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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을 벗어나 남쪽으로 흐르는

정이품송 뒤로 석축을 쌓은 달천 최상류가 지나간다.
 정이품송 뒤로 석축을 쌓은 달천 최상류가 지나간다.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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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를 지난 달천의 물줄기는 속세로 들어간다. 방향은 남쪽이다. 속리산 관광호텔 인근에서 여적암골에서 내려온 물과 합류해 사내리로 흘러간다. 사내리에는 상가와 음식점 여관 등이 밀집해 있다. 속리산 법주사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충북 관광의 1번지였다. 길은 하천과 나란히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이 도로의 이름이 법주사로다.

법주사로를 따라 내려가다 상판리 17-3번지에 이르면, 법주사 입구라는 사실을 알리는 멋진 소나무를 만난다. 정이품송으로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되어 있다. 세조 10년(1464) 왕이 법주사로 행차할 때, 가마가 나무 아래로 잘 지나갈 수 있도록 가지를 들어 올렸다는 전설이 있으니, 수령을 600년 이상으로 볼 수 있다. 1993년 태풍으로 인해 서쪽 가지가 부러져 대칭과 비례의 아름다움을 일부 잃었다.

이곳 상판리에는 주민자치센터, 법주초등학교, 속리중학교, 농협이 있어 속리산면의 행정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상판리는 장이 서던 장터말, 지방바우, 칠송정 마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판리에서는 37번 국도를 통해 보은으로 갈 수도 있고, 괴산군 청천면으로 갈 수도 있다. 청천면 방향으로 가는 길이 달천을 따라 이어진다.

중판리와 하판리 사람들 이야기

중판리를 지나는 달천
 중판리를 지나는 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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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천은 상판교를 지나 중판리로 향한다. 물길이 서쪽으로 향하다 중판교를 지나면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것은 한남금북정맥이 남쪽과 서쪽으로 지나기 때문이다. 중판리는 점말(店村), 새터(新基), 안터(內基), 벌말(坪村)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을 동쪽에 황새봉이 있고, 서쪽에 새챙이골이 있다. 최근에는 하판교 상류 쪽에 중판 문화마을이 조성되어 중판 2리를 형성하고 있다.

중판교를 따라 하류로 350m 내려가면 속리산 하수처리장이 있다. 2003년 3월 완공되어 하루 4,000t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사내리 등 주변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를 차집관거를 통해 13㎞ 운반해 정화시키고 있다. 유입된 하수는 침사지, 조정지, 분배지, 처리지를 거쳐 깨끗한 물로 변하고 방류지를 거쳐 하천으로 흘러들어간다.

하판리 대추나무 체험농장
 하판리 대추나무 체험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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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판리에서 하판교를 지나면 하판리가 된다. 하판리는 논골, 움골, 추자나무골, 장승배기, 새번들과 같은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37번 국도를 경계로 서쪽은 논이고 동쪽은 밭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 하판들은 속리산면에서 가장 넓은 들이다. 논농사를 잘 짓기 위해 하천을 막아 하판보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대추나무 체험농장을 개설해 소득증대를 꾀하고 있다. 마을의 산제당에서는 매년 정월 초이틀 산신제를 지낸다. 

북암리를 휘돌아 백현리로

북암리 느티나무
 북암리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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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암리는 북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북바우 또는 북암이라는 마을 이름을 얻게 되었다. 세강터, 농바우, 부내실, 부수골, 터골로 이루어져 있다. 세강터는 북암리의 중심마을로, 달천 본류에 묘봉에 내려오는 하천, 수철령과 구룡치에서 내려오는 하천이 합류되는 지점에 위치한다. 부내실은 옛날 천석농사를 짓는 부자가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부수골은 농바우 동북쪽 산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터골은 세강터 서남쪽에 있는 마을로, 무병장수하는 사람이 많아 무수목이라고도 불린다.

북암리 마을 입구에는 느티나무가 있고, 달천을 건너 세강터로 들어가기 위해선 세강교를 건너야 한다. 북암리를 지난 도로와 하천은 북쪽 백현리로 이어진다. 백현리는 잣고개의 한자말로, 효자 나중경(羅重慶)이 마을 앞산에 잣나무를 심어 마을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다. 나중경은 조선 숙종 때 사람으로 부모에게 효도해 효자 정려를 받았다. 정려각 안에는 정언 권세형(權世衡)이 짓고, 진사 임성주(任聖周)가 쓴 행장이 있다. 

산외면으로 들어가 백석리 장갑리 원평리로

백석리를 지나는 달천
 백석리를 지나는 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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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리를 지나면 하천과 도로는 산외면 백석리로 이어진다. 백석리에는 달천을 건너는 두 개의 다리가 있다. 상류에 백석2교가 있고 하류에 백석1교가 있다. 백석리라는 마을 이름은 차돌로 불리는 흰돌이 많아 붙여졌다고 한다. 1리와 2리가 있는데, 1리가 백석리의 중심마을이다. 2리는 일제강점기 은광이 있어 은점(銀店) 또는 은적(銀積)으로 불린다.

