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송파구 위례성 대로에서 천마산 근리공원 아래를 뚫고 지나가는 천마산 터널 공사가 한창이다. 터널을 지나 약 300m 가면 감일 보금자리 주택 택지 개발 지구와 접한 도로(하남시 구역) 개설 부지에는 유관으로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큰 참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나무 높이가 전주보다 높으니 30m는 넘을 듯 하고 나무의 제일 아랫부분 나무 둘레가 3.5m가 넘으니 직(수)경이 1m가 넘는 셈이다. 그런데다 생김새가 훤칠 한 것이 사람으로 따진다면 기골이 장대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다.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나 장비를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저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기골이 장대하여 주민들로부터 관우 장비 같다는 말을 들어오고, 마을 수호신으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는 104년 짜리 참나무가 감일 보금자리 사업으로 베어진답니다.
▲ 104년을 살다 베어질 위기에 처한 마을 수호신 같은 참나무 기골이 장대하여 주민들로부터 관우 장비 같다는 말을 들어오고, 마을 수호신으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는 104년 짜리 참나무가 감일 보금자리 사업으로 베어진답니다.
ⓒ 양동정

관련사진보기


104년생 참나무 아래 둘레를 재어보았다.
▲ 나무둘레가 3.5m 정도 104년생 참나무 아래 둘레를 재어보았다.
ⓒ 양동정

관련사진보기


인접 마천동에서 50년 이상을 사셨다는 정복산(88세) 어르신으로부터 이 나무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택지 조성사업으로 철거되기 전에는 널문리라는 마을의 수호신이나 다름 없었다고. 때가 되면 나무 아래서 제사도 지내고 치성을 드리기도 했다고 하신다. 

실제 지난 2017년 11월 27일 오후 4시경, 신원은 확인을 못했으나 중년은 넘어보이는 여성 한분이 약간의 음식을 준비해 와 차리고 잔을 올리는 등 정성스레 치성을 드리는 모습을 목격할 수가 있었다.

지난 11월 27일 오후 이곳에 조촐한 음식을 차리고 치성을 드리는 분이 있었습니다.
▲ 지금도 이렇게 치성을 드리는 분이 있습니다 지난 11월 27일 오후 이곳에 조촐한 음식을 차리고 치성을 드리는 분이 있었습니다.
ⓒ 양동정

관련사진보기


'보호수로 지정이라도 하여 살렸으면 좋겠다'고 국민신문고에 건의를 하였더니 하남시로 부터 아래와 같은 대답이 돌아 왔습니다.

"귀하께서 건의하신 감일보금자리내 참나무는 확인결과 105년생으로 보호수 선정기준 수령인 150년에 미달되어 지정에 어려움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결국은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베어질 날만 기다리는 시한부 나무인 셈이다. 물론 이식을 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는 하겠지만 100년을 넘게 한자리를 지킨 얼이 서린 나무를 싹둑 베어내 버린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안타깝다.


태그:#감일보금자리주택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