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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주도 신성국 신부 인터뷰 "김현희 재조사하면 풀릴 일"

(서울=연합뉴스) 1987년 11월 29일. 대한항공(KAL) 858기가 실종된 날입니다. 승객 115명 전원이 함께 '실종'됐습니다. 대통령 선거 전날 비행기 트랩을 내려오던 마스크 쓴 김현희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데 천군만마가 됐지요.

그러나 이 사건은 시간이 흐를수록 의문이 해소되기는커녕 더욱더 커지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유족'이라고 불리길 거부하고 있습니다. 두 눈으로 시신을 확인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의 진상을 전혀 알지도 못하는데 '북한 공작원 폭탄 테러에 의한 전원사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폭발사건이라 하지 않고 실종사건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의 유튜브 채널 '연통TV'는 KAL858기 실종 사건 가족회와 함께 15년간 진상을 추적해 온 신성국 신부와 최근 만나 풀리지 않고 있는 의혹들을 짚어봤습니다.

신 신부와 가족회는, 칼기 실종사건 31주년을 앞둔 지난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부를 상대로 폭파사건의 재조사를 촉구하였는데요.
아래는 정일용 소장과 신 신부 간의 대담 전문입니다. 이 대담 내용은 연통TV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YEXJD318vvU )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당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은폐된 사실을 알고 계신 독자분께 제보 부탁드립니다(연합뉴스 ☎ 02-3983-114. 통일언론연구소를 찾아 주십시오).

(대담 중 일부 인명에 대한 호칭 등은 추가하여 넣었으며, 뜻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간략한 서술체로 기술하여 가독성을 높였습니다.)

정일용-신성국 대담 전문

2018년 11월 23일 오후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 사무실

▲ 정일용 소장 = 1987년 1월 1일 자로 연합뉴스에 입사했다. 그해 11월 29일 KAL기가 실종됐다. 사건이라는 게 대개 시간이 흐르면서 의문이 해소돼야 하는데, 만 31년째 흐르면서도 해소되기는커녕 더 많아진다. 왜 이런가.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더욱 의문이 깊어지니 답답하다. 이 일에 15년째 매달려서 진상파악 하고, 가족들과 얘기해왔는데, 며칠 전에는 다른 요구가 아니고 재조사 해달라는 그런 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조사를 하지 않았나?

▲ 신성국 신부(이하 직함 생략) = 이 사건 관련한 물증이 전혀 없었다. 이 사건 두 가지로 보면, 우선 항공기 사고로서 제대로 조사를 했느냐 이 문제부터 따지면, 테러 폭발이라고 했는데, 입증할 증거물이 전혀 없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 제기 의혹이다. 다음 항공기 사고라면 유해, 유품 기체잔해가 많이 나오게 돼 있다, 모든 항공기는 그러한 결과 놓고 사고 원인 분석하는 것이다. 이 사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115명 승무원 탑승객이 탔다고 하는데 단 한 구의 시신도 나오지 않았다.

▲ 정일용 = 며칠 지나서인지, 확실히 모르겠는데, 비행기 문짝이 발견된 것 아닌가?

▲ 신성국 = 아니다. 사고 당시엔 안 나오다가 1990년에 사고 동체 일부가 나왔다, 김현희 씨 확정판결 대법원 판결 앞두고. 이게 왜 문제가 됐느냐면 잔해를 국과수에 폭약 흔적 있느냐 감정을 의뢰했다. 당시 안기부가. 62점을 동체와 여러 다른 잔해물인데, 단 한 곳에서도 폭약 흔적이 없었다.

▲ 정일용 = 거참 희한한 일이다. 그런데 폭약 흔적은 반드시 나와야 하나?

▲ 신성국 = 나와야 한다. 폭약 전문가에 따르면 폭약은 반드시 금속에 그 성분이 묻어있다고 하더라. 바닷물에 들어가 있더라도, 나오게 돼 있다고 하더라. 또 한 가지. 항공기 사고를 조사하게 되면 잔해가 나오면 그것을 영구 보존하게 돼 있다. 이것은 또 다 폐기했다. 안기부가.

