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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진례 대흥알앤티 여성 노동자가 남성 조장한테 화장실 사용을 카카오톡으로 알린 것이다.
 김해 진례 대흥알앤티 여성 노동자가 남성 조장한테 화장실 사용을 카카오톡으로 알린 것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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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동자들이 남성 조장한테 화장실 사용을 보고하도록 해 논란을 빚은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들이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고 있어 노동조합은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경남 김해 진영 소재 '대흥알앤티'에서는 사측이 '생산성 향상 근무지침'을 통해 화장실 사용시 조·반장한테 보고하도록 해 논란을 빚었다.

이는 지난 15일과 16일 사이 언론 보도와 노동조합 기자회견으로 알려졌다. 일부 여성 노동자들이 남성 조장한테 화장실 사용을 보고해야 하기에 수치심으로 볼일을 보지 못하고 참았던 것이다.

이로 인해 여성 노동자 4명은 급성방광염, 1명은 신우신염 진단을 받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런데 수치심을 호소했던 여성노동자들은 여전히 같은 남성 조장한테 화장실 사용을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남성 조장은 지난 주 하루 휴가를 다녀온 뒤 계속 같은 조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24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흥알앤티지회는 "사측은 화장실 사용과 관련한 당사자의 휴가를 승인하였고, 이후 업무복귀를 하였지만 괴롭힘 사실과 관련한 조사와 대응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같은 공간에서 피해자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했다.

대흥알앤티지회는 이날 오후 김해 진례 공장에서 "노동탄압 분쇄, 대흥자본규탄,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흥알앤티지회는 "대흥알앤티 자본의 직장 내 괴롭힘이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된 후에도 사측의 사과 혹은 재발방지 대책 등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직장 괴롭힘 금지법'에는 직장 괴롭힘이 접수되거나 인지되면 지체없이 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대응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측은 이와 관련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흥알앤티지회는 "직장 내 괴롭힘 사례라고 제시한 예비종 타종 문제 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사측은 인지 된 직장 내 괴롭힘에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고용노동부 양산지청 역시 진정을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흥알앤티는 복수노조이고 금속노조 대흥알앤티지회가 다수다.

소수인 한국노총 대흥알앤티노조는 대자보를 통해 "사내 문제들이 언론을 통해 전국에 알려짐에 직원으로서, 조합원으로서 수치심을 느끼고,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 생각되어 부끄럽고, 미래가 매우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노조는 "일부 조합원의 일들로 직원 전체가 그랬던 것처런 과장된 표현으로 일관하고, 일부 조반장들이 업무시간에 화장실 출입을 못하게 하여 질병이 생긴 것처럼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일부 조반장의 징계 처분을 사측에게 논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 일로 인해 업무 지사의 올바른 이행으로 조합원이 조금이라도 불이익 처분을 받는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흥알앤티지회는 이 문제를 핑계 삼아 회사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행동은 자제하기 바란다"고 했다.

대흥알앤티 사측은 이미 "경영위기가 심각하고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해 생산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불합리한 근무 관행을 해소하고자 근무지침을 시행하였다"며 "사적인 사유로 인한 근무지 이탈은 최대한 휴게시간을 활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조반장에게 보고 후 시행하도록 하는 취지"라고 했다.

회사는 "근무시간 중 화장실 사용은 직원 개인의 의사와 필요에 따라 이용하고, 화장실 이용을 사유로 한 근무태만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사후적으로 사안별로 인사조치 검토"라고 했다.

고용노동부 양산지청 관계자는 "대흥알앤티지회에서 진정서가 접수되었고 검토를 해서 당사자 소환 조사를 할 예정이다"며 "그 사업장이 복수노조로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조사를 해보고 나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여자 직원인데... 남자 조장한테 보고하고 화장실 가라니"(7월 16일자)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흥알앤티지회는 7월 24일 오후 집회를 열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흥알앤티지회는 7월 24일 오후 집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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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흥알앤티지회는 건물 외벽에 펼침막을 걸어 놓았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흥알앤티지회는 건물 외벽에 펼침막을 걸어 놓았다.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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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대흥알앤티#금속노조#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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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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