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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장 주변 타워크레인.
골프장 주변 타워크레인. ⓒ 이경수
 
2020년 새해 들어서 현재까지 소형 타워크레인 사고는 3건 있었으며 4명의 노동자가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참고로 2019년엔 14건의 사고로 3명이 숨졌다. 모두 소형 타워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그보다 두 배나 많은 유인 타워크레인 사고는 전무하다. 잠시 잊을만하면 끔찍한 사고가 터지곤 하니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도심 외곽 할 것 없이 소형 타워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소형 타워란 최대 인양 능력 2.9t 미만으로 조종석이 없고 리모컨으로 조종한다.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은 4차 산업과 연관지어 반긴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리모컨 기능은 이미 30년 전에도 있었기 때문에 4차 산업과는 전혀 무관하다. 다만 이 리모컨을 어떤 사람이 조종하는가에 따라서 사고 유무가 판가름 날 뿐이다.

2019년 말까지 소형 타워 조종은 누구라도 관련 기관에서 일정한 시간 교육을 수료하면 면허를 부여해왔다. 그 결과 최근 몇 년 동안 소형 타워 사고가 대폭 증가하였다. 워낙 많은 사고가 발생하다 보니 2019년 말경 국토교통부가 새로운 대책을 내놨다.

소형 타워 조종사 면허 교육 시간을 조금 더 늘리고 예전에는 없던 실기 시험까지 거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도 큰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전국의 공사현장마다 소형 타워 리모컨 관리를 확실하게 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일부 건설현장에선 급할 땐 아무나 소형 타워를 조종해도 된다는 생각들이 팽배해있다. 매 순간 사고만 나지 않고 무사히 넘어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무자격자가 소형 타워를 조종하는 것은 누구라도 잠시 지켜보면 알 수가 있다.

어느 때건 소형 타워크레인에 매달린 물건이 과도하게 장시간 흔들리고 있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타워크레인 조종사라면 일상적인 속도에서 크레인 훅에 매단 물건이 흔들리지 않게 옮길 수 있을 만큼 능숙한 조종 실력을 갖춰야 한다.

이때 잘못 조종하게 되면 더 크게 흔들린다. 이런 일들이 자주 반복되다 보면 사고로 이어진다. 어느 분야든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 이유다. 국가 기능사 자격증이 아닌 몇 시간 교육을 수료한 것이 전부인 사람에게 이토록 예민한 타워크레인을 조종하도록 우리 정부가 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형 타워는 소형 지게차, 로더, 굴삭기와는 차원이 다른 장비다. 이들에 비하면 장비의 규모가 훨씬 거대하고 무거운 물건을 옮길 뿐만 아니라 작업 반경이 넓다.

또한 지하와 공중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옮겨 다니며 일해야 한다. 고도로 숙련된 기능 인력이 타워크레인을 조종해도 모자란 판에 급하면 아무나 몰아도 되는 것쯤으로 정부가 자격을 남발해서야 되겠는가.

이제라도 출고 예정인 건설기계는 운전석이 있어야 한다. 그 이유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조종 방향이 바뀌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국내 소형 건설기계 중에서 운전석이 없는 것을 꼽으라면 타워크레인이 유일하다.

지금처럼 소형 타워 조종사가 공사현장을 오가며 리모컨으로 조종하다 보면 크레인과 반대 방향으로 서있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자칫 헷갈리면 장비를 반대 방향으로 조종하게 된다.

만약 운전실이 있다면 그럴 리도 없고, 또 실수를 하더라도 조종사가 곧바로 알아차리기 쉽다. 그러나 리모컨 작업은 조종사가 잘못 조종하고도 한참 지난 뒤 타워크레인이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나서야 느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금의 운용 방식으로는 사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토부는 소형 타워크레인 사고가 증가한 주된 원인을 제대로 못찾고 있다. 분명 산업인력공단에서 타워크레인 운전 기능사 자격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왜 소형 타워크레인은 몇 시간 교육을 받은 수료증으로 대체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소형 타워라 해도 사고가 발생했다 하면 몇 사람이 목숨을 잃고, 물적 피해가 큰 장비다.

이제라도 유인과 소형을 가리지 않고 타워크레인 운전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소형 타워를 조종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

#소형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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