중요한 물증, 이것은 폐기하면 안 된다. 이렇게 공중 폭파사건이라고 해놓고 잔해에선 폭파 흔적 전혀 없고, 갖고 온 잔해는 보존하지 않고 불법적으로 폐기하고. 이것은 자꾸 없애는 것이다.

두 번째, 수사. 김현희 씨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 수사기록을 2007년도에 받았는데, 수사기록, 재판기록, 김현희 씨 진술서를 다 받아서 분석을 했는데, 이것도 행정법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 소송해서 받았다. 받아본 순간, 이래서 이들이 수사기록 안 내줬구나 한 게, 수사기록이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봐도 다 거짓말이다.

▲ 정일용 = 신부님이 그런 말 (다 거짓말이라고) 하면 믿겠나?

▲ 신성국 = 우리 변호사님, 조사팀장, 대책위원들이 다 봤다. 맞는 게 하나도 없다. 김현희 씨 진술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그러면서 저희들이 이 사건 진상규명이 반드시 필요하구나 이렇게 느꼈다.

▲ 정일용 = 신부님 말씀, 가족회 말씀도 그렇고 자기가 당원이라면서 노동당원이라면서 자기 당증 번호를 몰랐다고 한다?

▲ 신성국 = 김현희 씨 수사기록을, 재판기록을 보면 기본적으로 피의자 인적사항, 신원을 밝혀야 하는데, 김현희 씨는 신원을 입증할 수 있는, 북한 사람임을 입증할 수 있는, 기본적으로 그렇다면 두 가지다. 공민증 번호, 우리 주민등록증과 같다. 17살부터 나온다. 공민증 번호 (적는 데가) 공란이다.

▲ 정일용 = 모를 수도 있지 않을까?

▲ 신성국 = 아니다. 자기는 훈련도 많이 받고 어디 가서 입소도 하고 공작원으로 차출도 되고, 하는 동안 다 써야 한다고 하더라. 주민등록번호와 똑같다. 배급 받든, 이사하든, 학교 다닐 때에도, 자기 신원의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공란이다. 김현희 씨 신원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건 다 없다.

당원증(당증 번호). '기억 못함'이다. (노동당원은) 아무나 하는 것 아니다. 김현희 씨 나이가 대충 따져보면 들어갈 때 나이가 20대 초반인데 (정신이 총총할 때이다). 당원증은(당증 번호가) 얼마나 중요한 번호냐.

▲ 정일용 = 노동당원들은 당증을 빨간 주머니에 넣어 가슴에 품고 다닌다(자기 생명처럼 소중히 여긴다). 당원증 외우는 건 기본일 것 같은데.

▲ 신성국 = 왜 공민증 번호, 노동당원증(당증 번호)은 기억 못하나. 이것만 해도(이 두 가지만 기억해도) 믿겠는데. 진짜 중요한 두 가지 번호는 기억을 못한다. 만일 김현희 씨가 공민증 번호, 당원증 번호를, 당시 안기부가 '이것으로 써' 하고 줬다고 하더라도 못 쓴다. 북한에서 (이거 내 번호인데 하면) 쉽게 드러나니 이것은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 여러 가지 말을 해봤자, 김현희 씨가 (김현희 진술이) 소용이 없다. 다른 것은 (또) 어떻게 아냐(알겠는가), 현지 조사 하지도 못했는데.

▲ 정일용 = 대체 사고 지점이 어딘가요? 안다만 해역? 미얀마(당시 버마) 해역에 추락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런가 하면) 당시 원주민인가, 주민들 말로는 삼림 지역으로 불꽃을 내고 날아갔다고 해서 카렌 족 동네, 밀림을 수색하고 하기도 했는데. (밀림지역은) 바다하고는 떨어져 있는 것 아닌가.

