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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눈빛의 권영길 강연회 중인 권영길 전 의원.
▲ 진지한 눈빛의 권영길 강연회 중인 권영길 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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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4시, 기아자동차 '민주현장노동자회'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경기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노조 교육장에서 권영길 전 국회의원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이날 강연에 앞서 주최 측, 민주현장노동자회 유승원 대의원(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소하지회)은 "오늘 이 교육이 5월 대투쟁과 7월 총력 투쟁에 앞서서, 노동자 중심으로 하나씩 만들어가는 데 알찬 교육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인사했다.

강연은 중간 5분여의 휴식 시간을 포함하여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날 강연에서 권 전 의원은 민주노총 규약규정집을 인용하여 '노동조합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고 노동자가 정치세력화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 까닭과 행동 지침에 대해 피력했다.

권 전 의원은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을 창당한 역사적 성과를 거두어냈다. 그런데 그 중심에, 그 출발에 여러분들이,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조합원이 있다. 기아자동차 노조 조합원은 지금뿐 아니라 노동운동사를 공부한다는 사람들도 그리고 1987년 이후에 노동운동의 흐름을 잘 짚어본다는 사람들도 96년, 97년 투쟁의 그 성과를 제대로 짚지 못하는 것 같다. 96년 97년에 있었던 날치기 노동법 무효화 투쟁은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선봉 투쟁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1996년 12월 26일 날치기 투쟁의 포문을 열었기 때문에 민주노총이 그 후에 제대로 펼칠 수 있었고 그것이 빛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세계 노동운동사에서도 정말로 찾아보기 어려운 빛나는 성과인데 그것을 민주노총도 지금 제대로 못 짚고 있고, 나아가서 당사자인 여러분들도, 기아자동차 노동조합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우리는 그 역사만 안고 있어야 하냐. 그때보다도 더 위기적 상황에 지금 처해 있다. 윤석열 정권 들어선 뒤 정말로 노동조합들이, 특히 민주노총이 이렇게 무너지게 됐다. 이것을 살려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기아자동차 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기아 노동자 여러분, 1996년 기아자동차 노조가 이 나라 노동운동의 포문을 열어서 이 나라 노동운동을 민주노총을 살려냈던 것처럼 지금 시기에 여러분들이 다시 한번 선봉에 서달라하는 호소를 다시 드리고 싶어서 오늘 여러분들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과거 1996년 12월 당시 신한국당이 단독으로 국회를 열어 노동법을 날치기 통과시켰을 때, 권영길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국노총 위원장과 명동성당에서 만나 총파업에 결의한 바 있다.

"1996년 노동운동 포문 열었던 노조처럼, 노조가 앞장서야"
 
권영길의 강연과 집중하는 노동자 권영길이 집중하는 노동자와 눈을 마주치며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 권영길의 강연과 집중하는 노동자 권영길이 집중하는 노동자와 눈을 마주치며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 강승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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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전 의원은 "1996년 12월 26일 명동성당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저)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민주노총은 오늘 08시 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 그때 제가 명동성당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른바 총파업 지침이었다"고 했다.

이어서 "그 전에 새벽 4시에 상근자 한 동지만 데리고 명동성당 안에 들어가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날이 밝아진 다음에 '민주노총은 오늘 08시 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총파업 지침을 한 줄로 내렸던 거다. 그것을 사전에 이야기한 대로 총국에서 받아서 전국적으로 내렸던 거다. 과연 민주노총이 정말로 이 총파업에 움직일까? 민주노총 위원장이 명동성당에서 총파업 지침을 내렸는데 정말 우리 민주노총 총파업이 이루어질까? 그때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이라고 할 정도로 초조하게 기다렸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제가 08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한 뒤 얼마 되지 않아서 한 30여 분 뒤 9시 가까이 연락이 왔다. '소하리 기아자동차가 파업에 들어간다'는 연락이 왔다. 제가 무릎을 치며 '됐다. 이러면 된다'고 했다. 그 연락은 이어서 총파업에 들어갈 뿐 아니라, 그 파업 대오가 명동성당을 향해서 행진하겠다 하는 소식이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금 지나서 울산에서 연락이 왔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파업에 들어간다. 그로부터 2월 중순까지 한국은 노동운동을 일깨우는 중심지가 되었다. 그야말로 들불과 같은 민주노총 투쟁의 불길이 치솟았다. 번졌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또한 "전국 곳곳에서 민주노총 시위대가 행진했다. 대전에서 천안에서 광주에서 부산에서 창원에서 울산에서 춘천에서 전국 곳곳에 있는 모든 부문 노동자들이 '날치기를 엎고 무효화 하라', 즉 당시 김영삼 정권을 심판하자고 외쳤는데 그 포문을 기아자동차 노조가 열었던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권 전 의원의 강연을 마련한 '민주현장노동자회'는 기아자동차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모임으로, 전국의 기아자동차 공장에 근무하는 노동자 회원은 600명이며 소하리 공장에는 140명의 노동자 회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 모임의 전국 의장은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지부장을 역임한 최종태 의장이 맡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권영길 전 의원의 기아차 현장 교육은 이날에 이어 오는 4월 26일 오후 4시에 2회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권영길 기아차 현장 노동자 강연 권영길은 지난 18일 오후 4시, 기아차 노조 교육장에서 기아자동차 소하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교육을 했다.
▲ 권영길 기아차 현장 노동자 강연 권영길은 지난 18일 오후 4시, 기아차 노조 교육장에서 기아자동차 소하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교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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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


#권영길#기아자동차 민주현장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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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활동가로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인터넷 매체에 노동·통일 관련 기사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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