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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현 화가 작 "꿈꾸다".
 이채현 화가 작 "꿈꾸다".
ⓒ 이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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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죠. 굳세고 단단한 무쇠여야 살아남을 수 있죠. 살아남기 위해 단단히 자물쇠를 채워 두었던 슬픔의 창고, 그 창고를 열고 싶어요."

송유미 시인이 쓴 "푸르게 슬픈 것들을 그리워하자"라는 시의 일부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같은 느낌을 시인은 시로, 화가는 그림으로 나타낸다고 하지만 시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채현(40) 화가가 송 시인의 시를 표현한 그림을 비롯한 작품을 전시한다. 6월 7일부터 12일 사이 경기도 안산 '갤러리스틸'.

이 화가는 "송유미 시인이 올해 출간한 시집 <당신 아프지마>를 읽으며 영감이 떠오른 이미지를 표현한 4점을 함께 전시한다"고 했다.

2018년 부산미술대전에 입상하기도 한 그는 그림에 대한 뜻이 강렬해서 고등학교 교사 생활을 접고 그림 창작을 해왔다.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했던 그는 다수의 개인전을 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이채현 힐링 갤러리'를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열어 운영하여 많은 사람에게 그림이 주는 '치유'를 선사하고 있다.

연극배우 교사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폭넓은 예술세계관을 펼치고 있는 그는 올해로 창작 활동 10년을 기념해 안산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이 화가는 "201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온전히 작업에만 집중할 수 없었지만 작업을 하기 위해 다양한 일을 하며 틈틈이 작업을 이어왔고, 벌써 10년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쉽지 않은 선택과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 몸부림치던 시간이었고, 만감이 교차한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또 어떤 모습일지"라며 "저의 험난한 여정에 한 분 한 분 와주신 다면 큰 힘이 될 거 같다"고 했다.

작품 "꿈꾸다"가 돋보인다. 그는 이 그림에 대해 "꿈, 순간순간을 지탱해 나갈 수 있는 힘은 바로 꿈이 아닐까. 나의 꿈, 야망, 사랑, 성공, 행복, 위를 향한 큰 눈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지향한 내적 심리이다"고 했다.

이어 "꿈을 향해 걸어가며, 어지러운 세상 속, 뜨거운 삶의 환희와 고통, 그리고, 꿈틀거리는 욕망을 표현하고 싶다"며 "장미꽃 붉은 입술에서 황금의 왕관까지. 완성을 향한 숫자, 은닉된 3의 계단을 걸어올라 에머랄드 하늘에 닿기까지. 오늘도 나는 아름다운 꿈을 꾼다"고 덧붙였다.

"터널 속에 빛"이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도 '강렬'하다. 이 화가는 "어둠 속에서 앞이 캄캄하다고 주저앉기 보다는 희미한 불빛이라도 찾아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 끊임없이 움직여야 할 것이다"며 "동굴의 암흑 속에서 수 천년 생을 이어온 도마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어두어진 환경에서 멸종 된 것이 아니라 다른 기관을 더 발달 시켜 살고 있으며 쓸모 없어진 눈은 퇴화 되었다"며 "나의 또 다른 터널 속에 빛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돌고 돌아 상처투성이가 된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다"고 했다.

그림 창작에 대해 이채현 화가는 "내가 생각하는 그림이란 항상 정신적인 것들이었다. 캔버스에 물감이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그림이라는 물건 물체를 만들어 내긴 하지만 그 물체에 담긴 것은 정신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특별한 재능 없이 그림이 좋다는 이유로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하였고, 풍족하지 않은 형편에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뛰어 가며 그림 독학과 작업을 해냈다"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한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내가 여기까지 와있다. 나의 행위 나의 길의 행보가 꿈을 위해 고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채현 화가는 2007년 미술극 <소녀, 해답찾기>의 미술연출을 했고, 2012년 해운대아트센터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으며, 2014년 이채현힐링갤러리에서 "터널 속에 빛" 전시를 여는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 화가는 전국 공모인 '부산미술대전' (2018년)과 '성산미술대전'(2019년)에 입상했다.
 
이채현 화가 작.
 이채현 화가 작.
ⓒ 이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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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현 화가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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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채현 화가, #이채현 힐링 갤러리, #송유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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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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