▲ 신성국 = 떨어져 있다. 정부 조사단이 수색하러 간 게 태국 버마 국경 밀림지대였다. 수색단이 왜 그리로 갔을까 의문이 든다. 비행기가 (운항할 때) 항공노선의 교신 포인트가 있다. 이 지역에서 벗어난다 교신해 주고 다음 교신 지점에 들어왔다 교신하면서 간다. 전(前) 교신 지점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다음 교신지점에서 교신이 없으면 실종된 것이다.

수색단은 교신지점 마지막이 어디냐 이를 확인해야 한다. 그 나라 정부와 관제탑에 다 기록이 되니까. 다음 교신 지점에 안 들어왔다 하면 그 사이가 (실종지점이) 될 것인데, 그건 상식인데. 교신지점이 (마지막으로) 된 곳과 (다음 교신이 예정됐으나) 안 된 곳이 다 바닷가다. 그러면 아직 육지로 들어온 게 아니다. 바다에서 해상 수색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전혀 배제하고, 무조건 밀림지대로 가서 9일간 수색을 했다. 밀림지대에서만 7일간 했다.

▲ 정일용 = 그것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 신성국 = 밀림에서 수색하다 사고 지점이 아니라 판단해서 해상으로 갔다, 이틀간. 그러다 아무것도 못 건지고 돌아와요. 계속 건질 때까지 수색해야 해요 비행기 사고는. 그런데 돌아와서 테러라고 발표해버려요. 어떤 증거를 갖고 결론을 내야 하는데, 아무 증거도 없이 테러 폭파(라고 발표한다). 비행기 사고 역사상 그런 것은 없어요. 사고지점도 몰라, 그러면서 북한에 의한 테러 폭파? 명시적으로 가족들에게 제시하고 믿을만한 물증도 내놓고 이러고 나서 발표해야지, 아무것도 없이 북한이 했다고 믿으라 하면 누가 믿겠나.

▲ 정일용 = 그때는 (국민 모두) 다 믿었다. 그런데 또 하나 의문점이 있는데. 항공기 사고 났다고 하면 반드시 보험금 청구하도록 돼 있지 않은가? 사고(테러에 의한 폭발)든 아니든 해야 하는데 했는가?

▲ 신성국 = 제가 가족들에게 확인했는데 보험금이 아니고 위로금, 정부에서 대한항공 통해서 7천900만원씩 지급했다. 대한항공은 당시 동양화재보험에 1차 보험 가입하고 동양화재는 영국 로이드 국제보험에 2차 보험 가입했다. 워낙 덩치 크니까, 비행기에 대한 보험금도 들어가야 하니까. 보험금에 대한 질의를 대한항공에 보냈다, 자료 공개하라고.

2004년에 보냈는데 14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안 온다. 답변이 없다. 회신이 없다. 피해자들은 보험 청구에 대한 증명서를 당연히 요구할 수가 있다. 기본적인 자료조차 주지 않는다.

▲ 정일용 = 일본 사람들은 기록을 소중히 여기지만 우리는 그런 것(자료)이 없어서 못 했던 것 아닌가?

▲ 신성국 = 일단 청구를 안 했다고 본다. 보험사는 사고에 대한 실사를 자체적으로 하도록 돼 있다. 자체적으로 한다. 이것을 왜 청구를 안 했을까? 영국 국제보험이 실사하게 되면 당시 정부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다 드러나게 돼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아예 청구 안 한 것이다. 로이드는 엄청난 돈을 앉아서 번 것이다.

▲ 정일용 = 로이드 보험사에는 뭐라고 했는가?

▲ 신성국 = 여러 차례 보험사에 자료 청구를 했다. 그쪽에서 얘기하기를 정부나 피보험자 대한항공에서 자기들에게 정식으로 요청하면 보내주지만, 개인 피해자들이 하면 자기들은 자료 공개 안 한다, 몇 번 요청했다가 그렇게 답변만 받았다.

▲ 정일용 = 의문의 여인 김현희씨, 지금 현재 국내에서 있나.

