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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9>는 8월 2일 <“최대 6천 억 경제 효과”…세계 청소년에 한국 새긴다> 리포트를 통해 잼버리 조직위와 정부 측이 홍보한 ‘6천억 이상 경제 유발 효과’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KBS <뉴스9>는 8월 2일 <“최대 6천 억 경제 효과”…세계 청소년에 한국 새긴다> 리포트를 통해 잼버리 조직위와 정부 측이 홍보한 ‘6천억 이상 경제 유발 효과’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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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세계 잼버리 가운데 가장 많은 4만여 명이 참가하면서 새만금 일대도 '잼버리 특수'를 맞았습니다(...) 정부는 세계 잼버리 개최 이후 관광과 캠핑 산업 등 내수 시장 확대로 6천억 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를 예상했습니다."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새만금 잼버리) 개영식이 열린 지난 2일, KBS <뉴스9>는 <"최대 6천 억 경제 효과"… 세계 청소년에 한국 새긴다> 리포트를 통해 잼버리 조직위와 정부 측이 홍보한 '6천억 이상 경제 유발 효과'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잼버리 참가자 중 온열 질환자들이 속출하고 조직위원회의 대응과 준비 부족이 여론의 뭇매를 맞던 시점이었다.

재난 주관 방송사인 KBS는 새만금 잼버리 주관 방송사이기도 하다. KBS는 이날 <잼버리 공식 개영식…이 시각 새만금>이란 현장 연결 리포트에 이어 <'생존왕' 베어 그릴스에 3대가 야영…잼버리 빛낸 이색참가자들>, <"최대 6천 억 경제 효과"…세계 청소년에 한국 새긴다>까지 3꼭지를 연달아 배치하며 새만금 잼버리 홍보에 나섰다.

온열 질환자 속출과 관련해서는 현장 연결 기자가 "야영지가 넓게 트인 공간이어서 햇볕을 많이 받는 만큼, 온열 질환자가 수백 명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잼버리 조직위는 참가자들에게 충분한 수분 섭취 등 폭염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일부 야외 활동은 실내 행사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라고 언급한 것이 거의 전부였다.
 
MBC 뉴스데스크는 8월 2일 톱뉴스 다음 꼭지로 <"하루만에 온열질환 환자 400명"‥땡볕에 4만 명 야영, 불안한 잼버리>라고 보도했고, SBS도 역시 2번째 꼭지인 <'잼버리' 개막 첫날에 온열질환자 400명…잇따르는 항의>를 통해 온열 질환자 속출 및 현장의 열악한 조건과 조직위의 준비 부족 등을 전반적으로 지적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8월 2일 톱뉴스 다음 꼭지로 <"하루만에 온열질환 환자 400명"‥땡볕에 4만 명 야영, 불안한 잼버리>라고 보도했고, SBS도 역시 2번째 꼭지인 <'잼버리' 개막 첫날에 온열질환자 400명…잇따르는 항의>를 통해 온열 질환자 속출 및 현장의 열악한 조건과 조직위의 준비 부족 등을 전반적으로 지적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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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SBS의 논조는 전혀 달랐다. MBC는 톱뉴스 다음 꼭지로 <"하루만에 온열질환 환자 400명"‥땡볕에 4만 명 야영, 불안한 잼버리>라고 보도했고, SBS도 역시 2번째 꼭지인 <'잼버리' 개막 첫날에 온열질환자 400명…잇따르는 항의>를 통해 온열 질환자 속출 및 현장의 열악한 조건과 조직위의 준비 부족 등을 전반적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현장 연결 리포트를 통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참석 소식을 전한 것도 KBS가 유일했다.

그런 KBS의 논조는 하루 만에 180도 바뀌었다. 3일 KBS는 <잼버리에서 온열환자 속출…"야외 행사 중단">, <'폭염 잼버리' 열탈진 속출…음식 문제도?>, <"잼버리 현장 혼란은 가중…추가 대책 필요"> 등 전 국민적 우려가 쏟아진 새만금 잼버리의 현장 상황을 심층적으로 보도했다. 전날(2일) 보도가 잼버리 주관 방송사로서 입장에 충실했다면 3일 보도는 참석자들이나 학부모들, 여론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머니투데이와 디스패치의 상이한 논조 

잼버리 주관 방송 KBS가 논조를 바꾸는 사이, 국내외 언론들은 '나라 망신', '혐한 제조 축제', '준비 부족' 등 비판 기사들을 이어갔다. 4일 오후부터 조직위 내외부에서 행사 중단과 강행 사이 설왕설래마저 오갔다. 이날 새만금 잼버리 참가국 중 최대인 4500여 명이 참가한 영국 스카우트의 철수가 결정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비난 여론이 극에 달하자 4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 안전 책임질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 대응을 공표했다. 여론이나 언론 보도의 반전은 크게 없었다. 뒤늦은 정부 대응을 질타하거나 준비 부족의 원인을 진단하며 조직위와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줄을 이었지만, 유독 <머니투데이>는 달랐다.
 