백석1교 옆에는 지방하천 달천의 역사와 유래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하나 서 있다. 그 내용에 의하면 달천의 보은구간은 36㎞이고 유역면적은 255㎢이다. 속리산면에서 발원, 산외면 내북면을 거쳐 청주시 미원면으로 흘러간다. 하천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도 하지만 커다란 시련을 주기도 한다고 적고 있다. 그 예로 1980년 7월 22일 1시간 동안 내린 302mm의 폭우로 99명의 인명피해와 1,500동의 건물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장갑 삼거리
 장갑 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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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성현의 『용재총화』에 나오는 문구를 인용, 달천의 물맛이 조선에서 제일 좋다고 적고 있다. 기우(騎牛) 이행(李行)은 물맛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충주(忠州) 달천수(達川水)를 제1로 삼고, 금강산에서 나와 한강 가운데로 흐르는 우중수(牛重水)를 제2로 삼고, 속리산의 삼타수(三陀水)를 제3으로 삼았다." 표지판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인간의 무질서한 하천 개발,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해지는 현 세태를 비판적으로 기술했다.

백석리를 지나면 달천은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동화리와 장갑리 사이로 흐른다. 37번 국도는 백석1교를 지나 장갑삼거리로 이어진다. 장갑삼거리에서 37번 국도는 오른쪽으로, 575번 지방도는 왼쪽으로 돌아 청천에 이른다. 달천을 따라 가는 길은 575번 지방도다. 달천은 장갑리 본말 가마들을 지나 장갑교에 이른다. 장갑교에서는 미남봉 상학봉 묘봉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서북쪽 능선을 조망할 수 있다.

삼부평교 아래로 흐르는 달천
 삼부평교 아래로 흐르는 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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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왼쪽으로 새 모양의 나무 조각을 만들어 놓았고, 다리 옆으로 나무를 심어 여름철 휴양지를 만들어 놓았다. 장갑교를 지나면 행정구역이 장갑리에서 원평리로 바뀐다. 원평리는 조선시대 추원(樞院) 이 있던 마을로, 원들로 불리다가 한자로 표기하면서 원평이 되었다. 원평리는 상류에서 하류로 가면서 삼부평, 주막거리, 원들 마을이 있다.

삼부평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삼부평교를 건너야 한다. 현재 삼부평 마을 앞에는 원평리 유원지가 조성되어 있다. 이 유원지는 상원평교 아래 만들어진 보 때문에 형성되었다. 원평리 유원지는 7월과 8월 두 달 동안 물놀이와 휴양지로 운영되고 있다. 상원평교 건너 서쪽 물가에는 충북농업기술원 산하 대추연구소가 자리 잡고 있다. 

대추연구소
 대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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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연구소는 2011년 설립되었고, 원평리에 자리 잡게 된 것은 2012년 5월이다.  전체 면적이 5만㎡에 이르며, 연구동, 저온저장고, 농기계 창고, 시험포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추 신품종 육성, 생산기술 개발, 가공기술 개발 등 대추산업 육성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원평리 삼부평교를 지나면서 달천은 북쪽으로 방향을 틀고, 원평교를 지나며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튼다. 원평교를 건너 북쪽으로 싸리재를 넘으면 미원면 계원리를 지나 어암리에 이르게 된다.

달천이 잠시 한남금북정맥에 접근한다.

오대리 원오교에서 바라본 달천
 오대리 원오교에서 바라본 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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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천은 산외면 오대리에 이르러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튼다. 미원면에서 산외면으로 이어지는 575번 지방도가 달천을 지나는데, 그곳에 2003년 원오교가 놓이게 되었다. 원오교에 이르면 달천의 폭은 100m 정도 된다. 오대리는 원오대, 건너말, 새동네의 세 개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원오대가 중심마을로 마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대교를 건너야 한다. 오대교 건너 동쪽으로 오대리 마을회관이 있다.

오대리에서 하류로 내려가면 산대리가 나온다. 산대리는 모정, 재경골, 신포의 세 개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달천변에 모정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산속 마을이면서도 하천이 비교적으로 직선으로 흘러간다. 산대리에는 1970년 산대초등학교가 생겨 1991년까지 존재했다. 현재는 산대보건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달천을 사이에 두고 산대리 남쪽에는 길탕리가 있다.

탕골유래비
 탕골유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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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탕리에는 달천을 가로지르는 세 개의 다리가 있다. 상류에 길탕2교, 중간에 뒷냇물교, 하류에 길탕교가 있다. 이처럼 다리가 많은 것은 길탕리가 교통의 요지기 때문이다. 서쪽으로 가면 내북면소재지가, 남쪽으로 가면 산외면소재지가, 북쪽으로 가면 미원면소재지가 나온다. 상류쪽에 질골(吉洞) 하류쪽에 탕골(湯洞)이 위치한다. 탕골에는 현재 열림원 유스호스텔이 위치하고 있다.

길탕리 남쪽으로는 한남금북정맥이 동서로 이어진다. 500m 내외의 산으로 이루어진 산 사이로 구티재, 거북치, 보은터널이 지나간다. 그러므로 달천은 이 지역에서 한남금북정맥과 가장 가까이 지나간다. 길탕리 서쪽에는 중티리가 있다. 중티리로 가려면 달천에 놓인 길탕교를 건너야 한다. 길탕교 왼쪽 달천변에 절벽이 형성되어 오래간만에 멋진 경치를 연출한다. 다리에서 길탕리쪽을 내려다보면 굽이치는 하천 안쪽으로 평화로운 마을을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중부매일신문>에 실리는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



태그:#달래강 상류, #속리산면, #산외면, #속리산 하수처리장, #대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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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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