▲ 신성국 = 제가 알기로 대구에 사는데, 경북지방경찰청 보안국의 6명의 경호원에 의해서 항상 24시간 경호를 받고 있다.

▲ 정일용 = 어떤 근거로 경호하는가. 북쪽에서 온 사람들은 1~2년간 보호관찰 그때나 (경호)해주는 것이지, 30 몇 년 지나도록 경호를 해준다?

▲ 신성국 = 김현희 씨에게는 24시간 경찰이 붙어 다닌다. 대통령, 전직 대통령 경호 수준이다. 그런 예우, 법적 근거도 없다.

▲ 정일용 = 경찰에 물어봤나 그 근거는?

▲ 신성국 = 국정원에 물어봤죠. 올해 초에 물어보니, 우리는 손 털었다. 김현희 씨는 떠났다. 국정원 직원이 (하지) 않는다. 경찰청에 넘겼으니 그쪽에 물어보라, 서로가 떠넘긴다.

▲ 정일용 = 115명을, 그것도 자기 형제들을 죽였다고 자처하는 여자를 나라에서 세금을 들여서 30 몇 년간 보호하고 있다, 이게 무슨 짓이냐. 참 기가 막힌 일이다. 대구에 사는지는 어찌 아나.

▲ 신성국 = 작년부터 김현희 씨가 외국 언론과 몇 번 인터뷰했다. CNN, NBC 등. 해외 언론 인터뷰하면서 평창 올림픽은 평양올림픽이다. 북한에 속지 말라(고 했다). TV조선에도 나오고, 그랬다. CNN에 어디서 김현희 씨 인터뷰했냐 물으니, 지국장이 대구 모 호텔에서 인터뷰했고, 자기들 연결해준 건 TV조선 기자이다(라고 했다).

▲ 정일용 = TV조선하고 김현희 씨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 신성국 = TV조선은 많이 등장시켰다.

▲ 정일용 = 신부님도 김현희 씨 만나려면 TV조선 기자 접촉?

▲ 신성국 = 제가 TV조선 무척 좋아하는데(ㅎㅎ), 김현희 씨 만나고부터는 거리를 두고 있다. 김현희 씨가 대구에 산다는 것은 확인이 됐다. 경찰청이 가장 안전하게 경호할 수 있는 곳이 경북경찰청이니(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멀리 갈 것 없이.

▲ 정일용 = 가족분들은 스스로 '유가족'이라고 하고 있지 않죠?

▲ 신성국 = 시신이 없으니. 시신을 봐야죠.

▲ 정일용 = 그분들이 김현희 씨를 보면 속이 뒤집어지겠습니다.

▲ 신성국 = 어제도 한 가족을 만났는데, 자기 남편이 중동에서 1년 동안 일하고 오겠다고 하고 (갔다). 아이가 둘인데, 한 아이가 6개월짜리, 아빠 얼굴도 모르고, 아빠가 해외 나가 있을 때 태어났다. 각자 저마다의 아픔이 있다. 이분은 아이 둘을, 가장(家長) 잃으면서, 30여년간 아이 키운 것이다. 가족들의 역사가 비극적이다. 이것은 단순히 115명 죽은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가족들의 고통이 죽은 사람 못지않은 또 하나의 고통이다. 김현희 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족에게 물으니, 왜 우리에게는 오지 않고, 우리에게 반성한다 사죄한다 하지 않고 TV에 나와서 하느냐고, 이러면서 분노한다. 31년 동안 한 번도 추모제에 온 적 없고, 가족에게 온 적도 없고, 김현희 씨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31년째다.

▲ 정일용 = 자기가 범인이 아니라서 (그런가)? (범인이 아니어서) 내가 왜 거기 가야 해(라고 생각하는가)?

▲ 신성국 = 저도 그 생각을 가져요. 내가 누구한테 사죄해야 해? 국정원이 시키는 대로 그렇게 하는 거예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는 거예요.

