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천안에 문을 연 청수도서관은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도서관 중에 가장 깨끗하면서도 읽기의 미학과 머묾의 철학을 아는 공간이었다.
청수도서관은 천안시의 여덟 번째 공공도서관으로 영어가 특화된 도서관을 지향하고 있다. 199억 원이 투입된 청수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6263㎡) 규모로, 1층은 어린이자료실과 유아자료실, 2층은 영어자료실·가상체험실과 키즈룸, 3층은 종합자료실, 4층은 북카페로 조성됐다. 보유 장서는 4만1000여 권이며, 그중 영어 원서가 1만2000여 권이다.
공공도서관이지만 다른 도서관과는 차별성이 분명히 있는 곳이다. 읽기의 미학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단순히 책만을 읽는 곳이 아니라 지식과 문화의 향유를 같이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중앙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구성의 중심으로 나무로 만든 계단 홀을 만들어두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계단은 책을 한 권 들고 연속적인 경사를 가로질러 올라가게 만드는 느낌을 받게 한다. 청수도서관 건물의 여러 층으로 이어진 통로 주변으로 책 한 권씩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청수도서관은 문화와 예술을 지향하는 공간이기에 곳곳에 예술작품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술작품들과 책을 활용하여 다양하면서도 풍부한 독서환경을 만들어 내려고 한 노력이 보인다.
공간이 여유로우면서도 독서하는 사람들의 동선을 배려한 도서관은 흔하지 않다. 보통은 책을 꽂아 놓는 공간과 책을 읽는 공간이 단순하게 분리된 형태가 도서관의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이곳은 도서와 공간, 공간과 도서과 반복되며 어디서든 편하게 책을 접할 수 있다.
청수도서관은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은 50% 정도이고 구석구석에 가상 체험실에서 블루 스크린을 통해 CG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시크릿 존에서는 천안과 자매결연을 맺은 국가들의 해외도서를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구하기 힘든 해외도서도 볼 수 있는데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해외도서를 읽으면서 세계의 문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청수도서관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된 공간이지만 가족들을 위한 공간이 곳곳에 만들어져 있어서 폭염을 피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편안함이 있다.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책들은 접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폭염이 언제 끝날지 모른 가운데 전국의 수많은 축제장에는 폭염으로 인해 사람들이 없고 물놀이장이나 에어컨이 나오는 곳 위주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고 한다. 폭염이 한참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개관한 청수도서관은 천안 시민들에게 읽기의 미학을 효과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공간이자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