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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의회 양태석 시의원이 지난 14일 본회의장에서 외국인노동자 혐오 막말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있다.
거제시의회 양태석 시의원이 지난 14일 본회의장에서 외국인노동자 혐오 막말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있다. ⓒ 김민수

얼마 전 외국인노동자 비하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거제시의회 양태석 시의원이 이번에는 지역 여성 주민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관련 기사 : 이주노동자 비하 양태석 거제시의원 '공개 사과·경고' 징계). 

주민 등에 따르면, 양 시의원이 지난 20일 동부면 카페에서 주민총회를 마치고 커피숍에 앉아 있는 여성위원들을 향해 "돈은 없고 내가 가진 것은 두 쪽 뿐이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손을 사타구니 쪽에 갖다 대는 듯한 행동을 했다는 것. 

양 시의원의 문제의 언행은 주민총회를 마치고 주민 위원들과 점심 식사를 한 후, 커피숍으로 이동한 뒤 발생했다. 여성 위원 9명이 카페에 들어 갔고 뒤따라 오던 양 시의원에게 여성 일행 중 한 명이 "의원님, 커피 한 잔 사세요"라고 하자 양 시의원이 문제의 발언과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또 다른 여성이 "성희롱 발언이다. 시의원이 그런 말을 하면 되느냐"고 따지는 일이 발생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주장이다. 

양 시의원은 그 자리에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커피숍을 나갔다고 주장하나, 피해 여성 일행은 "사과하지 않고 어물쩡 그냥 나갔다"고 말했다.

24일, 기자가 양 시의원에게 전화 인터뷰로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는 "총회 후 같이 점심 식사를 하고 카페에 갔는데 잘 아는 이장이 '커피 한 잔 사라'고 해서 '돈은 없고 가진 것은 두 쪽 뿐이다'(라고 말했다). 손으로 사타구니 쪽을 가리켰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죄송하다고 말하고 나왔다. 또 오후쯤 다른 분이 사과를 하라는 항의성 전화가 있어서, 성희롱이라고 지적한 분에게 문자도 보내고 전화로도 사과했다"고 말했다.

"성희롱 해당한다, 성인지 감수성 떨어져" 비판 이어져 

하지만 양 시의원은 자신의 언행이 성희롱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양 시의원은 "커피를 사라고 말했던 사람은 잘 알고 지내는 이장이다. 총회 후 식사를 하면서 분위기도 좋았고, 카페에서 농담으로 한 얘기였다. 편하니까 그렇게 한 것인데 이해가 안 된다. 정서가 메말라도, 당이 다르다고 해서 그럴 수 있나 생각이 든다. 여러 사람 있는 데서 했기 때문에 성희롱 발언이 아니다. 시의원이 아니었으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24일 정윤정 진주 성폭력상담소 소장은 "1대 1 대화였든 여럿에게 한 대화였든 성희롱 발언에 해당한다. 제 3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도 해당한다"며 "음담패설 같은 농담도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고, 이런 성적 농담이나 성문화를 바꿔가야 한다는 게 사회적 흐름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의원이면 이런 성적 문화를 개선하고 선도해야 할 위치에 있고, 또 매년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을텐데도 성인지 감수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양 시의원은 지난 4월 20일 거제시의회 '외국인노동자 지원 조례' 심사과정에서 "'베트남 애들 10명 중의 1명은 뽕을 한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게으르다', '용접할 자리는 안 하고 엉뚱한 데 지지고 이런다', '외국인이 많은 김해는 관리가 안 돼 경찰이 손 놓고 있다', '나중에 세를 불려서 노조를 만들어 일 안 할 수도 있다' 등의 외국인 혐오 비하 발언을 쏟아내 물의를 일으켰다. 거제시의회는 외국인노동장 혐오 막말을 한 양 시의원에게 지난 14일 공개 사과와 경고 징계를 내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뉴스광장에도 실렸습니다.


#거제#거제시#양태석#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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