▲ 정일용 = 신부님도 가족도, 그 여자에게 꼭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 신성국 = 그렇다. 김현희 씨를 1990년 3월 27일 확정판결 사형 (선고하고), 4월 12일 대통령 특별사면(했다). 15일 만이다. 사면하면서 당시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 보면 '역사의 증인으로서 김현희 씨를 사면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사면받은 이유가 역사의 증인이 되어야 하니까 피해자 가족들이 100번 부르면 100번 와서 답변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사면만 달랑 받아놓고 아무 책임도 없다? 왜 사면 시켰느냐? 엉터리 재판, 엉터리 사면(이다). 유일하게 피해자 가족만 당한 것이다.

▲ 정일용 = 전두환 씨, 대통령 자격도 없으니 전두환이라고 부르겠다. 왜 전두환 집골목에서 시위를 하려고 하나?

▲ 신성국 = 11월 29일 목요일 오전 11시에 간다. 왜 그러냐면 15년간 이 사건 하면서 당시 안기부가 '무지개 공작'이라고 하는 것을 만들었다. 무지개 공작을 알게 된 게 2006년도다. 문건이 발견된 게.

▲ 정일용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가 보도한 것인가?

▲ 신성국 = 김 기자가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것인데, 무지개 공작의 목적이 'KAL기 사건을 북한에 의한 테러 공작이라고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라', '북한이 88 서울올림픽 방해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을 알려라' 하는 것이었다. 어떤 사고인지도 모르는데, 북한이 테러 저질렀다고 방송 언론 통해 알리라고 하는데, (이렇게 지시한 게) 12월 2일이다. 사고 난 지 사흘째다. 12월 2일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전두환이 국무회의에서 "KAL기 사건은 북한이 저지른 테러 사건"이라 발표해버린다. 무지개 공작대로 전두환이 한 것이다.

▲ 정일용 = (무지개 공작 문건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지만, (무지개 공작이) 사고 난 뒤 대책인가, 아니면 (사고 전부터 있었던 것인가)?

▲ 신성국 = 12월 2일이 실행일로 돼 있다. 전두환이 청와대에서 실행한다. 그날부터 무지개 공작대로 모든 것이 움직인다. 무지개 공작을 기획하고 준비한 것은 이미 그 전에(실종사건 발생 전에) 다 일어난 것이다. 기획과 실행이 동시에 일어난 게 아니다. 상당한 기간 목적과 단계가 있는 것이고 실행은 당장 그날부터 실행한다는 것이었다. 무지개 공작 실행일이 12월 2일이다.

▲ 정일용 = 만약 그렇다면(기획해서 사건을 저질렀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 신성국 = 김현희 씨가 그날(87년 12월 2일) 무엇을 했는가. 독약 먹고 병원에 누워있는데, 입을 벌린 날이 12월 23일이다. 처음으로 "언니 미안해" 했다(고 한다). 술술 (범행을) 불기 시작한 것은 12월 말이다. 12월 2일엔 김현희 씨가 아무 말도 안 했는데 '88올림픽, 대선 방해하려고' 하는 그런 말들이 어떻게 나오나. 타임 테이블이 전혀 적용 안 된다. 1988년 1월 15일 안기부 수사 결과 발표할 때 무지개 공작 내용이 그대로 들어갔다. 상식에 근거해 이 사건을 바라보면 모든 답이 나온다. 복잡한 문제 아니다.

▲ 정일용 = 김승일, 하치야 신이치, 김현희 씨의 아버지라고 했던'공작원'은 자살까지 하지 않았나?

▲ 신성국 = 아버지라고 발표는 하지 않고 공작조라고 했다. 당시 70세이니 노인이다.

▲ 정일용 = 그가 (진짜) 공작원이니 독약 앰풀(ampoule)을 깨물고 현장에서 죽은 것 아닌가?

