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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부와 채권단의 최악의 정책에 맞서 싸울 것이다. 노동자들을 죽음의 공장으로 내몰고, 죽음의 살인 해고로 내모는데 가만히 있을 노동자가 있겠는가? 우리는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되돌릴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촛불을 들면서 '사람이 먼저다'를 외칠 것이다."

경남 통영 성동조선해양과 창원진해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함께 살자"며 거리 투쟁에 나선 가운데,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류조환)는 30일 낸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 8일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성동조선해양은 창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 신청했고, STX조선해양은 오는 4월 9일까지 '고강도 자구계획' 제출에 앞서 정규직 600명 가운데 5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성동조선지회는 조합원들이 상경해 채권단인 한국수출입은행 앞과 광화문 광장에서 노숙농성하거나 선전전을 벌이고 있고, STX조선지회는 전면 파업에 들어간 뒤 지난 27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안팎에서 대규모 농성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 조합원들이 사측의 대규모 인력 감축에 반발해 27일 오후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 안에서 점거농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저녁 길거리에 천막농성장이 설치돼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 조합원들이 사측의 대규모 인력 감축에 반발해 27일 오후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 안에서 점거농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저녁 길거리에 천막농성장이 설치돼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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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정부가 '묻지마 살인 구조조정'을 중단하는 것이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투쟁을 다짐했다.

성동조선·STX조선 같은 중형조선소에 대해 정부가 '대체산업 육성'과 '재취업' 등의 대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이들은 "꿈같은 소리일 뿐이다"며 "조선업 희망센터 등이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는 것은 벌써 알려진 사실이며, 창원(진해)과 통영의 지역경제는 이미 소비 심리의 위축, 구조조정 등으로 파탄나고 있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방편일 뿐"이라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올바른 조선 산업정책, 지역 경제를 살리는 정책은 외양간 고치기 전에 숙련된 조선소 노동자들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이미 중형 조선소가 죽고 지역경제가 죽으면 손을 써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했던 약속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9일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방문해 노동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조선 노동자들과의 대화에서 약속한 것이 1년이 지나 '중형 조선소 노동자들을 다 죽이고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정책, 중형 조선소를 죽이는 정책'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희망고문이라 말하는 것"이라 했다.

이들은 "STX조선 노동자를 다 죽이고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고강도 인원 감축을 인정할 수가 없고, 성동조선의 청산 목적의 법정관리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중형조선소 대책에 '금융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이들은 "'시장 중심'이라니. 우리는 이제 '사람이 먼저'라는 대통령의 약속이 기만이라는 것을, 그리고 금융 논리만 고려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때 중형 조선소 죽이는 정책에 대하여 비판한 문재인 대통령이 똑같은 길을 답습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정부가 금용 자본의 이익만을 고려하여 한국 조선산업을 죽이는 길로 가지 말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정부가 노동자 죽이는 '묻지마 고강도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기업 구조조정 방향에 따른 첫 사례라고 밝힌 것에도 주목한다. 우리는 첫 사례에서 결코 물러설 수가 없다"고 했다.

그동안 경남도와 경남도의회, 창원시, 통영시는 정부에 중형조선소를 살려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경남도와 경남도의회, 지역 경제 단체와 경남도민들의 요구를 무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태그:#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민주노총 경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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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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