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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를 예방해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4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를 예방해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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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색전.

더불어민주당 윤호중·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의 취임 후 첫 만남을 요약한 결과다. 지난 4월 30일 선출된 김기현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윤호중 원내대표를 예방하면서 마련된 자리다.

두 원내대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협치를 다짐했다. "항상 눈가에 부드러운 웃음과 미소로 상대를 편하게 해주시는 인상이시다(윤호중)" 혹은 "미소가 아름다운 남자, 마음도 아름다운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김기현)"이라며 서로에 대한 상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각자 날선 말을 주고 받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문제에 대해선 비공개 회동에서도 원론적인 대화만 주고 받은 채 결론을 내지 않았다.

"같이 예술적인 정치 하고파"... "서로 존중하면 잘 풀릴 것"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 선출되시고 대한민국 야당에서 가장 강력한 당대표 직무대행을 겸하게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한드린다"면서 김기현 원내대표를 반겼다. 그러면서 "저희가 초선일 때 상임위 활동도 같이 했고 여러 차례 뵈었는데 항상 눈가에 부드러운 웃음과 미소로 상대를 편하게 해주시는 인상이셨다"며 "앞으로 그 인상을 어떻게 하면 제가 계속 볼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넌지시 '앞으로 살살해달라'고 요구한 셈.

특히 그는 "여야가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추구하는 가치나 철학이 다를 수 있다"면서 "그것을 어떻게 잘 조화시키면서 서로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을 찾는지는 그야말로 정치의 영역이자, 창조적 예술의 영역"이라며 "저는 김 원내대표와 함께 예술적인 정치를 하고픈 욕망을 느낀다. 잘 만들어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백신공급과 접종뿐만 아니라 민생지원 문제, 나아가 우리 경제를 어려움 속에서 일으켜 세우는 문제까지 서로 여야 없이 초당적으로 협력할 사안이라 생각한다"라며 "밤이 깊을수록 별이 더 빛난다는 말이 있다. 여야 양당이 더 빛을 발해서 큰일을 이뤄가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저의 부드러운 인상을) 계속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자신 역시 여야간 협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답변이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여야간 갈등도 있고, 대립도 있지만 결국 여야는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전차의 양 바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민 행복과 부강한 나라를 위해 오른쪽, 왼쪽 바퀴를 잘 굴려가면서 방향을 잘 조정하는 게 여야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회 운영과정에서 양당 원내대표가 여야간 강경 대치 국면을 '예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윤 원내대표가 앞서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여당 원내대표로서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우회적 요구'였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여야가) 서로 협조관계를 잘 만드는 것이 국회 운영의 기본 원리라는 소신과 철학을 갖고 있다"라며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입장이 있기 때문에 서로 존중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켜나가면 의제를 잘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내대표가 아닌 평의원이거나 다른 직책을 맡을 땐 조금 센 톤으로 서로 부딪히기도 하지만 원내대표는 충돌을 조정하고 예방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역할"이라며 "윤 원내대표도 종전과 다른 입장에서 전체를 조율하는 데 같은 보조를 맞춰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장물' 공방 벌였던 법사위원장 문제에는... "원론적 얘기 나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회동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회동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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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원내대표의 탐색전은 비공개 회동에서도 사실상 유지됐다. 본론이라고 볼 수 있는 법사위원장 문제를 깊게 다루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3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돌려주지 않는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고, 윤 원내대표는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서 174석 정당이 법사위원장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이 불법인 근거를 찾지 못하겠다"라면서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신현영·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원장과 관련해선 원론적인 대화만 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 운영 정상화 방안과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라고만 알렸다.

부동산 문제와 코로나 손실보상법 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 원내대표가 (부동산 문제와 관련) 전문가들과 현장 소통을 위한 국회 청문회 형식의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며 "손실보상법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국회에서 양당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다만 "손실보상법과 관련해선 소급적용에 대한 추가적 논의와 고민이 필요해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부분에 대해 양당 원내대표가 공감했다"면서 "(김 원내대표가 제안했던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코로나19 백신 수급을 위한 대미사절단 파견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 주도적으로 사절단을 꾸려서 원활한 백신 수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자는 취지다. 윤 원내대표는 외교부와 대사관 등을 통해 파견 가능성 등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신 원내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서 그 부분을 감안해 서로의 역할이 있을지 논의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태그:#윤호중, #김기현, #손실보상법, #법사위원장, #백신 사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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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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