▲ 신성국 = 독약 앰풀이라는 게…. 1972년 이후락이 김일성 만나러 간다. 그때 앰풀 가져간다. 그것은 웬만한 스파이는 다 갖고 다닌다. 북한만 독약 앰풀 사용하는 게 아니다. 우리도 그런 케이스 많다. 이 문제도, 인위적으로 안기부가 만든 것이고, 그것도 저는, 김현희 씨가 독약 앰풀 먹었다는데 그거 거짓말이다(이라고 생각한다). 앰풀 내용물은 청산가리 가스인데, 액체도 아니고 물체(고체)도 아니다. 터뜨리는 순간 호흡으로 죽는 것이다. (터뜨리는 순간) 죽는다. 그런데 안 죽어. 더 웃기는 건 깨물고 죽으려고 시도했다는데 안기부가 만든 수사기록 보면, 독약 앰풀 사진 나오는데, 깨물지 않은 온전한 독약 앰풀 사진이 나온다.

▲ 정일용 = 그건 실물 사진일 뿐, 실제 깨문 것과 다른 것 아닌가?

▲ 신성국 = 아니, 그것이라고(김현희가 깨문 앰풀이라고) 했다. 수사기록 보면서, 이렇게 엉터리로 써놓고 무슨 수사를 했을까(의심이 들었다). 본 사람은 다 그런다.

▲ 정일용 = (요즘 항간에) 우리를 알기를 개돼지로 아느냐(는 말들이 있는데). 바보 병신으로 아는 것 같다. 멋대로 적어놓은 것 아니냐(신부님 지적대로라면)?

▲ 신성국 = 김현희 씨가 북한(사람)이냐 아니냐 따지기보다 김현희 씨가 사건에 어떻게 관계됐느냐, 어떻게 말했느냐 물어야 하는데, 북한이냐 아니냐, 전제가 틀린 것이다. 김현희 증언들이 올바르냐 이것을 먼저 따져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말을 안해…. 김현희 씨가 폭약을 터뜨렸다 하면 입증을 해야 하는데, 다 틀리다 컴포지션 포(C4 폭약), 이것은 북한에서 1989년부터 개발된 것이다, 사고 후에. (이것 어떻게 아셨나?) 폭파 전문가 신동수 박사가 전 세계 폭탄 꿰뚫고 있다. 그에 따르면 87년에는 (북한에서) 사용하지도 않은 폭약이다.

▲ 정일용 = 듣는 것마다 다 의혹투성이니….

▲ 신성국 = (1987년) 12월 2일에 모든 신문에 폭약, C4가 나온다. 우리 수색단들이 가서 비행기 사고지점도 모르고 동체도 못 찾고 (할 때인데). 그런데 어떻게 폭약이 나오고 이걸 사용했다고 하고, 이게 말이 되는가.

▲ 정일용 =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이야기처럼 들린다.

▲ 신성국 = 진상규명 하는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하는 게 아니고 앞뒤 따져보니 맞는 게 하나도 없다. 연결되는 게 하나도 없다. 앞이, 뒤가 틀리고 모순되고 왜곡되고…. 국정원에다 왜 이러냐 하면(물으면), 자기들도 답변하기 군색한 건 "김현희가 그렇게 답변했음"이다(이라고 한다). 김현희 씨 진술이 틀렸던 것 아닌가. 국정원도 자기들 수사 제대로 안 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 정일용 = 전두환도 치매에 걸렸다고 하고, 31년이 흘러버렸는데, 무슨 (수로) 진상규명이 될까.

▲ 신성국 = 된다. 두 가지로 생각한다. 이는 두 가지 성격의 사고다. 하나는 사고 조사. 사고 지점에 가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국토부가 나서서 사고(현장)를 수색하면 (된다). 특히 그쪽 지역이 수심이 50m 된다. 왜 그런 얘기 하느냐면 당시 안기부가 발표한 사고지점인 위도 경도 다 나왔으니까. 그것을 구글에서 찾아봤고, 한국 잠수사가 2010년도에 갔다. 2006년도에 사고 현지에 간 분이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에서 국정원 팀하고 이 분이 같이 갔다. 국정원에서 이쪽 잔해를 수색해보자 해서 같이 간 분이다. 가서 보니 수심이 20~50m, 바다가 깨끗하게 잘 보인다고 하더라.

