 수천 명을 이동시킬 자금과 자원을 갖췄지만, 그럴 수 없는 나라들도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폭염 때문에 떠났다고? "화장실 더럽고 음식도 부실"

영국이 새만금을 떠난 이유가 단지 폭염 때문만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은 BBC에 "캠프장 화장실에 위생 문제가 있고, 음식도 청소년의 영양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어머니도 "딸에게 '훌륭한 인생 경험'이 될 줄 알았던 잼버리가 '생존 미션'으로 변했다"라며 "내 딸은 이 정도의 더위를 예상하지 못했고, 텐트 안이 너무 뜨거워 열을 식힐 수도 없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딸은 샤워실과 화장실도 끔찍했다고 말했다"라며 "쓰레기와 머리카락이 물에 떠다니며 배수구를 막고 있다고 했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서울 등에서 머물다가 예정대로 잼버리 일정이 끝나는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반면에 독일,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벨기에 등의 스카우트 대원들은 현장에 남기로 했다. 

스페인에서 온 16세 소녀 블랑카는 BBC에 "함께온 내 동생도 첫날에는 더위 때문에 병원에 갔지만 지금은 나아졌다"라며 "영국 대원들이 현장을 떠나서 슬프다.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거웠다"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태그:#잼버리, #스카우트, #영국
댓글3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