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규모의 행사지만 큰 감동을 주는 무대가 있다. 눈에 보여지는 것이 훌륭한 작품이거나 혹은 완벽한 공연이 아니어도 말이다.
그것은 아마도 그 과정 속에 숨겨진 땀과 노력이 보이고, 그래서 더욱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6일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주단기보호 예술잔치'가 바로 그런 자리였다.
행사장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했고, 연극이라고 이름 붙여진 공연도 연극이 아니었다. 공연 순서에 적힌 모든 프로그램이 사실은 실제 무대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듯하다.
하지만 그 안의 공기는 여느 공연장 못지 않게 뜨거웠고, 무대를 바라보는 모든 관객들의 시선에는 진한 감동이 배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관객으로 자리를 채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자의 부모나 보호자였다. 그리고 지난 1년 간 프로그램을 함께 한 선생님들까지.
무대를 바라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에서 고된 시간의 흔적과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느낌이었다. 마치 외로운 전투 끝에 큰 숨을 몰아쉬는 소중한 시간 같았다고나 할까?
정말이지 힘들게 준비했을,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열과 성을 다해 뽐내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저 아름답기만 했다. 그래서 더욱 값진 무대를 선사받은 기분이다.
한마디로 이날 행사는 무대는 물론 객석까지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행사의 타이틀인 '우리 삶의 주인공은 나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를 맡은 채영민 팀장은 "올해는 다양한 체험과 외부 활동을 통해 신체적 활동과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또 "연극, 영화, 미술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건 갑작스런 건강상태의 악화로 이날 함께하지 못한 이들 몇몇이 있다는 것이라고 그는 아쉬워했다. 현재 주·단기보호센터 이용자는 4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