사고 잔해를 충분히 찾을 수 있는 그 지역이라고 하더라. 가서 보니, 소나 탐지기 (갖고) 가서 보니, 국정원 얘들이 다른 지역, 본래 사고 지점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데려간 것이다. 잠수사들은 국정원이 여기 조사하면 여기 하고 이렇게 한 거라고 하더라. 이분이 갔다 와서 보니 국정원 발표는 다 엉터리이고 자기들이 한 것이랑 다 다른 얘기 하더라는 것이다.

현지 보고서와 다른 엉뚱한 얘기 써 놔서 2010년도에 자비 들여서 또 간다. 이것은 내가 봐도 잘못된 것이니까. 당시 사고 지역에서 87년 11월 29일 당시 사고 목격한 사람 추적한다. 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국정원이 얘기한 지역과 다른 다른 지역이었다. 이 양반이 거기는 못들어갔고…. 장비가, 해역이다(보니), 장비가 동원돼야 하니까. 어쨌든 사고지점을 계속 국정원이 속이고 있다.

다음은 수사 문제. 김현희 씨가 살아 있다. 그러면 당시 김 씨를 안기부가 수사했으니까, 우리는 그 수사 못 믿으니까, 새로운 수사팀 구성해서 김 씨를 조사하면 된다. 다시 수사하면 된다.

▲ 정일용 = 대충 그려볼 수 있는 상황은.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하면?

▲ 신성국 = 아니다. 진술서가 있다. 우리가 봤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자기가 62년생이고, 자기가 77년도에 김일성종합대학 들어갔다고 한다. 15살인데. 김일성종합대학은 18살 때부터 들어간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18살에 입학했다. 김 씨가 얘기한 학력이라든지, 또 어머니가 림명식, 1934년생이라는데, 개성에 있는 호수돈여고 다녔다고 한다. 제가 (확인해봤는데) 호수돈여고는 대전에 있더라. 호수돈여고 100년사 구입해서 찾아봤다. 학생 명단은 안 나오는데 연혁은 다 나온다. 호수돈여고가 개성에 있을 때 미션스쿨, 개신교 학교인데 1941년에 명덕 여학교로 바뀐다. 엄마 나이 7살 때인데 (그 학교에 다닌다?). 학교 이름이 바뀐다. 일제가 외국 이름 못쓰게 하니까, 명덕여학교가 된다.

1950년, 그 엄마가 16살 당시에는 한국전쟁 때문에 3년간 학교가 휴교했다. 엄마는 호수돈여고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다. 이런 엉터리, 확인도 안 된 것 갖고 김현희 씨 얘기를 써놨으니 누가 수사를 믿겠는가.

김현희 씨는, 115명을 죽였다는 여자가 불구속 기소로, 한 번도 구속된 적 없다. (우리 법체계가) 사형으로 확정판결 나면 일단 구속한 뒤 집행하는 것인데, 김 씨는 사형 판결 나온 뒤 바로 안기부로 돌아갔다. 우리 사법체계 모든 것이 작동 안 됐다. 어떻게 불구속 기소, 사면이 되는가.

저는 김씨 불러서 하루만 조사하면 다 입증이 된다고 본다. 진상규명이 어려운 게 하나도 없다. 김씨가 살아 있는 한 얼마든 진상규명은 너무나 쉽다.

▲ 정일용 = 들으면 들을수록 의문이 풀리는 게 아니고 더 커지기만 하니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징글징글한 이야기다. 김현희, 김현희 씨가 살아 있는 동안 반드시 규명하도록 하자.

▲ 신성국 = 국정원이 우리와 철저히 차단하고 있고 진실 말하지 않도록 온갖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었으니 (이제) 사건의 진실을 밝히도록 협조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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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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