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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박사는 연포 표착유가 2007년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 원유와는 다른 유종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연포 표착유 감식결과 발표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운혁 박사 임 박사는 연포 표착유가 2007년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 원유와는 다른 유종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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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문 감식 프로토콜에 따라 분석한 결과 연포 표착유는 허베스피리트호 유출유와는 다른 유종으로 판별된다. 연포 유착유는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착유와 다른 선박 배기가스 혼합물 등으로 추론할 수 있다."

올여름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태안군 근흥면 연포해수욕장 해변으로 유입됐던 타르볼이 지난 2007년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유출된 원유와는 다른 성분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연포 타르볼은 올해 7월 7일 연포해수욕장의 개장을 앞둔 7월 5일경부터 연포해변으로 몰려들었고, 해변가에 타르 덩어리가 유입되자 연포번영회를 주축으로 연포주민들이 매일 새벽 청소하면서 피서객 맞이에 분주했다.

하지만 매일 새벽 청소에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개장 초기 연포해수욕장에는 피서객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로 인해 주한미군 하계휴가인 '보스 비치 블래스트(BOSS Beach Blast)' 행사 등을 유치하며 매년 피서객 증가 추세에 있던 연포해수욕장은 관광업에 큰 타격을 입었고, 지난해보다 17% 정도 피서객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연포해수욕장에는 올해 81,640명의 피서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포 타르볼은 선박 연료유 특성 보여

사고 발생 당시인 2007년부터 10년간 남해와 태안을 오가며 태안원유유출사고 이후 원유 덩어리를 들여다보고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운혁 박사는 지난 20일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과 주관으로 연포번영회 사무실에서 열린 '연포 타르볼 관련 유관기관 간담회'에서 "연포 표착 기름은 원유가 아닌 선박 연료유의 특성을 보이며,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출유와는 다른 유종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포해수욕장에 밀려든 타르볼을 샘플로 채취해 감식한 결과 허베이스피리트 원유와는 다른 유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 분석의뢰한 5개의 시료샘플 연포해수욕장에 밀려든 타르볼을 샘플로 채취해 감식한 결과 허베이스피리트 원유와는 다른 유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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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박사는 이번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연포해수욕장에서 7월 채취한 시료 3점과 8월 채취한 시료 2점 등 5점을 3종의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출유(Upper Zakum Crude oil, Kuwait Export Crude oil, Iranian Heavy Crude oil 등)와 만리포 표착유(2007년 12월 13일), 꽃지 표착유(2007년 12월 15일) 등과 비교해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와 관련되었는지를 판별, 결과를 제시했다고 연구배경을 밝혔다.

임 박사는 GC-FID 분석결과 "크로마토그램(chromatogram) 패턴을 볼 때 연포 표착유는 선박 연료유의 특성을 보인다"며 허베이스피리트호 당시 원유와는 다르다고 봤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운혁 박사는 벤조나프토티오펜(BNT)은 만리포 유착유에는 존재하는 반면 연포 표착유에는 불검출됐다고 밝혔다.
▲ 페난스렌 계열 크로마토그램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운혁 박사는 벤조나프토티오펜(BNT)은 만리포 유착유에는 존재하는 반면 연포 표착유에는 불검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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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박사는 특히 유지문 감식의 대표적인 화합물인 페난스렌 계열과 디벤조티오펜 계열의 분석결과도 제시했다.

