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 내 방사성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일본 내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 입을 주변국의 이해도 받지 않았다. 오염수가 버려질 경우 장기적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태평양을 공유하고 있는 나라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음에도 일본 정부는 단 한 번도 사과나 그에 대한 이해를 구한 적이 없다.
또한 일본 내정이라며 주변국의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의사를 묵살하고 있다. 버려진 오염수가 후쿠시마 앞바다에만 머문다면 일본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으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버려진 오염수가 이미 태평양 전체에 영향을 준 사실은 연구 결과에 나와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먹이 사슬에 의한 생물학적 농축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저장된 약 133톤의 오염수에는 ALPS를 통한 정화작업에도 불구하고 삼중수소, 탄소14 등 걸러낼 수 없는 많은 핵종이 포함되어 있다.
아무리 물로 희석해서 농도를 낮춰 버린다고 해도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변함이 없다. 30년에서 40년간 지속적으로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로 인한 먹이사슬의 오염으로 생물학적 농축을 통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삼중수소는 사람의 몸에 흡수될 경우 세포와 결합하여 몸에서 배출도 잘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 들어온 삼중수소는 DNA 손상과 암을 유발한다. 임산부가 노출될 경우 삼중수소는 태반 장벽을 넘을 수 있기 때문에 태아에게 치명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삼중수소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 버려질 경우 바다에 존재하는 다른 화학물질과 뒤섞이면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것들을 바다에 버려왔다. 그래서 특정한 생선에 대해 임산부와 영유아의 섭취 제한을 두고 있을 정도다. 바다에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과 화학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와 뒤섞여 내는 '상호작용의 위험성'도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세 번째 문제는 오염수 해양 투기가 30년으로 끝나지 않는 데 있다. 일본은 오염수를 30~40년에 걸쳐 바다에 버리겠다고 하는데 이는 일본 정부의 폐로 계획에 맞춘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에 존재하는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는 현재 약 880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녹아내린 핵연료를 로봇팔로 한 번에 최대 10kg씩 제거해서 폐로를 하겠다고 한다.
계획대로 매일 10kg씩 880톤의 핵연료 잔해를 제거한다면 200년 넘게 걸린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그 기간 동안에도 계속 생성될 수밖에 없다. 오염수 해양 투기는 30년이 끝이 아니라 해양 투기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물론 우리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 문제를 전혀 지적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잘못된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