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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을 향한 탈핵 순례길 위의 사람들 2019 탈핵 순례 마지막 날 파주 금촌2동 성당에서 출발하어 임진각을 향해 탈핵 순례길을 이었다
임진각을 향한 탈핵 순례길 위의 사람들2019 탈핵 순례 마지막 날 파주 금촌2동 성당에서 출발하어 임진각을 향해 탈핵 순례길을 이었다 ⓒ 김광철
 
지난 1월 11일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 '한라에서 백두를 넘어 핵 없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탈핵 순례길에 나섰던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은 파주 임진각에 도착하여 3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지난 2013년 6월 6일부터 시작하여 매년 여름과 겨울을 이용하여 1회 30일 내외의 탈핵 순례를 이어온 날수가 367일이고, 총 걸은 거리가 6660.5km에 이른다.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장인 강원대 성원기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한라산에서 임진각까지 탈핵 순례길을 이어간 것은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서 손을 맞잡아 올린 감동을 다시 제주 한라산에서 재연해 주기를 바라는 희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리고 탈핵 순례길이 임진각을 넘어 백두산까지 이어지기를 희망하는 발걸음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임진각에 도착하여 조현철 신부 등 5명의 천주교 신부들이 탈핵 순례 마무리 미사를 집전하기도 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임진각에서의 탈핵 천주교 미사 천주교 예수회 사도직 위원회의 조현철 신부 등 5명의 신부들이 집전하여 이루어진 탈핵 희망 천주교 미사
임진각에서의 탈핵 천주교 미사천주교 예수회 사도직 위원회의 조현철 신부 등 5명의 신부들이 집전하여 이루어진 탈핵 희망 천주교 미사 ⓒ 김광철

서강대 신학대학원장이면서 녹색연합의 상임대표이기도 한 조현철 신부는 미사의 강론을 통하여 탈핵 문제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핵발전 지지자들은 '원전을 한 하면 전기요금이 오른다', '세계 원전 시장에 진출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이런 논리가 먹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인간의 생존보다 우선시하는 경제 논리를 앞세우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집요한 핵발전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근거한 것이다. 핵발전은 통하여 몇몇 대기업들이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데, 이런 이익을 챙기기 위하여 생명, 안전은 희생할 수 있다는 논리는 동의할 수 없다.

핵발전소는 생명이냐 안전이냐의 문제 대 자본의 논리이다. 자비는 그리스도인의 현식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해야 한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였지만 불특정 다수가 위험에 빠지지 않는 것이 다수의 행복이다. 이것이 곧 자비이고 정의인 것이다. 탈핵은 자비의 중요한 내용의 하나이다. 탈핵은 가장 중요한 자비의 실천이다. 탈핵은 재물을 멀리하고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다."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이 올해 한라산에서 시작하여 임진각까지 이어간 것은 지난해 남북미 정상 회담을 통하여 밝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지지는 물론이고, 이는 한반도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핵무기와 핵발전소도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는 희망을 널리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않겠다는 것은 그나마 환영한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6800억 원이 들여 개발해온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실증시설 건설을 위한 초기 설계를 중단하기도 한 것은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2019 겨울 탈핵순례의 마지막날 기자회견 임진각 광장에서 이루어진 2019 겨울 탈핵순례 마지막날 기자회견의 모습
2019 겨울 탈핵순례의 마지막날 기자회견임진각 광장에서 이루어진 2019 겨울 탈핵순례 마지막날 기자회견의 모습 ⓒ 김광철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됨으로써 '한국 탈핵'은 2080년에나 가능하다는 것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이다. 현재 25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데, 공사 중인 것들이 완공이 되면 29기가 되어 핵발전소가 더 늘어나서 그만큼 핵발전 위험에 노출된다며 2080년까지 핵발전 사고가 날 가능성과 계속 쌓이고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는 심각하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과감하게 탈핵 정책을 수정하여 2030년에 탈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하기도 하였다.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은 기자회견을 통하여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희망하며, '완전한 비핵화'는 핵무기만이 아닌 핵발전소 폐쇄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하였다. 
 
탈핵순례를 완주한 박보영 전직 초등교장 32일 간의 제주-임진각 구간을 완주한 74세의 박보영 전직 초등학교 교장
탈핵순례를 완주한 박보영 전직 초등교장32일 간의 제주-임진각 구간을 완주한 74세의 박보영 전직 초등학교 교장 ⓒ 김광철

이번 탈핵 순례길에서 특별히 주목을 받은 사람은 박보영 전직 초등학교 교장이다. 그는 천주교 신자로서 천주교 주교회의의 탈핵 입장을 지지하며 몸소 실천하기 위하여 탈핵 순례길에 나섰다. 고령에 최초로 이렇게 긴 거리를 강행군을 하다 보니 봉와측염을 앓았다. 다리가 붓고 죽은 피들이 몰려 검은 반점들이 생김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몇 차례 들르면서 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완주를 하여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였다.

"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탈핵에 대하여 잘 이해를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전직 교장이라는 사람들도 그렇다. '핵발전을 안 하면 당장 전기가 끊기는 줄 알고, 전기요금이 오르면 어쩌냐?'는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며 이번 탈핵 순례길에 나서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핵발전의 위험에 대하여 너무 무지한 것에 대하여 나 같은 사람이라도 이렇게 걸으면서 탈핵을 외쳐야 되겠다는 결심으로 참고 완주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완주를 하고 나니 힘은 들었지만 참으로 뿌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탈핵 순례길에 나선 367구간 순례단원들 2월 24일로 367일 간 6660.5km의 탈핵 순례길을 이어갔다.
탈핵 순례길에 나선 367구간 순례단원들2월 24일로 367일 간 6660.5km의 탈핵 순례길을 이어갔다. ⓒ 김광철

마지막 날에는 금촌 성당, 주엽동 성당, 교하 성당, 천주교 예수회 등의 천주교 신자와 신부, 수녀 등과 '4.27 판문점 선언 DMZ 구간 평화의 띠 잇기" 모임의 최정분 대표, 파주 녹색당 등 파주지역 시민들, 서울과 부산, 청주, 대전, 광양, 전주, 삼척 등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 60여 명이 함께 걷거나 미사에 참석하였다.

한편 이들의 순례길에서 숙박은 주로 순례지의 천주교 성당을 이용했다. 이들의 순례길에서의 비용은 순례자들이 자비 부담도 하지만 천주교 신자들, 또는 '초록교육연대'나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과 같은 시만단체, 순례 지역의 시민, 사회단체, 개인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다. 평화의 춤꾼 박소산씨에 의하면 지나가던 어떤 택시 기사는 꼬깃꼬깃한 1만 원 권 지폐 한 장을 넣어주기도 하여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고 한다. 

#탈핵순례단#한라에서 백두를 넘어#367일#6660.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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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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