임 박사는 "사고 초기 만리포 표착유에는 페난스렌 계열에 비해 디벤조티오펜 계열이 높은 조성을 보이는 반면, 연포 표착유는 낮은 수준으로 검출됐다"면서 "이는 연포 표착유가 허베이스피리트 유출유와 달리 저유황 유류에 기인함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박사는 "연포 표착유에서 특징적인 요소는 높은 고분자량 PAHs 조성되고 있는데 일반적인 유류에서는 분자량 202 이상의 고분자량 PAHs 비중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특히 분자량 252 이상의 PAHs는 검출한계 미만"이라며 "하지만 연포의 경우 분자량 278까지 뚜렷하게 검출되었으며, 화석연료의 불완전연소 즉, 배기가스 등에 의한 영향이 혼합되어 있음을 지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포1 샘플과 만리포와도 다른 크로마토그램을 보이고 있으며, 같은 연포에서 채취한 샘플임에도 연포1과 연포 2, 3의 크로마토그램이 다른 모양을 띠고 있다. 이는 연포1은 고체 샘플이고, 연포 2, 3은 에멀젼 형식의 샘플인 것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운혁 박사는 설명했다.
▲ 디벤조티오펜 계열 크로마토 그램 연포1 샘플과 만리포와도 다른 크로마토그램을 보이고 있으며, 같은 연포에서 채취한 샘플임에도 연포1과 연포 2, 3의 크로마토그램이 다른 모양을 띠고 있다. 이는 연포1은 고체 샘플이고, 연포 2, 3은 에멀젼 형식의 샘플인 것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운혁 박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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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박사는 또 연포 표착유에서 바이오마커 화합물이 높게 검출됐다고 했는데, "이는 원유 혹은 정제과정에서 높은 비등점에서 생산되는 중질의 제품유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특징"이라며 "연포 표착유는 호판 계열 중 normoretane(29ba), 그리고 moretane(30ba)이 뚜렷이 검출돼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출유 3종과 사고 초기 표착유와는 다른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석결과로 임 박사는 "연포 표착유는 원유가 아니라 선박 배기가스에 의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고, 가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출유와는 동질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연포 유출유와 관련해서는 ▲저유황 중질유와 원유 그리고 선박 배기가스 혼합물 ▲크래킹 과정 없이 생산된 저유황 중질유와 선박 배기가스 혼합물 ▲수거된 폐유를 정제한 중질유 등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포주민들의 의문은 여전... "오염원은 도대체 어디인가" 의문 제기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과 주관으로 태안군과 태안해양경찰서, 해양환경관리공단,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대산지방해양수산청, 그리고 피해 당사자인 연포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타르볼 관련 합동 간담회가 지난 20일 연포번영회 사무실에서 열렸다.
▲ 연포 타르볼 대책 마련 머리맞댄 유관기관들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과 주관으로 태안군과 태안해양경찰서, 해양환경관리공단,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대산지방해양수산청, 그리고 피해 당사자인 연포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타르볼 관련 합동 간담회가 지난 20일 연포번영회 사무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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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15일 현장간담회에 이은 두 번째 간담회로 해양수산부 해양환경정책과 주관으로 태안군과 태안해양경찰서, 해양환경관리공단,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대산지방해양수산청, 그리고 피해 당사자인 연포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연포 타르볼의 오염원을 파악하고, 허베이스피리트호 유출유와의 동질성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허베이스피리트 유출유와 다르다고 판별한 임 박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연포주민들의 의문은 여전했다.

연포번영회 이대우 부회장은 "타르볼이 100% 허베이스피리트 유출유와 다른 것인지 일부 포함돼 있다는 것인지 헷갈린다"면서 "또한 북서풍이 아닌 (조업이 한창인) 남풍이 불 때 타르볼이 떠오른 것이어서 중국에서 온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 의문점을 풀어줘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임 박사는 "우리가 보기에는 완전히 다른 특이한 기름으로 보고 있고, 높은 농도로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성분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현재 해경에서는 중국 쪽 선박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우리나라 선박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기름이다"라고 보충했다.

자리를 함께한 조규성 태안군 해양수산과장은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서 2007년 원유가 아니라는 점은 이해하는데 어디서 나온 기름이냐가 궁금하다"며 "원인을 알아야 대책도 마련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승엽 태안군 어장환경복원팀장은 "어디에서 기인해서 온 기름인지를 주민들은 궁금해하고 있고 성분 분석적으로만 보고하다 보니 오해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임 박사는 이에 "우리나라 선박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는 기름"이라고 재차 강조했으며, 해양수산부 박성동 해양환경정책과 사무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분석에 따라 허베이스피리트 원유가 아니라는 것은 밝혀졌고, 국내선적 어선도 아니고 해외선적에 의해 유출된 기름으로 추정하고 있는 만큼 해경에서 수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태안해경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태안해경 관계자는 "의심 선박 리스트 뽑아서 시료 채취하고 결과 분석했는데, 동일한 기름이 없었다"면서 "입항 선박까지 내부 쪽 선박은 조사할 수 있는데, 그 외 외부 선박은 점검할 권한이 없다"며 한계를 하소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유조선도 특별단속하고 있다"면서 "연간 3천 척 정도에 대해 점검을 하고 있는데 해상에서의 투기는 적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외국 국적 선박에 대해서도 협조를 얻어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연포주민들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운혁 박사의 감식 결과 발표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 지속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연포주민들 연포주민들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임운혁 박사의 감식 결과 발표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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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또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연포주민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대해서 해양수산부 박성동 사무관은 "지금 의심은 외국 국적 선박인데 해경과 항만청에 불법 투기 방지 차원에서 노력을 다해달라"면서 "해양쓰레기 수거 예산을 태안군에 더 배정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모색해보고 수사는 물론 (기름유출사고에 대비한) 방제 자재 지원 등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연포해수욕장, #타르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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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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