<머니투데이>는 4일 오후 <활기 넘치는 잼버리장…폭염에도 '웃고 노래하는' 대원들>이란 르포 기사에서 “잼버리 대회장에는 활기가 넘쳤다”고 보도했다.
 <머니투데이>는 4일 오후 <활기 넘치는 잼버리장…폭염에도 '웃고 노래하는' 대원들>이란 르포 기사에서 “잼버리 대회장에는 활기가 넘쳤다”고 보도했다.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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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머니투데이>는 <활기 넘치는 잼버리장…폭염에도 '웃고 노래하는' 대원들>이란 르포 기사에서 "잼버리 대회장에는 활기가 넘쳤다"고 보도했다. 5일에도 <외국 대원들 "더위 적응, 한국 잼버리 재밌어"…어른들 "걱정" 여전>이란 르포를 통해 현장에서 만난 일부 국내외 참가자들의 소감을 전한 뒤 아래와 같은 주최 측 브리핑 내용을 보도했다.
 
잼버리 공동종합상황실장인 제이콥 머레이 세계스카우트연맹 이벤트 디렉터는 4일 브리핑에서 "청소년과 IST(국제운영요원)봉사자들은 좋은 시간을 갖고 있으며 잼버리를 충분히 즐기고 있다"며 "대원들은 회복 탄력성이 있고 그들은 매우 어려운 환경도 적응하기 위해 준비해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데, 참가자 중 61%가 '현재 잼버리 운영에 만족한다'는 통계가 나왔고 오직 8%의 참가자가 '매우 불만족'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의 이러한 논조는 마치 참가자들은 아무 문제없는데 잼버리 밖에서만 우려를 보낸다는 투로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조선일보>도 5일 <잼버리 예산 1000억 어디 썼기에… "이제야 얼음물 맘껏 먹고 화장실 깨끗해져"> 기사에서 "온열 환자 속출로 부실 운영 논란이 일었던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선 이후다"라고 했다.

그러나 5일 오전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 측에 공식적으로 행사 중단을 요청했다. 이날 영국에 이어 미국과 싱가포르 참가단도 철수를 결정했다. 미국 참가단은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1200명 규모로 알려졌다.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5일 여론의 관심을 받은 잼버리 현장 르포는 '잼버리 대회장에 활기가 넘친다'는 <머니투데이>가 아니라 <디스패치> 기사였다.
 
<디스패치>는 5일 <"그 텐트에 잠입했습니다"…잼버리, 새만금의 악몽>이란 현장 기사를 통해 새만금 잼버리 현장의 열악한 환경이 담긴 수십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디스패치>는 5일 <"그 텐트에 잠입했습니다"…잼버리, 새만금의 악몽>이란 현장 기사를 통해 새만금 잼버리 현장의 열악한 환경이 담긴 수십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 디스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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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디스패치>는 <"그 텐트에 잠입했습니다"…잼버리, 새만금의 악몽>이란 현장 기사를 통해 새만금 잼버리 현장의 열악한 환경이 담긴 수십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고생 속에 찾는 작은 행복, 이것이 조직위의 의도였나요? 그렇다면 새만금 잼버리는 성공"이라는 반어법을 통해 조직위 비판을 이어갔다.

<디스패치>는 내일(6일)로 예정된 K팝 콘서트에서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는 한 청소년 참가자의 인터뷰도 게재했다.
 
"개영식 공연을 보겠다고 학생들이 우르르 나갔다가 큰 사고가 날 뻔했어요. 카메라는 앞쪽만 찍어서 뒤쪽 상황을 몰랐을 거예요. 안전요원이 있었다는데, 전혀 관리가 안됐어요. '아이브' 안유진 팬인데, 고민됩니다. 사고날까 무서워요."
 
여전히 싸늘한 외신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동정도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4일 여름휴가 중이던 윤 대통령의 거제도 고현 종합 시장 방문 소식에 이어 5일 윤 대통령의 잼버리 관련 유선 지시 사항도 속보로 전해졌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윤 대통령이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지시하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지시와 정부의 적극 대응 기조에도 외신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미국과 영국의 철수는 최근 발생한 피해와 부정적 보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국 정부에 큰 타격이자 큰 당혹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관련 기사: "잼버리, 서바이벌 미션으로 변해" 영국 부모들 성토 https://omn.kr/252wk).

<가디언>은 이어 "윤 대통령이 '무제한' 에어컨 버스와 냉수 트럭을 주문하고 수백 명의 봉사진 및 의료진이 추가로 투입되는 등 상황 개선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입했다"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소개하는 한편 잼버리 참가자 인터뷰를 통해 "언론 취재의 접근이 제한됐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역시 미국과 영국 참가단의 철수 소식을 전한 뒤 "조직위와 한국 정부가 타격을 입었다"며 "새만금 잼버리가 토요일 오후 중단 요청에 직면해 있다"고 전망했다. 또 <로이터>는 주최 측이 5일 오후 "중단이냐 강행이냐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끝으로 "폭염으로 행사에 참석한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온열 질환으로 치료를 받자 학부모들은 자녀의 안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태그:#새만금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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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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