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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오전 광주시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양 할머니는 "나는 솔직히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인지 외국 대통령인지 감을 못 잡겠다"고 말했다.
▲ "우리나라 대통령인지 외국 대통령인지" 3월 21일 오전 광주시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양 할머니는 "나는 솔직히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인지 외국 대통령인지 감을 못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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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일부 강제동원 피해자 측에 소위 '판결금' 명목의 금전을 일본 전쟁범죄 기업 대신 지급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해 피해자지원단체가 13일 "사법주권을 포기하는 얼치기 '제3자 변제'를 걷어치우라"고 요구했다.

양금덕(95) 할머니 등 강제동원 피해자를 지원하는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이날 오후 '주권 포기에 남는 것은 머저리 신세밖에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주권 포기에 남는 것은 국제적 웃음거리와 머저리 신세밖에 없다"며 정부에 '판결금' 지급 절차 중단을 촉구했다.

단체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은 최근 2018년 대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받은 강제 동원 피해자 유족 2명에게 배상금 명목의 '판결금' 지급업무를 시작했다"며 "이는 정부가 지난달 일제강제동원 해법이라고 밝힌 소위 '제3자 변제'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2018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한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행안부 산하 재단을 꼭두각시로 내세워 국내 기업들로부터 뜯어낸 기부금을 재원(금전)으로, 소송 원고들에게 배상금에 해당하는 금전을 대신 지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지급 과정에서 재단과 외교부는 수령을 원하는 피해자 측으로부터 '판결과 관련한 금전을 한국 정부에게 대신 지급받는다'는 취지의 수령 신청서를 받고 있으며, '이번 해법은 대법원 판결에 따른 피해자·유가족분들의 법적 권리를 실현하는 것으로서, 채권 소멸과는 무관하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언급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와 관련 단체는 "너무 당연하다. 새로울 게 없는 얘기"라며 "우리 민법 제469조는 채무 변제는 제3자도 할 수 있지만, 이해관계 없는 제3자는 채무자 의사에 반하여 변제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은 소멸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법원 판결에 따른 피해자·유가족 분들의 법적 권리를 실현시켜 드리는 것'이라는 취지로 정부가 설명한 데 대해서도 "법적 권리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앞장서 피해자의 법적 권리를 짓밟고, 어렵게 쟁취한 사법 주권(전범기업 배상책임)을 포기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알려진 바와 같이, 대법원 판결에서 패소한 일본제철‧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들은 한국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며, 줄곧 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도 낯짝이 두껍지만, 일본 기업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데 한국 정부 재단이 나서서 책임을 왜 대신 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한 모습.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참석한 모습.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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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런 가운데) 일본은 한일 정상회담이 끝난 지 며칠이나 됐다고 '강제동원 문제는 끝났으니 독도를 내놓을 차례'라며 설쳐 대고 있다"며 "반성은 고사하고 한쪽 뺨을 내줬으니 나머지 한쪽 뺨도 내놓으라는 것이 '성의'와 '호응'인가"라며 한일 양국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상식에 반하고, 법적으로도 허용될 수 없는 얼치기 제3자 변제 방식으로 강제동원 문제를 적당히 무마해 보려는 허튼수작을 당장 거둬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태그:#강제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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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본부 상근기자. 제보 및 기사에 대한 의견은 ssal198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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