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체제의 폭력성은 음악ㆍ예술계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걸핏하면 가요규제와 방송금지 조치를 함으로써 음악인들의 목줄을 조였다. 1975년 6월 유신정권은 한국예술문화윤리위원회를 만들어 국내 대중가요의 재심경위 및 금지곡의 목록을 발표했다. <대중가요 재심의 원칙과 방향>에서 제시한 심의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 국가안보와 국민총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
② 외래 풍조의 무분별한 도입과 모방
③ 패배ㆍ자학ㆍ비관적인 작품
④ 선정ㆍ퇴폐적인 것.
선정기준 대로만 시행했으면 그나마 덜 아팠을 터인데, 막상 발표한 내용은 신중현의 <거짓말이야>와 이장희의 <그건 너> 등이 금지곡으로 찍혔다. 노랫말이 특정인을 지목한 것이 아닌데도 '심증만'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비방한 노래로 낙인한 것이다.
유신의 척박한 땅에서도 아리랑은 부활하고 있었다. 압제가 심할수록 가수들의 자생력이 아리랑을 들고 나온 것이다. 1976년 각 TV 방송국의 '10대 인기가요'에 김훈의 <나를 두고 아리랑>과 김상희의 <즐거운 아리랑>, 하춘화의 <대관령 아리랑>이 뽑히면서 다시 아리랑 열풍이 불었다.
나를 두고 아리랑
나를 나를 나를 두고 산 넘어 가시더니
한 달 두 달 해가 또가도 편지 한 장 없네
언제 오시려나 그리운 내님 보고 싶은 내님
돌아와 주오 나를 잊지 말고 무정한 내님아
나를 나를 나를 두고 물넘어 가시더니
한달 두달 해가 또가도 편지 한 장 없네
나를 나를 나를 두고 산넘어 가시더니
한달 두달 해가 또가도 편지 한장 없네
간주중
언제 오시려나 그리운 내님 보고싶은 내님
돌아와 주오 나를 잊지 말고 무정한 내님아
나를 나를 나를 두고 물건너 가시더니
한 달 두 달 해가 또가도 편지 한 장없네
편지 한 장 없네~
편지 한 장 없네~ (주석 16)
대관령 아리랑
굽이굽이 넘어간다 대관령 고개길
나를 두고 가는 님아
산이 가고 물도 가고 차도 가니 님도 간다
유수같은 세월 속에 강산도 변하는구나
강산도 변하는구나
에헤이야 구름도 쉬어 넘던 고개 대관령 고개
서울 길이 멀어 돌고 돌던 고갯길 옛말이 되었구나
간주중
구름 가고 달이 가고 봄도 가니 꽃이 진다
유수같은 세월 속에 초목도 변하는구나
초목도 변하는구나
에헤이야 기러기도 쉬어 넘던 고개 대관령 고개
서울 길이 멀어 돌고 돌던 고갯길 옛말이 되었구나
옛말이 되었구나 음~ 음~ (주석 17)
즐거운 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꽃이 피는 아리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노래하는 아리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꽃이 피는 아리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노래하는 아리아리랑
산에 사는 새야 쌍쌍이 보기 좋아
고개 넘어 나도 사랑을 찾아가네
길은 멀어도 즐거운 마음
눈에 보이네 그리운 얼굴
푸른 산처럼 우리 사랑은 언제나 즐거워
울면서 넘던 아리랑 고개 웃으며 넘는다
라라라라라라라 꽃이 피는 아리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노래하는 아리아리랑
산에 사는 새야 쌍쌍이 보기 좋아
고개 넘어 나도 사랑을 찾아가네
길은 멀어도 즐거운 마음
눈에 보이네 그리운 얼굴
푸른 산처럼 우리 사랑은 언제나 즐거워
울면서 넘던 아리랑 고개 웃으며 넘는다
라라라라라라라 꽃이 피는 아리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노래하는 아리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꽃이 피는 아리 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꽃이 피는 아리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노래하는 아리아리랑
라라라라라라라 꽃이 피는 아리 아리랑
아리아리랑~ (주석 18)
주석
16> 네이버 통합검색.
17> 앞과 같음.
18>앞과 같음.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