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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가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 덕에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트업이 성장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을 쫓아야만 미래 사회로 가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기자말]
 스크리나 홈페이지
스크리나 홈페이지 ⓒ 스크리나

'스타트업'은 이제 갓 창업한 기업을 말한다. 수평적인 기업 문화, 끈끈한 팀워크 등 스타트업의 좋은 면만 부각되면서 막연하게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그 이면은 치열하다. 이제 막 시작한(스타트) 것도 벅찬데 도약(업)까지 해야 한다. 따라서 웬만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이 없다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그런 연유로 스타트업을 또 다른 말로 '죽음의 계곡에 위치한 기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타트업 기업은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기에 수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더군다나 금지가 원칙이고 예외를 허용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트업이 살아남기가 더욱 힘들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을 주목해야 하는 건 '세상에 없던 그 아이디어'가 때로는 새 미래를 열기 때문이다. 

'스크리나'는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등을 함께 보며 채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로나로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자 영화관을 집으로 가져온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채팅하며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영화관 못지않다.

스크리나는 최근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도 진출했다. 미래의 문화생활은 어떻게 변할 것이며, 논란인 NFT 산업은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지난 1월 28일 스크리나 사무실에서 김광정 대표를 인터뷰했다. 

"OTT, 이미 TV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 스크리나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스크리나에서 '함께 본다'는 건 스트리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각기 참여한 사람들의 화면 싱크를 맞춰주면서 채팅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친한 친구여도 영화 취향이 다르면 같이 영화를 안 보게 되는데, 스크리나에서는 영화 취향이 같은 사람들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OTT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멈출 수 있어 몰입의 즐거움을 빼앗기곤 하는데 스크리나는 함께 보기 때문에 몰입감과 끝까지 봐야 한다는 약간의 압박감이 생겨 사용하는 분들이 많다."

-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OTT 시장이 영화시장을 대체하고 있는데 비대면 생활이 끝나도 사람들이 '스크리나'에 모일까?
"비대면 생활은 코로나 때문에 없던 변화가 생긴 게 아니다. 다만 가속화됐을 뿐이다. 페이스북이 나타나기 전 나의 인간관계를 살펴보면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곳은 오프라인이었다. 오프라인에서 먼저 만나고 페이스북(온라인)으로 페친을 걸었다.

그런데 지금은 온라인에서 먼저 만난다. 오프라인에서 전혀 일면식이 없었던 사람들이 친구 신청을 걸어오고 그들의 생활을 온라인으로 먼저 접한다. 그러다 관심사가 비슷하면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도 한다. 오프라인에서 만나 온라인으로 이어진 인간관계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바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크리나'는 영화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코로나가 끝나면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지금보다는 늘겠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온라인에서도 계속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최근에는 OTT 산업이 TV 시장도 넘보는 것 같다. 정주행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있다. OTT 산업은 TV 시장을 넘어설까?
"이미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OTT 산업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된 콘텐츠에 방점을 두고 있다. OTT 기업이 만든 작품들은 공중파에 비해 콘텐츠 제작에 제한이 적기 때문에 '특색 있다'라는 평가가 많다.

작년 세계적인 흥행을 이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이 대표적 예시인데, 이 신선함이 전 세계에 먹힌 거다. OTT 기업들은 점차 특색 있고 차별화된 작품들을 선보일 텐데 공중파가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언론도 마찬가지인데, 유튜브에서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공중파보다 '삼프로TV'의 역할이 더 컸다는 얘기가 나온다. 후보들도 인기 많은 유튜브를 찾아다닌다."

"정부가 모호함 떨쳐내고 용기를 가져야 할 타이밍"
     
 팝콘이 되기 위해 영화관에 들어왔으나, 코로나로 인해 아직 옥수수에 머물러 있는 '옥님'
팝콘이 되기 위해 영화관에 들어왔으나, 코로나로 인해 아직 옥수수에 머물러 있는 '옥님' ⓒ 스크리나

- 스크리나 하면 NFT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최근 '옥님'의 NFT가 흥행했다고 들었다. NF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그림 작품이나 P2E 게임(돈 버는 게임)에 주로 활용되는 걸로 소개가 된다. '옥님' NFT는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옥님'은 스크리나 가상극장에서 살고 있는 옥수수다. 팝콘이 되기 위해 영화관에 들어왔지만, 코로나로 팝콘이 팔리지 않으면서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선다는 스토리를 가진 캐릭터이다. '옥님'은 같은 뼈대를 가지고 다양한 형태의 NFT로 제작되어 판매되었다.

이러한 형태를 '제너러티브 NFT'라고 하는데 '옥님'의 NFT를 소유하면 특별한 멤버십에 속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커뮤니티는 '와치투언'(Watch to earn, 보면서 돈을 버는)을 추구한다. 현재는 함께 영화를 보면 포인트를 쌓아주고, 랜덤으로 추첨을 통해 NFT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영화를 보는데 오히려 금전적 혜택이 생기는 것이다.

- 영화를 보는데 돈을 내는 게 아니라 돈을 받는다?
"그렇다. 영화를 보는데 왜 관람객이 돈을 받을까?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관람객이 없으면 어떤 영화도 성공할 수가 없다. 영화가 성공하려면 먼저 잘 만들어야겠지만, 관객의 입소문도 잘 타야 한다. 특히 초기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후기를 올리고, 티켓 인증샷을 찍으며 이와 비슷한 공감대를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것에 대해 관객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가 없었다.

반면 NFT 커뮤니티에서는 가능하다. 그전에도 활성화된 커뮤니티는 광고나 홍보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커뮤니티원들이 직접 그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NFT를 소지한 사람들의 커뮤니티는 그 혜택을 유저들이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인기가 생기면 여기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NFT의 가격은 올라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NFT를 보유한 사람들의 자산은 늘어난다. 참여한 사람들은 더욱 이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길 바라며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제적 유인을 얻게 된다."

- 해외에서는 NFT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인 축구 클럽 AC밀란은 보유 선수를 NFT 카드로 만들어 축구 게임을 개발했고 내전 등으로 달러 수급이 어려운 제3세계에서는 NFT로 구호자금을 모으고 있다. 국내는 어떤 상황인가? 어려움은 없나?
"국내도 NFT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이미 공개된 기업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내부적으로는 치열하게 NFT와 블록체인을 학습하고 접목 방식을 연구 중인 것 같다. 다만 NFT 흐름을 작년부터 봐왔던 입장에서는 국내가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 느리게 글로벌을 따라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NFT 사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어려움이라고 한다면,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규제에 대한 부분인데, 아직까지는 NFT는 물론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는 모호함이 많다. 사실 이건 우리나라뿐만은 아니라 충분히 이해가 된다.

문제는 그 모호함이 부정적인 뉘앙스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을 이어간다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있다. 어떤 규제가 마련되느냐에 따라 당장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고, 갑자기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이제는 정부가 모호함을 떨쳐내고 좀 더 용기를 가져야 할 타이밍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성윤씨는 미래당 서울시당 대표입니다.


#스크리나#옥님#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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