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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금연 할머니, 임순분 부녀회장.
▲ 대국민호소 나선 소성리 주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금연 할머니, 임순분 부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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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 주민들은 전쟁 위협 때문에 날마다 눈물 흘리고 있는데 트럼프가 우리 국회에서 연설을 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마스크를 꼭 쓴 채였지만 임순분(64) 소성리 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의 목소리는 그 하얀 천을 뚫고도 남았다. 그는 사드 거치대의 성주 진입에 반발하며 시위하던 중 경찰과 충돌해 입을 크게 다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우린 이런 경험도 없고 정말 용기 내서 왔시요. 성주 주민들 억울한 심정을 여기 서울 기자분들께 꼭 좀 알려야겠다고들 해서..."

임 부위원장을 비롯한 경북 성주군 소성리 주민들과 민중당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일 예정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강력히 반대했다. 임 부위원장은 기자회견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영화 <소성리> 박배일 감독 "트럼프, 평화 약속 없이 전쟁 이용해 장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금연 할머니, 김창한 민중당 상임대표, 임순분 부녀회장,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
▲ 트럼프 방한 앞두고 상경한 소성리 주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금연 할머니, 김창한 민중당 상임대표, 임순분 부녀회장,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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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 전쟁 무기 사드를 가져다 놓은 장본인인 트럼프가 이 땅을 밟는데 국회의원들이 당연히 거부해 국회에 들어서지 못하게 해야 할 것 아니냐"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절대 안 된다. 소성리 주민들이 그냥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소성리 주민들은 전쟁 공포로 농사도 제대로 못 짓고 팔십이 넘은 할머니들이 아스팔트를 지키고 있다"면서 "소성리의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임 부위원장은 "다시 겨울이 다가온다. 지난 1년 반 동안 추우나 더우나 열심히 싸웠지만 앞으로 이 할머니들과 어떻게 마을을 지켜갈지 어깨가 너무 무겁다"며 울컥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상경한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순분 부녀회장, 도금연 할머니.
▲ 국회 찾은 소성리 주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상경한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순분 부녀회장, 도금연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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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부위원장의 부축을 받으며 함께 입장한 소성리 주민 도금연(82) 할머니도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을 들면서 (사드) 반대를 해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우릴 이렇게 실망시킬 수 있나"라며 "우리가 밤낮없이 외치는 평화가 꼭 올 수 있도록 국민들께 부탁 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성주 소성리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소성리>로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 메세나상'을 수상한 박배일 감독도 참석했다. 박 감독은 "사드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그렇게 평화롭던 소성리가 지금처럼 가장 아픈 최전방이 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 영화 외에도 사드 철회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활동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대해서는 "'전쟁은 없다'거나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선행되지 않고 전쟁을 이용해 정치 놀음과 장사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연설에 박수칠 것인가, 소성리의 목소리를 전할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중당과 함께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소성리 주민들의 대국민호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성주 소성리 주민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중당과 함께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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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 주민들과 민중당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사드 발사대가 배치되던 날을 기억한다. 나라다운 나라를 약속한 정부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주민과 국민을 국가폭력을 동원해 밀어냈다"라며 "국민을 무시한 정부가 트럼프를 국빈 대접한다는 건 있을 수 없으며 소성리 주민들에게는 너무나 큰 상처"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기어이 한국 땅을 밟겠다면 온 김에 사드를 도로 가지고 가라. 한국 땅 어느 곳에도 사드는 필요 없다"라며 "당신이 전쟁을 얘기할 때 우리는 몸서리 친다. 대한민국 민의의 전당에서 연설을 하겠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은 없다고 약속하라.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평화뿐이니 약속하지 못한다면 한국땅도 밟을 생각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국회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가) 트럼프의 연설에 박수칠 것인가, 소성리의 목소리를 전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정치인이라면 트럼프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당당히 전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창한 민중당 공동상임대표와 김은진 민중당 자주통일위원장,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 임순분 부위원장과 도금연 할머니, 박철주 소성리사드철회종합상황실장, 박배일 감독이 함께했다.


태그:#소성리, #사드, #트럼프, #국회, #임순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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